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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 'GLP1 항진제' 심혈관질환 억제기전 규명

입력 2017-03-29 09:10 수정 2017-03-29 09:10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MMP-2 물질의 발현 감소 핵심

국내 연구진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주사형 치료제 ‘GLP1(Glucagon-like Peptide 1) 항진제’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임수 교수팀(내분비내과)이 ‘GLP1 항진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의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논문을 국제적 과학 저널인 '심혈관 연구지(Cardiovascular Research)'에 게재했다고 29일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통해 경동맥에 동맥경화를 유발한 실험쥐를 세 그룹으로 나눈 후 ▲위약을 피하주사하는 경우 ▲GLP1 항진제를 피하주사하는 경우 ▲GLP1 유전자가 탑재된 아데노바이러스를 혈관 내 직접 주입하는 경우를 비교했다.

위약과 GLP1 항진제의 피하주사는 동맥경화 유발 전후로 3주간 하루 1번 투여했고 혈관 내 직접 투약군은 GLP1 유전자를 20분 동안 혈관으로 주입했다. 각 약물을 투여한 후 경동맥을 적출해 내중막 두께(동맥경화)를 비교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GLP1 항진제 피하주사군은 25%, GLP1 항진제 혈관 내 주입군은 58%의 동맥경화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당뇨병 환자의 경우 조그만 자극에도 혈관 내벽을 구성하는 혈관평활근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동맥경화와 혈관 재협착 등 혈관질환을 일으키는데, GLP1 항진제는 이러한 혈관평활근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감소시켰고 염증세포의 뭉침 현상을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포실험을 통해서는 동맥경화와 직결되는 혈관내 MMP-2의 발현이 위약군 보다 GLP1 피하주사군에서 감소했고 특히 GLP1을 혈관 내 주입한 군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MMP-2는 혈관손상 시 활성화되는 물질로 혈관벽을 유지시키는 콜라겐을 분해시키고,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

또한 GLP1 투약군에서는 식후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 동맥경화의 개선효과와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이 동시에 일어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와 함께 항동맥경화 작용을 하는 아디포넥틴 호르몬 수치를 올리고, 염증 인자인 C-반응성단백의 수치를 떨어뜨렸다.

결국 GLP1 항진제를 혈관 내 직접 투여했을 때 MMP-2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아디포넥틴 수치를 올려 항동맥경화 효과를 나타냈으며,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염증 반응을 저하하는 등 다양한 개선 효과를 통해 당뇨병 환자에서 동맥경화의 발생 및 악화를 억제하는 데에 GLP1 항진제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입증한 것이다.

더불어 GLP1은 혈관 내피세포에 작용해 혈관 기능을 개선시키고 관상동맥을 포함한 중요 혈관을 보호하는데 염증물질의 발생 감소, 혈관확장 물질 생성, 혈관 내피세포 기능 개선 등 다각적인 효과를 통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수 교수는 “최근 발표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GLP1 항진제가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낮춘다는 결과를 보고했지만 그 기전을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첫째 새로운 당뇨병 약제인 GLP1 항진제의 항동맥경화 효과의 기전을 입증했다는 점, 둘째 향후 새로운 당뇨병 약제의 심혈관 시스템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하는 교과서적인 연구방법론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