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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진 "EGT-022, 당뇨망막증에서 욕창 치료까지"

입력 2016-07-15 10:48 수정 2016-08-01 08:33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은진 기자

"모세혈관 회복".. 치료제 없는 초기단계 당뇨성망막증 치료제 개발

▲유원일 아이진 대표(아이진 제공)

안과질환 치료 전문회사를 표방하는 아이진에 가장 중요한 물질은 ‘EGT-022’이다. 생체 유래 RGD 서열을 가진 폴리펩타이드. EGT-022는 원래 뱀 독에서 실마리를 얻어 개발했다. RGD는 혈전이 생성되거나 종양에 의한 신생혈관 합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뱀 독에서 유래한 물질을 사람에게 투여하면 체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존재하는 내재성 RGD-펩타이드를 재조합하고 효모로 배양해서 치료제 형태로 만든 것이 EGT-022다.

CJ 종합기술원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 2000년 회사를 설립한 유원일 아이진 대표는 이 물질을 안과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기로 했다. 비정상적인 혈관의 생성을 억제시키고 정상적 혈관생성 및 기존 혈관과의 안정적인 생착을 유도하는 EGT-022를 이용해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비증식성 당뇨망막증(NPDR) 치료제 ‘EG-mirotin’ 개발에 나선 것.

당뇨망막증은 만성질환인 당뇨에 따른 모세혈관 이상으로 망막 처럼 혈관이 밀집한 부위의 혈류전달 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유 대표는 "EG-mirotin은 망가진 망막의 모세혈관을 정상화시키고 내피 세포와 혈관이 연결되도록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초기 비증식성 당뇨성 망막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며 "개발에 성공한다면 최초의 비증식성 당뇨망막증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G-mirotin는 아이진이 첫번째로 꼽는 대표적 파이프라인. 눈을 형상화한 회사의 로고와 사명에서도 이 치료제 개발이 아이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다. 유 대표는 “처음에 안과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섰을 때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외면을 받았다”며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노바티스)가 블록버스터 약물이 되고 나서야 뒤늦게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때문에 여러 번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거쳐야 했다”고 덧붙였다.

◇ EGT-022, 최초의 비증식성 당뇨망막증 치료제

비증식성 당뇨망막증 초기단계는 모세혈관을 감싸는 혈관주위세포의 손실때문에 혈액이 조직으로 흘러나와 황반이 부풀어 오른다. 황반은 망막에서 시세포가 밀집해 빛을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황반망막부종은 사물의 초점을 흐리고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시력이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대표적 비증식성 당뇨망막증의 증상이다.

▲혈관주위세포가 혈관을 감싸고 있다.

초기단계에는 혈관의 손상과 회복이 반복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10년에 이르도록 발견이 안되다가 증식성 당뇨망막증(PDR)으로 발전하면서 시력을 잃는 경우가 발생한다. 망막의 모세혈관이 더 이상 회복되기 어려울만큼 손상되면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무리한 신생혈관 생성이 일어난다. 혈관이 생성되면서 막 표면을 뚫고 나오면 표면이 불균일해지고 흉터가 생겨 망막이 박리되기 때문에 실명에 이르게 된다.

시판 중인 증식성 당뇨망막증 치료제 루센티스(노바티스)와 아일리아(바이엘)는 신생혈관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망막 박리가 일어나지 않아 실명을 막을 수 있지만 단지 실명을 지연시키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실명에 이르지 않도록 비증식성 당뇨망막증 초기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아직 출시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EGT-022를 황반부종에 적용하면 손상된 혈관을 회복시켜 정상 혈관으로 만든다. 혈관주위세포가 활성화되면 손상된 망막 혈관 표면을 덮어서 혈액의 누수를 차단하고 비정상적인 혈관은 회복시켜 황반부종이 감소하게 된다.

비증식성 당뇨망막증은 기존 혈관과 신생 혈관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지 못해 혈관 기능이 약해지는데 이때 EGT-022 가 모세혈관을 안정화시키고 세포조직과 혈관의 상호작용을 촉진시켜 혈관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EGT-022는 허혈성질환 치료 물질로서 손상된 혈관을 치료하고 비정상적인 혈관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한다.

RGD는 혈소판에 붙어 손상된 혈관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EG-mirotin 의 혈관주사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는 눈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여한다.

EG-mirotin은 프랑스에서 황반부종을 나타내는 비증식성 망박증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진행중이다.

◇EGT-022, 욕창으로 적응증 확대

EGT-022는 허혈성 혈관을 정상화 시키기 때문에 욕창의 근본적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욕창은 오랫동안 조직과 신경이 눌려 장기 투병환자에게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허혈성 질환이다. 뼈와 조직 사이에 있는 모세혈관이 눌리면서 조직이 짓무르고 괴사한다. 연고제인 EG-decorin을 장기 투병으로 손상된 부위에 발라주면 조직과 신경 사이에 있는 손상된 모세혈관의 기능이 회복되면서 상처가 치유된다.

아이진은 최근 'EG-데코린(EG-Decorin)'의 안전성과 적정 용법·용량·유효성을 탐색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1/2임상 2단계를 승인 받았다. 2017년 말 최종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진은 휴온스와 7년전부터 기술협약을 맺어왔으며 2상이 종료되면 휴온스가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게 된다. 아이진은 욕창피부제 관련 제약사와 제휴를 맺어 해외 임상과 글로벌 진출을 준비할 계획이다.

아이진은 그밖에도 플랫폼 기술의 백신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의 자궁경부암백신 서바릭스(GSK)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고위험군 16, 18번에 대한 2가 백신으로서 서바릭스가 개발한 항원 보강제를 넣어 항체 생성률과 면역성 유지 기간이 길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이진은 백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면역보조제CIA(Cellular Immune Activator)를 직접 개발하고 EG-HPV (자궁경부암백신), EG-HZV(대상포진), 결핵 백신 등에 포함해 항체가를 높이고 효율을 증가시켰다. 면역보조제 CIA06을 적용한 자궁경부암 백신은 연내 국내 임상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종대, 국제백신연구소와 MOU를 체결했으며 대상포진, 탄저, 결핵 백신 등에 면역보조 증강제를 적용해 개발도상국 등에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