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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교수 "간암 진단·예후예측 '新바이오마커' 발굴"

입력 2020-05-18 09:50 수정 2020-05-18 09:50

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21일 바이오파마테크콘서트서 5개 마커 연구결과 공개.."인체유래물·국제 공공데이터 등 교차분석 통해 검증"..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확인

▲이은경 가톨릭의과대학 교수

"간암에 대한 특이성과 민감도가 향상된 바이오마커를 찾았다. 이를 통해 혈액진단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향후 간암에서 높게 발현하는 유전자를 저해하는 기전의 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은경 가톨릭의과대학 교수(생화학 교실)는 간암을 진단하고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했다. 이 교수는 오는 21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하는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에서 관련 기술을 소개할 예정으로 행사에 앞서 바이오스펙테이터와 만났다.

이 교수 연구팀은 간암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를 찾아 이를 진단 및 예후예측 바이오마커로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마커가 실제 인체유래물인 간암 환자의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지를 분석하고, 국제 암유전체 컨소시엄 데이터(TCGA)나 국내 연구자들이 기탁한 데이터와도 비교해 확인했다. 특히 바이오마커로 선별한 유전자 기반의 단백질은 간암 환자의 혈액에서도 검출돼 혈액진단의 가능성도 평가할 수 있었다.

간암은 간세포암(원발성 간암), 담관암, 전이암 등으로 나뉘며 이중 간세포암이 약 90%를 차지한다. 간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암이 진행된 이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대부분 초음파, CT, MRI와 같은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이 이뤄지며, 영상검사나 혈액검사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해 간암을 확진하게 된다.

최근에는 유전체 빅데이터 연구 트렌드에 따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은 체내에서 발현 차이가 나는 특정 유전자를 찾는데 집중해 진단법을 찾고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어떤 이유로 유전자 발현에 차이가 나고, 이러한 유전자 발현의 차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기능연구는 부족한 편"이라며, "암 및 대사질환에 있어 유전자 발현 차이에 따른 기능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간암 조직에서 발현 차이가 나는 유전자를 찾기위해 RNA 시퀀싱을 통해 유전체를 분석하고 이 중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를 추려냈다. 이 후, 여러 실험을 통해 유의미하게 차이가 나는 유전자를 밸리데이션했다. 그 결과, 간암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하는 5개 유전자(HELZ, IMP-1, NONO, RALY, RBM42)를 찾았다.

이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인체유래물은행, 서울대병원에서 환자유래 간암 조직을 받아 바이오마커 발현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단순 유전자 발현 차이뿐만 아니라 병기별 환자에게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의 차이까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병기가 진행될수록 5개 유전자를 높게 발현했다.

특히 IMP-1 유전자의 경우, 간암 1기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다가 2, 3기로 진행될수록 높게 발현하는 양상이 관찰된 반면, HELZ 유전자는 간암 1기에 일부 발현하고 2, 3기의 조직에서는 발현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이 교수는 “HELZ 유전자를 높게 발현하는 환자는 초기 간암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수술적인 방법이 아닌 치료제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개의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병기별 구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진단용 바이오마커만으로는 암 조직 내 세포의 다양성이나 복잡성을 설명하지 못해 간암의 예후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연구팀이 발굴한 새로운 바이오마커는 간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이러한 바이오마커가 환자의 생존기간을 예측하는데 이용될 뿐 아니라,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효과를 보일 환자군을 선별하는데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간암 환자 유래 혈액에서도 발굴한 바이오마커의 검출 여부를 살폈다. 약 300개 샘플을 분석한 결과, 간암 환자의 혈액에서 바이오마커(유전자) 기반의 단백질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조직생검을 넘어 간암에 대한 혈액진단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이 교수는 siRNA 기술을 통해 간암조직에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낮출 수 있는 치료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환자유래 간암세포를 주입한 이종이식(xenograft) 마우스모델에 이러한 치료물질을 투여했을 때,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것도 확인했다.

이 교수는 "현재 대장암 조직에서도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인체 유래물 소스를 더 다양하게 해 발굴한 바이오마커가 얼마나 유효성이 있는지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는 21일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바이오파마테크콘서트에서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전신청하면 이 교수와의 1대 1 파트너링도 가능하다.

(사전신청 : http://naver.me/Gur8ey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