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옵디보 vs 키트루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6-08-09 16:16 수정 2017-01-20 13:44

이은아 객원기자

옵디보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 임상3상 실패했지만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지난 5일, BMS는 최초의 항PD1 면역항암제인 ‘옵디보’가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3상 시험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발표했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3상 결과에서 화학항암제 ‘도세탁셀’ 투여와 옵디보 단독투여 비교시 높은 OS(전체생존기간)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옵디보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더욱 기대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임상실패의 충격으로 BMS의 주가는 15.99% 폭락하였고, 반면, 옵디보의 경쟁제품인 ‘키트루다’를 개발한 MSD의 주가는 7.5%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임상시험, Checkmate-026 이란?

‘Checkmate-026’은 편평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옵디보’를 1차 치료제로 개발하기위한 임상3상 시험이다.

과거 치료전력이 없고 진행성 또는 PD-L1 발현양상이 5%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 535명을 모집하여,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platin계열 화학항암제 투여와 옵디보 단독투여를 비교 진행했다.

무작위로 선발된 옵디보 투여 환자군은 2주마다 3mg/kg 용량을 투여 받았고, 나머지 환자군에 대해서는 편평 또는 비편평 비소세포폐암환자에 따라, 화학항암제가 다르게 투여됐다.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 젬시타빈/카르보플라틴 또는 파클리탁셀/카르보플라틴 등의 화학항암제가, 비편평 환자의 경우에는 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과 페메트렉시드/카르보플라틴 등의 화학항암제가 최대 6사이클 정도 투여됐다.

이번 임상시험은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ve-free survial)을 1차 유효성 평가변수로 설정했다. 즉, 약물 투여 후, 환자의 진행 또는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생존기간의 연장을 목표로 둔 것이다. 비록, 임상시험결과 치료효과는 미미하였지만,,

‘키트루다’ 임상성공과 ‘옵디보’ 임상실패의 차이는?

반면, 지난 6월 MSD는 ‘Keynote-024’ 임상3상 시험을 통해, ‘키트루다’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platin계열의 화학약물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을 연장했다는 성공적인 결과를 전했다.

두 임상시험의 가장 큰 차이는 PD-L1의 발현 정도이다. ‘Keynote-024’는 PD-L1 발현율이 50%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 단독투여한 시험이면, ‘CheckMate-026’은 PD-L1의 발현율 기준을 5% 이상으로 설정함으로써, 좀 더 넓은 범위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옵디보 단독투여를 진행한 것이다. 이는 PD-L1이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한 완벽한 바이오마커가 아닌 점을 인정하여 윤리적, 상업적인 면을 모두 고려하여 임상시험을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옵디보’,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옵디보 단독투여에 대한 임상시험은 실패했지만, CTLA-4 억제제인 ‘여보이’와의 병용요법 임상시험은 아직 진행 중이다.

'Checkmate-227'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PD-L1 양성 환자군에는 옵디보와 여보이의 병용요법을, PD-L1 음성 환자군에는 옵디보와 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을 통해 기존의 화학항암요법 대비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연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 수는 현재까지 1980명으로 대규모 진행될 예정이며 2018년 초 임상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전 임상결과들에 따르면, 옵디보 단독보다 여보이와의 병용요법에서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고, 치료효과도 개선되었다는 보고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 희망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임상시험 결과들을 바탕으로, 옵디보와 키트루다의 약효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임상시험 계획을 얼마나 잘 설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MSD의 경우, 키트루다의 투여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환자의 PD-L1의 발현여부를 검사하는 ‘PD-L1 pharmDx’ 동반진단 검사(Companion Diagnostics, CDx)가 FDA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4일 ‘PD-L1 pharmDx'검사가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최종심의를 통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됐다.

아직까지 치료반응의 예측지표가 되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논쟁은 뜨겁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동반진단 검사(CDx) 전략에 대해서도 신중히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다.

비소세포치료제 시장, 경쟁 치열

2016년 American Cancer Society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폐암은 미국에서 발병률이 높은 암종으로 연간 신규발병 환자수가 약 22만 명에 달하고, 1년에 약 15만 명의 환자가 폐암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그중, 비소세포폐암은 폐암의 85%나 차지한다. 따라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옵디보와 키트루다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두발루맙’, 로슈의 ‘테센트릭’ 그리고 머크 KGaA/화이자의 ‘아벨루맙’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고 곧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메이저리거 ‘요기 베라’선수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과연 누가 폐암 치료제의 시장을 선점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