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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HIV백신' 아프리카 2b상 중단 "예방효율 25.2%"
입력 2021-09-02 06:47 수정 2021-09-02 21:48
바이오스펙테이터 차대근 기자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J&J)이 아프리카에서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아데노바이러스 벡터(AdV) 기반 HIV 백신 후보물질 임상2b상을 25.2%의 낮은 예방효율 문제로 중단한다. 다만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남성과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3상은 임상 조건이 다른 점을 고려해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J&J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HIV 백신 후보물질 'Ad26.Mos4.HIV'가 사하라 이남지역 아프리카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임상2b상에서 충분한 예방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J&J는 이번 임상2b상에서 건강한 18세~35세 여성 2637명을 대상으로 4번(0,3,6,12개월)에 걸쳐 백신을 투여했다(NCT03060629). 참여자들은 3번째와 4번째 투여 때 HIV의 외피 단백질(Clade C gp140)과 인산알루미늄 첨가제 혼합물을 추가로 투여받았다. 1차 종결점은 3차 투여 후 1개월 뒤인 7개월차부터 24개월차까지 HIV 누적 발생비율(백신/위약)로 정의한 예방효율이었다. 참여자들은 사하라 이남지역의 5개 국가(말라위, 모잠비크, 남아프리카 공화국, 짐바브웨, 잠비아)에서 모집됐으며, J&J는 지난해 새롭게 HIV에 감염된 전체 환자의 63%가 이 지역의 여성들이라고 설명했다.
임상2b상 1차 분석(primary analysis) 결과, 24개월간 위약군(n=1109)은 63명, 백신군(n=1079)은 51명이 HIV에 걸린 것이 확인됐다. 예방효율 추정치는 25.2%로 나타났다(95% CI: -10.5%~49.3%). 발표에 따르면 심각한 부작용이나 내약성 문제는 없었다.
폴 스토플(Paul Stoffels) J&J 집행위원회 부의장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HIV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공격하고 회피하는 능력 때문에 오랫동안 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준 바이러스”라며 “백신 후보물질이 충분한 HIV 감염 예방능력을 보여주지 못해 실망했지만, 연구는 HIV 예방백신 개발을 계속하기 위한 과학적 발견을 가져다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렌다 그레이(Glenda Gray) SAMRC(South African Medical Research Council) 대표 겸 이번 임상2b상의 프로토콜 의장(Protocol Chair)은 “사하라 이남지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HIV의 발병률이 높다는 것은 HIV가 여젼히 이 지역에서 중요한 보건문제로 남아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며 “이번 임상에서 얻은 지식으로 글로벌 HIV 백신을 계속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J의 HIV 백신 후보물질은 4가지 모자이크 면역항원(four mosaic immunogens)을 포함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Ad26.Mos4.HIV)로 전달된다. 모자이크 항원은 T세포 에피토프(epitope)의 적용범위(coverage)를 개선시키기 위해 원래 바이러스가 가진 항원 서열들을 인공적으로 모아 재조합한 항원을 뜻한다.
J&J는 별도로 진행 중이던 HIV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3상은 독립적인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ndependent Data and Safety Monitoring Board)와의 협의 결과, 그리고 임상 조건이 다른 점을 고려해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NCT03964415).
현재 J&J는 아메리카와 유럽에서 동성과 성관계를 가지는 남성(MSM) 및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도 Ad26.Mos4.HIV에 대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J&J는 이 임상3상이 이뤄지는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유행하는 HIV 바이러스는 종이 다르며, 임상2b상과는 달리 3차와 4차 투여에서 Clade C/모자이크 gp140을 투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