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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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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의 '스마트데포' 검증된 기술력, 그 다음은?

입력 2016-08-26 08:09 수정 2016-08-26 08:12

J. Ryang 객원기자

[J약사의 시장탐구⑪]펩트론을 통해 본 생체지속형 약물 플랫폼의 확장성

지난해는 그 어떤 해보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뜨거웠던 한 해였다. 그 중심에는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이 있었다. 업계의 호황을 업고 코스닥이나 거래소에 기업공개를 한 많은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공모가를 훨씬 웃도는 평가를 받으며 파죽지세로 엄청난 주가상승을 보였다. 2015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기업 중 하나를 꼽자면 펩타이드 전문업체 펩트론을 꼽을 수 있겠다.

펩트론은 지난해 1만6000원의 공모가를 받으며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었다. 상장 후 일주일만에 공모가의 5배 이상의 가격인 8만3600원의 고가를 경신하며 주가 돌풍의 주인공이 되었던 회사다. 시장은 이미 한미약품의 약물지속형 제제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 – Long Acting Peptide Discovery)의 시장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약물지속형 제제기술을 보유한 펩타이드 전문업체 펩트론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COZY + CURE, 그리고 Smart Depo

의약품시장은 이미 다양한 질환에 대하여 이를 치유할 수 있는 많은 약들로 포화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은 자연스레 ‘의사, 약사→환자’의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인 환자가 중심이 되는 시장으로 변화될 충분한 유인이 된다.

펩트론은 ‘편리성’과 ‘치유력’이 뛰어난 약물개발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모토로 한다. 환자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면, 자연스레 수요가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펩트론은 어떤 기술로 환자들에게 CozyCure를 제공할 것인가? 이는 바로 스마트데포기술이다. 스마트데포는 초음파 분무건조를 이용하여 약물을 저장하고 천천히 방출할 수 있는 작은 구슬방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약물을 투여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의 약물동태학적 과정을 거치게 된다. 투여한 약물의 일부는 우리 몸에서 이용되고, 일부는 이용되지 않고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제 스마트데포 기술을 이용하여 약물 대신 약물이 차있는 ‘생 분해성 구슬방울’을 투여해보자. 약물은 생분해성 구슬방울이 혈액에서 녹는 속도와 비례하여 조금씩 조금씩 방출될 것이다. 만약 구슬이 혈액에서 6개월에 걸쳐 천천히 녹아 없어지고, 그 구슬에는 6개월치의 약물이 차 있다고 하면 한번의 투여로 180일치의 매일 맞는 주사를 맞는 셈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앞서 ‘SmartDepot’를 ‘생분해성 구슬방울’이라 표현했다. 이 SmartDepot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3가지다. 우리 몸에서 작용할 펩타이드 약물(Drugs),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PLGA), 그리고 이를 녹일 용매(Solvent)이다. 이들을 섞어 초음파에 노출시켜 균일한 하나의 액체가 되도록 섞은 후, 이 액체를 건조기 속에서 분무되어 뿜어져 나오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용매는 증발이 되고 약물과 생 분해성 고분자 물질이 하나가 되어 균일한 생분해성 약물 저장 창고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SmartDepot를 이용한 Luphere Depot 3.75mg

펩트론은 SmartDepot기술을 이용하여 이미 한차례 성공적으로 약물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 약물은 ‘Luphere Depot–루피어데포’ 이고 이는 일본의 Takeda제약의 Lupron Depot의 복제의약품이다. 전립선암 적응증을 가진 이 약물은, 투여하게 되면 몸 속에서 1개월 동안 천천히 약물의 효과를 낸다.

대웅제약의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이 루피어데포는 국내에서 일찍이 오리지널 의약품인 루프린의 매출을 훨씬 뛰어넘었다. 시장성에 있어 오리지널의약품에 대해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펩트론은 루피어데포의 개발을 위해 사용된 SmartDepot기술을 대웅제약에 이전하고 마일스톤 형식으로 순 매출의 5%를 받는다.

SmartDepot의 확장성

펩트론의 SmartDepot는 약물에 해당하는 물질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약물의 가치를 상당히 높여줄 수 있는 플랫폼기술이다. 이는 펩트론이 작은 바이오벤처임에도 이미 여러 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질 수 있고, 또한 미래에도 다른 약물의 개발로의 무한한 확장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지난 7월 25일 펩트론은 아이진의 당뇨병성 망막치료제 – ‘EG-Mirotin’에 자사의 ‘SmartDepot’기술을 적용하여 ‘지속성 당뇨병성 망막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플랫폼 기술만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의 가능성이 있는 ‘EG-Mirotin’의 파이프라인을 자연스레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EG-Mirotin’의 성공적인 개발을 가정하고 아이진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최초의 NPDR(비증식성 당뇨병성 망막병증)치료제 ‘EG-Mirotin’의 특허만료 시점이 되어 약물의 시장가치가 떨어지는 시점에 ‘EG-Mirotin with SmartDepot’의 신약을 보유하고 있으면, 더 오랫동안 공고히 NPDR시장을 점유하게 되므로 자연스레 SmartDepot등을 이용한 2세대 약물개발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약물 지속형 플랫폼을 가지지 못하고 신약물질만 보유한 많은 제약사들은, 자연히 펩트론과 같은 회사들과의 협업에 대한 유인요소가 있는 것이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신약 파이프라인

SmartDepot의 확장성은 무한하지만, 펩트론의 현실적인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펩트론의 플랫폼 기술 SmartDepot기술 그 자체와, 현재 임상단계가 가장 높은 파이프라인에 주목해야 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기술수출료와 높은 로열티를 받으며 사노피에 2형 당뇨병 신약 파이프라인 ‘인슐린 + Efpeglenatide(GLP-1 agonist)’를 기술이전 했는데, 당시 펩트론은 이에 덩달아 굉장한 주가상승을 보였다. 그 이유는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Efpeglenatide와 완전 같은 컨셉을 가진 펩트론의 신약 파이프라인 PT302, PT304 때문이다.

PT302와 PT304는 각각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에페글레타나이드(Efpeglenatide)와 같은 계열의 약물인 ‘GLP-1 agonist – Exenatide’의 2주, 4주 지속형 서방형 제제이다. 이 파이프라인에 대하여 펩트론은 임상 1상을 완료 후 유한양행과 국내 판권계약을 체결하였고, 지난해 2상을 마쳤고 임상3상을 준비중이다.

한미약품 Efpeglenatide의 사례를 토대로, 펩트론은 이 PT302 등 약물지속형 인슐린 파이프라인의 다국적제약사향 기술수출을 위하여 해외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마치며

한미약품, 제넥신,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 그리고 펩트론. 이들은 약물지속형 플랫폼을 가진 회사들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이러한 회사들에 매력을 느끼고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어떤 회사가 새로운 약물지속형 블록버스터 신약의 주인이 될지에 주목해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