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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전문' 바이오씨앤디 "루센티스 1상 돌입..보톡스 내년 상업화"

입력 2017-02-02 12:57 수정 2017-02-06 16:14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바이오의약품 상업화 '노하우' 강점..대형시장 틈새전략으로 승부

"우리 회사는 (다른 바이오텍과) 스타팅(starting)이 다릅니다."

송동호 바이오씨앤디(BIOCND) 대표는 최근 판교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말부터 꺼냈다.

연구원 출신이 주축인 대개의 바이오텍과 달리 바이오씨앤디는 연구 성과물을 사업화, 상업화하는데 강점을 가진 인력들이 모인 회사라는 것. 타깃 질환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파트너 선정, 개발 전략에 따른 임상 및 규제 등에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 파이프라인 역시 바이오씨앤디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글로벌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를 비롯해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미용시장의 강자 '보툴리눔톡신' 등 임상프로토콜 디자인이 중요한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이다. 특히 휴미라는 임상 1상이 마무리단계이고, 루센티스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상 허가를 받아 올해 임상이 본격화된다.

미래 성장동력으로는 바이오베터, 바이오신약을 택했다. 항암치료시 발생하는 구강점막염(Oral Mucositis)을 치료하는 바이오베터가 첫번째 제품이 될 전망이다. 송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인허가 전략 수립 강점

바이오씨앤디는 2009년 설립초기 송 대표를 포함한 핵심인력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린 바이오의약품 개발컨설팅사업부터 시작했다. 수십년간 바이오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 모였기 때문에 경험이 중요한 컨설팅 사업에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 자금 부담도 적고, 적응증 선택과 임상전략에서 큰 부가가치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송 대표의 경우 녹십자, LG생명과학 등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면서 백신, 인성장호르몬, 바이오시밀러 등의 개발전략부터 시판허가, 기술이전까지 경험한 전문가다. 민홍기 CTO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생물의약품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바이오의약품 인허가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제품개발본부장인 이효실 박사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2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임상, 인허가에 대한 직접개발과 컨설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 컨설팅이란 좋은 후보물질이 있지만 이를 임상 및 인허가, 상업화하는 개발 노하우가 부족한 바이오텍을 돕는 일이다. 대표적으로 엔지켐생명과학, 다이노나, 휴젤 등의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우수한 연구결과물을 가지고 있음에도 효과적인 개발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바이오텍이 적지 않았다"면서 "특히 규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다수였다"고 소개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본격 뛰어들게 된 것은 2013년 중국의 제노바이오파마(Genor biopharma)사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송 대표는 "국내에서 바이오의약품 컨설팅 사업에 대한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강점을 살려 바이오의약품을 직접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씨앤디는 2013년부터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의 바이오텍 사업형태를 고수하고 있다. 송 대표는 “불과 3-4년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이러한 NRDO 비즈니스모델을 추구하는 개발중심 바이오텍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가 부족했지만, 이미 선진국에서는 각광받아 오고 있는 바이오텍 비지니스모델이고, 이제는 국내에서도 신생 바이오텍의 주류 비지니스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휴미라·루센티스·보톡스 대형 시장 타깃

바이오씨앤디가 타깃한 시장은 바이오시밀러다. 임상 진행, 인허가 등 개발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다. 대형 품목, 성장성이 큰 품목을 겨냥하면서 시장진입은 이머징마켓부터 점차 확대하는 틈새 전략을 짰다. 특히 중국 제약사인 제노바이오파마, 치루제약(Qilu Phamaceuticals)과 공동 개발을 진행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사업성은 높였다.

가장 먼저 선택한 파이프라인은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영국의 이밸류에이트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휴미라는 지난해 157억달러(예상매출, 18조 3000억원)가 팔린 전세계 1위 의약품이다. 바이오씨앤디는 2014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 1상에 돌입해 지난해 완료했다. 바이오씨앤디의 휴미라바이오시밀러는 중국 원료의약품(API)으로 국내에서 임상승인을 받고 임상을 진행한 첫 사례다.

