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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추가 임상없이 유럽 진출 가능성"

입력 2017-04-14 10:38 수정 2017-04-14 15:43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바이오코리아 2017]이범섭 부사장 "EMA와 美 임상결과로 심사키로 논의 마쳤다"

"임상 3상에서 진행한 추가적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인보사가 단순히 통증 경감 효과를 가진 항염증제가 아니라 관절 구조의 퇴행을 억제하고 질환의 호전이 가능한 근본적 치료제(Disease Modifying Osteoarthritis Drug; DMOAD)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범섭 코오롱생명과학 부사장은 13일 '바이오코리아 2017'의 재생치료 세션의 연자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보사의 경우 추가 임상없이 미국 임상 결과만으로 EMA 심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논의를 마쳤다고도 강조했다.

인보사는 사람의 정상연골세포와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혼합해 환자의 관절강에 주사함으로써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7월 국내 임상3상을 완료하고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 부사장은 서울대병원, 현대아산병원 등 12개 병원에서 실시한 국내 임상 3상 결과, 운동성을 평가하는 'IKDC'와 통증체크지수인 'VAS' 모두 유의미한 호전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또한 1년의 관찰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치료 반응율이 증가했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는 다리에 약간의 작열감을 느끼는 것 이외의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퇴행성 관절염 신약의 임상시험 관찰기간이 2년으로 정해져 있고 인보사 역시 임상2상에서 2년 간 지속적인 관찰을 진행했다. 이 부사장은 "인보사를 치료에 적용했을 때 2년간 꾸준히 효과가 유지되는 결과를 얻고 성공적으로 2상을 종료했다. 현재 피보탈(pivotal) 형식의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규모는 1020명 환자 대상이다"고 말했다.

인보사의 진정한 가치는 통증을 경감시키는 항염증제를 넘어서 관절의 퇴행을 저지하는 근본적인 치료제로써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기반한다. X-ray와 MRI, 체액 내의 바이오마커 분석 자료에 근거해서 평가한 결과를 살펴보면, MRI로 촬영한 무릎의 악화 정도를 지표화한 WORMS 평가에서 9가지 기준 중 4가지를 충족시키는 임상 결과를 얻었다.

또한 연골의 양적 분석에서도 인보사 적용 환자의 연골이 위약군보다 두꺼워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골 손실이 일어난 환자의 골단은 변형이 일어나면서 면적이 넓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관찰 결과 대조군 대비 인보사 투여군의 골단 면적이 일관적으로 좁게 나타났고 특히 통증과 관련된 슬개골 골단 변형에서 유의미한 향상이 관찰됐다.

이 부사장은 “MRI 지표 뿐만 아니라 연골, 뼈가 손상되면서 나오는 부산물인 CTX-I, CTX-II를 각각 혈청과 소변에서 검출해서 수치를 확인했을 때, 1년 이상의 기간에서 두 가지 모두 수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인보사를 투여했을 때 연골과 뼈의 손상이 억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올해 내로 국내 상업화를 성공해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에는 2022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시장 진출은 EMA 미팅 결과 추가 임상 없이 미국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논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 부사장은 “현재 1만 도즈(dose)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의 GMP 승인을 받았고, 바로 옆에 10만 도즈를 생산 가능한 공장을 증축하고 있다”면서 “해외의 경우도 다양한 파트너십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범섭 부사장은 인보사 개발과정에서 겪었던 고충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인보사는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도 생명윤리법의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승인 신청조차 못할 뻔 했다. 세포치료제로 허가 받는 것도 처음이라 일일이 설득하고 기준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힘든 면이 있었다"고 소회했다. 또한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개발한 신약에 대한 약가 수용 격차가 너무 크다고 말하며 바이오산업이 건강한 성공을 이루려면 정부에서 초반 기술 개발에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약가산정과 같은 개발 완성단계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