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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기 애널리스트의 "국내 바이오산업 투자 전략은?"

입력 2021-08-13 08:56 수정 2021-08-14 14:31

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R&D·신약개발·해외진출 등 미래가치에 점수.."바이오산업 성장은 분명하지만 단기적 이벤트에 영향받아"

하태기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바이오산업 투자 전략에 대해 “아직까지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좋은 플랫폼 기술을 가진 기업이 나오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하 상무는 바이오기업에 투자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으로 신약개발 및 R&D 비중, 해외진출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또 바이오산업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이머징 인더스트리가 생기게 되는데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바이오소재, 대체육 등에도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소개했다.

하 상무는 12일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채널에 출연, ‘제약 바이오기업 평가/투자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현병환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장이자 대전대 교수가 진행을 맡았다.

하 상무는 32년의 제약/바이오업계 투자 및 컨설팅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2017년부터 상상인증권에서 제약/바이오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현역 애널리스트다. 그는 "그동안 느꼈던 바이오산업에 대한 고민, 생각, 관점 등을 얘기해 나갈 것"이라며 강연를 시작했다.

하 상무는 “투자자들은 미래가치에 점수를 많이 준다”며 바이오기업을 볼 때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으로 신약개발 및 R&D 비중, 그리고 해외진출을 꼽았다. 제네릭 및 개량신약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있고 R&D 비중이 크지않은 제약사는 영업이익률이 좋다. 하지만 신약개발 및 해외진출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성장이 제한적이다. 하 상무는 영업이익률이 낮더라도 투자자들은 신약 개발을 하고 R&D 비용을 늘리고 해외 진출을 하는 기업들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한양행과 종근당의 지난 2020년 영업이익은 각각 843억원, 1239억원이었지만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시가총액은 각각 4조3000억원, 1조5000억원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실적이 좋았던 종근당보다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과 신약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유한양행에 높은 점수를 주고있다는 설명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하 상무는 바이오산업이 발달해 다른 산업에도 진출하게 되면서 새로운 산업영역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이머징 인더스트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뷰티산업이 예전에는 화장품 산업의 영역이었지만 현재는 보톡스/필러 등의 분야에 바이오기업이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하 상무는 "앞으로도 바이오산업은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이 가능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갔으면 좋겠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예로 그는 레진/배지 등 바이오소재, 대체육 등의 시장에서 바이오산업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제시했다.

하 상무는 바이오산업과 관련해 “한 기업 연구소 출신들이 파이프라인 몇가지를 가지고 나와 바이오기업들을 창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설립된 바이오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이 기존에 근무했던 회사의 시가총액보다 큰 사례가 있다”며 “지금까지 업계에서 느낀 것으로, 직원들에게 지분을 주고 스톡옵션 등 인센티브를 주는 등 기업지배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투자자들은 인터넷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됐지만 여전히 기업과 투자자간의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한다. 하 상무는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학회 발표나 투명한 공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파이프라인을 사가면서 돈을 지급하는 회사의 평가가 가장 객관적”이라며 “라이선스인하는 기업이 해당 기술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는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고, 마일스톤 보다는 계약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상무는 바이오산업의 투자와 관련,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은 분명하지만 단기적 이벤트에 영향을 많이 받고 변동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평균적인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사는 것이 맞다”며 관련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는 바스켓 전략이나 ETF에 투자하는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