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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100달러 게놈시대, 10가지 혁신적 변화들

입력 2017-01-17 09:29 수정 2017-01-17 09:42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

"생물학 연구 및 의료분야에서 엄청난 혁신 일어날 것"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이사(수석연구원)

2001년 휴먼 게놈지도가 완성이 되어 발표할 당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정보의 총체인 DNA 30억 쌍을 모두 읽기 위해 약 13년의 시간과 3조원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약 14년이 지난 2014년 1월에 미국 유전체분석회사인 일루미나가 1000달러 게놈이 가능한 하이식X(HiSeqX) 게놈해독 장비를 발표하면서 사람의 게놈지도를 만들기 위해 실질적으로 들어가는 시간(2일)과 비용(1000달러)이 급격하게 낮아져 생물학 연구 및 의료분야에서 엄청난 혁신이 일어났다.

또 다시 3년이 지난 한국 시간으로 2017년 1월 10일 오전 7시 일루미나 CEO인 ‘Francis deSouza’는 J.P. Morgan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게놈 해독기인 노바식(NovaSeq)을 출시하면서 앞으로 수년 안에 100달러(한화 약 12만원)에 자신의 게놈지도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예견하였다.

한국 돈으로 12만원이면 병원에서 진료 받을 때 매번 그리고 여러 번 사용되는 MRI, 초음파 및 X-ray 스캔비용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의 게놈을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소나 병원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자신의 게놈을 소유하고 직접 활용하는 소비자 유전체(Consumer genomics) 시대로의 변곡점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에 정부, 기업 그리고 개인들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00 달러 게놈 시대에 예상되는 10가지 변화들,

1. 의사와 부모들이 원한다면 산모 또는 갓 태어난 아기의 혈액을 통해 지금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신속 정확하게 알려진 약 7000개 유전성 질환을 모두 스크리닝할 수 있으며, 아기가 성장함에 따라 '만에 하나'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부모에게 아이의 유전정보를 설명하고 아이를 지속적으로 케어하는 유전상담사 및 임상유전학인증의가 앞으로는 각광받는 직업으로 부각될 것이다.

2. 주기적으로 체액(혈액, 소변, 변 및 침)내 떠돌아 다니는 암세포 DNA 분석을 통해 자신이 이미 보유한 게놈과 비교해 암세포 DNA를 조기에 발견해 암을 미리 예방할 수가 있게 된다. 혁신적인 암 스크리닝 서비스로 인해 기존의 암환자 진료 및 치료에 있어서 큰 변화가 올 것이다.

3. 암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미리 가지고 있는 정상 DNA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신속히 알아내 맞춤 항암제 치료를 효율적으로 적용, 암 생존률을 높여 갈수가 있다. 암에 걸려도 암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암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을 인류는 처음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4. 뚜렷한 원인을 모르고 고생하는 희귀 난치성 유전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본인 및 가족이 원한다면 국가가 세금으로 무료로 게놈해독 및 분석을 지원해 원인을 밝혀주고 각 질환별 게놈 및 임상 데이터를 모아 이를 제약회사와 공동연구함으로써 난치성 희귀질한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이 가속화 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5. 일부 의료 서비스는 소비자가 직접 사용여부를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가 원인모를 병원균에 감염되어 잠을 못 잘만큼 열이 심하게 날 때 스마트폰에 장착된 값싼 소형화된 게놈 해독기로 아이의 가래나 침에 존재하는 병원균을 직접 분석해 원격진료를 통한 진단으로 내원 여부를 우리가 직접 결정하게 된다.

6. 개인이 살면서 취약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 및 나의 라이프스타일(스킨, 탈모, 영양, 운동 등)에 대해서 유전적인 위험 및 특징을 계산해 평생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게놈 기반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에 활용될 수 있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나오게 되며 사용자 경험을 담은 웰니스 제품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7.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매주 또는 매일 신체(장, 피부, 구강 등)내 미생물 분석을 통해 개인이 섭취한 음식과 신체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정확한 근거기반의 신체 건강정보를 통해 스스로 음식과 운동을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다.

8. 개인이 자신의 게놈을 소유함으로 인해 일부 개인 게놈정보를 연구 목적으로 다양한 연구에 스스로 참여하고 제공함으로써 기존보다 수십배 빠른 속도로 연구성과들이 도출될 것이며, 인간 유전학의 컨텐츠가 대폭 늘어나는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연구 성과 및 컨텐츠들은 즉시 게놈네트워크를 통해 개개인들이 활용하게 될 것이다.

9. 게놈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메인 가치사슬을 기반으로 이를 활용한 기초연구, 맞춤진단, 신약개발 등의 주요 타겟으로 그리고 앞으로는 다양한 조합으로 틈새시장들이 많이 형성될 것이다.

10. 게놈 기반의 다양한 헬스케어(임상,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유틸리티) 서비스들이 연구소, 정부, 병원 중심에서 제약사와 IT기업 중심으로의 변화가 예상이 된다.

기술혁신의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이다. 게놈을 해독하는 비용이 1/10로 낮아지게 된다면 이로 인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의료, 헬스케어 그리고 웰니스 서비스들을 빠르게 경험하게 될 것이며, 이들 서비스들은 수많은 혜택과 문제점과 이슈를 만들어내고 성공하고 사라지면서 끝내는 모두 인류의 복지에 크게 이바지하는 큰 물줄기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놈의 기술 혁신은 어떤 기술혁신 보다 인류를 더 건강하고 삶의 질을 누리며 살게 하는데 있어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