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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전체 분석으로 '악성 뇌종양' 표적치료 전략 개발

입력 2017-03-07 09:24 수정 2017-03-07 09:27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교수팀 연구..네이처 제네틱스 게재 예정

뇌종양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악성뇌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표적치료 전략이 나왔다. 유전체 연구 성과를 실제 환자에서 적용해 임상 효과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로 암 정밀의료 실현을 앞당기는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보건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 남도현 교수팀이 미국 콜롬비아대학 라울 라바단 교수팀과 협력해 뇌종양 유전체의 시공간적 구조 분석을 통해 최적의 표적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모세포종의 치료법 개발을 위해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네이처 제네틱스 (Nature Genetics)’에 게재될 예정이다.

교모세포종은 뇌종양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악성종양으로 방사선이나 항암제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높아 진단 후 생존기간이 1년에 불과한 질병이다. 암을 일으킨 유전체 특성에 따른 개인 맞춤형 표적 암 치료가 시도되고 있으나 이 뇌종양의 경우 유전체 돌연변이가 시간에 따라 진화하고 발생 위치가 다양해 표적치료의 성공률이 높지 않았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의 치료법 개발을 위해 환자 52명으로부터 127건의 종양 내 다부위 검체 및 원발암-재발암 짝 종양의 유전체 다차원 데이터를 융합 분석해 종양의 시공간적 진화 패턴을 규명했다.

그 결과 서로 근접한 부위에서 채취한 조직 또는 원발암과 가까운 거리에서 재발한 종양의 경우 매우 유사한 유전체 발현 및 변이 양상을 보인 반면 서로 떨어져 있는 종양으로부터 획득하거나 원발암과 먼 거리에서 재발한 종양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유전체 발현 및 변이 양상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뇌종양의 시공간적 유전체 구조 분석. 52명의 환자로부터 획득한 127건의 다부위 검체를 이용해 의료 영상학적 양상에 따른 종양 내 다부위 또는 원발암-재발암 짝 샘플 간 유전체 거리를 분석하고, 구조의 다양성 양상을 관찰했다(a). 이를 통해 종양 내 근접해 있는 검체 또는 근거리에서 재발한 검체의 경우 일원화 빅뱅 진화 모델을 따르며, 다초점 또는 원거리에서 재발한 검체의 경우 다원화 진화 모델을 따르는 것을 규명했다.(b)

연구진은 의료영상과 유전체 등을 융합한 데이터 기반의 첨단 수학 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종양의 시공간적 유전체 진화 모델을 체계화했다.

종양 발생에 주요 역할을 하는 ‘PIK3CA’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종양의 발생에 공통적으로 관련이 있음을 규명해 이를 표적으로 하는 ‘PI3K 억제 약물’의 임상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PI3K는 많은 고형암에서 활성화돼 있는 신호 경로로 암의 생존, 성장, 전이 및 항암제 내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종양 발생과 진화 초기와 관련있는 원인 유전체 변이를 선별해 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 치료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정밀의료’의 실현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남도현 교수는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개인 유전체 정보 기반 정밀의료에 적용해 난치암 환자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맞춤·정밀의료의 실현 가능성이 높은 암 질환에 적용될 대표적인 성과로, 이러한 원천기술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실제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