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삼성바이오 '2nd 시밀러' 개발 시동..루센티스 '첫 타자'

입력 2017-06-05 07:03 수정 2017-06-05 07:21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美 임상정보사이트에 3상 계획 등록..2020년 완료 예정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돌입한다. 6종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완료됐거나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후속 라인업 확보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다.

5일 미국 임상시험 정보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clinical trials)'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인 'SB11'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등록했다.

루센티스는 망막 시세포가 집중된 황반에 변성이 생겨 실명까지 이르게 하는 황반변성 질환의 치료제로 2015년 기준 매출 38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스위스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과 스위스 노바티스가 공동개발했다.

루센티스는 최근 최근 화이자가 호스피라를 인수하면서 갖게된 바이오시밀러의 권리를 원개발사인 페넥스(Pfenex)에 반환하면서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바이오큐어팜, 바이오CND, 폴루스 등이 개발하고 있다. 루센티스는 내년부터 국가별로 물질과 조성물 특허가 만료되는데 미국·EU에 출시 가능한 시기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상 3상은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안과)의 주도로 50세 이상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SB11의 안전성과 효능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9월에 시작해 2020년 2월 종료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6종 바이오시밀러 개발 완료 단계, 2nd 시밀러 개발 시동

이번 루센티스 임상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2년 회사 설립 이후 집중한 6종의 바이오시밀러가 대부분 개발 완료 단계에 진입한 상황에서 성장을 위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시동을 건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선진국에서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 허가권을 확보한 기업이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류마티스 관절염) SB4는 2015년, 2016년 연이어 한국과 유럽에서, 같은 질환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SB2는 한국과 유럽에 이어 지난 4월 미국 판매허가를 받았다.

휴미라(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허셉틴(유방암) 바이오시밀러인 SB5, SB3은 지난해 한국과 유럽에서 허가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MSD와 공동개발한 란투스(당뇨병) 바이오시밀러 SB9는 지난 1월 유럽 승인을 받았고, 미국 승인도 추진 중이다. 대장암 폐암 치료제로 쓰이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SB8)의 경우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출시가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SB4(베네팔리)가 유럽 시장에서 1분기 700억 매출을 돌파하며 선전한데 비해 SB2(플릭사비)는 셀트리온 램시마의 위세에 밀려 같은 기간 60억원 매출에 그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시장조사기관 GaBI(Generics and Biosimilars) 등에 따르면 엔브렐은 27종, 휴미라는 24종, 레미케이드는 13종, 아바스틴은 22종 허셉틴은 37종의 바이오시밀러가 개발 중이다. 앞으로 시장 경쟁 심화로 이에 따른 약가 인하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의 이익률 저하가 예상된다.

결국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과 시장 선점은 성장을 위해 중요한 포인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루센티스 외에도 2020년 이후 특허가 만료되는 다수의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세포주 구축 및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대 특허 만료 예정 의약품은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리리스(Soliris, 2021년 특허 만료 예정), 건선치료제 스텔라라(Stellara, 2023년),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Aranesp, 2024년 ),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Prolia, 2025년)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파마들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해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면 현재의 시장 구도는 바뀔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후속 파이프라인의 지속 개발, 바이오신약 개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