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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버릴리(Verily), 제2의 테라노스?

입력 2016-06-15 10:48 수정 2016-06-15 10:53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보스턴 글로브 과학 전문지 STAT 지적

2013년, 구글은 SF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놀라운 의료진단기 트라이코더(Tricorder)를 현실화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트라이코더는 손바닥 크기로 사람의 몸에 대면 그 사람이 앓고 있는 병명과 치료방법등을 설명해주는 기기다. 당시 구글의 한 임원은 6개월 이내에 시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의료진단기는 여전히 환상속에서만 존재하고 있다.

구글의 생명과학부문으로 알려진 버릴리는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류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모토를 가지고 시작되었다. 버릴리는 암 검출 트라이코더 뿐만아니라 당뇨병 환자를 위한 혈당 감지 콘텍트 렌즈가 수십억 달러의 혈액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버릴리는 그렇게 장담하면서 발표했던 내용들을 현실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언론과 투자자들은 버릴리가 말말 앞세우는 회사가 아닌가하고 의심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제2의 테라노스(Theranos)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버릴리는 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해 학술 논문발표는 물론 특허개념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더욱 의심을 사고 있다. 버릴리가 실체없이 홍보(PR)에만 매우 능통하다는 것이다.

보스턴 글로브(The Boston Globe)가 소유한 과학 및 건강 웹사이트 STAT는 자체 심층조사결과, 버릴리의 프로젝트 여러 부분이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STAT의 조사에는 전직 직원들과 과학자들을 포함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트라이코더에 대해 과학적 환상(fantasy)에 불과하다고 지적했고 직원들도 트라이코더가 내부적으로 실제 개발 프로젝트 이기보다는 소문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매체 퓨젼은 오히려 언론들이 결과물을 내놓지 않고 있는 버릴리를 의료 혁명의 선봉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버릴리 최고 의료책임자 제시카 메가(Jessica Mega)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버릴리는 테라노스와 같은 생명공학 기업의 실패 이후 대중들의 실망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녀는 “과학적인 엄격함은 항상 우리가 하는 일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버릴리의 프로젝트들이 현실화 된다면 우리 삶의 변화는 클 것이다. 하지만 지금 버릴리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의심들을 잠재울 수 있는 투명성인 것 같다. 과학적인 기술의 검증 없이 문샷(Moon shot)의 약속만 하는 것은 또다른 테라노스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