중국 자체시장이 크다는 이유와 중국 의약품에 대한 편견으로 중국바이오의약품은 높은 기술수준과 자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이외의 시장으로의 진출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바이오씨앤디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상은 중국 바이오의약품이 세계시장으로 나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휴미라는 대형품목인만큼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암젠, 화이자,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현재 개발중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만 10여개(3상 기준)에 이른다는 점은 부담이다. 다만 휴미라를 개발한 ‘애브비(AbbVie)’가 유럽의 특허만료기간을 2022년까지 연장하는 등 에버그린 전략을 펴고 있어 바이오씨앤디가 성공적으로 임상 3상을 완료하면 동일 출발선에 설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송 대표는 "제형을 바꾸는 등 애브비의 에버그린 전략에 따라 올해 휴미라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해 2018년 일본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 중심으로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미국, 유럽 진출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면서 "해당 국가의 바이오업체와 공동개발을 통해 조기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황반변성 치료제인 루센티스(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올해 1상에 진입한다. 바이오씨앤디는 작년 12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허가를 받았는데 이는 국내 및 아시아 최초, 전세계 3번째 임상 승인이다. 올해 상반기중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루센티스의 2015년 매출액은 38억달러(약 4조 4000억원)에 이른다. 국내를 살펴보면 환자 수가 2008년 약 11만 7000명에서 2013년 16만 2000명으로 38% 늘어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허 만료는 2018~2019년 정도로 예상된다.

송 대표는 "루센티스는 생산이 어려워 수율을 맞추기 힘들며 환자의 눈에 주사하다보니 임상이 까다로운 특징이 있다"면서 "대규모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중국 기업(치루)과 파트너십을 통해 빠른 상용화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오씨앤디의 루센티스 임상 진입이 해외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브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미용 성형 시장에서 성장세가 뚜렷하다. UBS 자료 등에 따르면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16년 39억 5000만달러(약 4조 6000억원, 예상매출)에서 2020년 56억달러(약 6조 3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국가가 생화학무기에 사용될 만큼 치명적인 보툴리눔 톡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시장 진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바이오씨앤디 강원도 보툴리눔 공장 조감도. 바이오씨앤디 제공.

송 대표는 "좋은 균주를 확보하고, 생산성을 확보했으며 올해 임상 승인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강릉에 건설 중인 보톡스 생산 공장도 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올 연말 수출용 허가를 받으면 2018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되고, 동시에 임상 1, 3상이 본격 진행된다. 바이오씨앤디는 휴젤 컨설팅을 통해 보톡스 개발과정을 주도하면서 관련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시장 겨냥하고 있다. 또한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해 중남미 바이오업체와 협의 중이다.

◇구강점막염 치료 바이오베터 개발..안정성 높은 바이오텍 추구

바이오씨앤디는 제형을 바꾸는 방법으로 바이오베터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항암치료의 대표적 부작용 중 하나인 구강점막염을 치료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구강점막염은 구강점막에 궤양과 백태가 생기고 이로 인해 감염, 통증, 출혈 등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현재 암젠이 구강점막염 치료제인 케피반스(Kepivance)를 개발했는데 정맥주사 형태이다 보니 환자 수용성이 낮았다. 바이오씨앤디는 제형을 바꿔 스프레이 타입의 구강점막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송 대표는 "현재 서울대 약대와 제형개발을 끝낸 상황"이라면서 "2018년 미 FDA 임상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1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씨앤디가 추구하는 NRDO 비즈니스모델은 기초연구 및 전임상으로 검증된 후보물질을 도입해 빠르게 임상을 진행하고, 상업화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중심 바이오텍 회사의 딜레마인 긴 연구개발 및 상업화 기간에 따른 리스크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

또한 보툴리늄톡신이 2018년부터 상업화되기 때문에 캐쉬카우 역할을 하면서 다른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의 안정적인 개발을 뒷받침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송 대표는 바이오신약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씨앤디는 잠재성 높은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후보물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송 대표는 마지막으로 "바이오를 하는 사람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연구뿐 아니라 시장성, 규제까지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씨앤디의 CI는 민들레 홀씨와 닮았다. 송 대표는 "앞으로 5년 뒤에는 바이오종합회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희망의 홀씨를 날리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