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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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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신약 '항암바이러스' 무궁무진한 원천은 어디에?

입력 2017-06-21 13:56 수정 2017-06-21 13:56

김만복 바이로큐어 대표

[바이오스펙테이터 창간1주년 기고⑥]글로벌 시장 '인체에 안전한 동물유래 항암바이러스' 주목

항암바이러스란? 그리고 '동물유래 항암바이러스'

항암바이러스(Oncolytic or oncotropic virus)란 복제가능(감염력) 바이러스로서 야생형 혹은 약독화된 바이러스를 그대로 사용하여 암치료에 사용하거나 암치료나 암진단에 도움을 주는 특정유전자를 삽입하여 암치료에 사용하는 바이러스이다. 암젠의 임라직은 헤르페스바이러스를 사용한 항암바이러스로서 2015년 피부암치료제로 FDA 승인되어 시판중이며 현재 여러 종류의 항암바이러스들이 전임상, 임상개발이 진행중이며 주로 말기암을 대상으로 각종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Eur J Gynaecol Oncol. 2016:37:295-304).

항암바이러스(Oncolytic or oncotropic virus)의 소재로는 인체에서 유래한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재 세계 여러 벤처개발사가 인간이 아닌 동물에서 유래한 바이러스를 사용하여 항암바이러스로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가축이나 야생동물에서 분리된 바이러스를 인간에 투여하는 항암바이오신약을 개발한다고 하면 혹자는 동물유래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조류독감처럼 인간에서 무서운 질병을 일으키는 존재로 둔갑할 것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로 임상시험에 진입하기가 인체유래 바이러스보다 어려운 경우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항암바이오신약으로 개발중인 동물유래바이러스들은 이미 자연에서 인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거나 인수공통감염이 일어나더라도 미미한 증상만을 나타내는 경우이므로 조류독감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처럼 동일시하기는 곤란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신라젠 등....'다양한 동물유래 항암바이러스 임상 활발'

실제 조류바이러스를 사용하여 항암바이오신약으로 개발중인 사례로는 뉴캐슬병바이러스(Newcastle disease virus, NDV)를 사용한 경우인데 닭에 질병을 일으키는 조류바이러스로써 사람에게 감염시에는 가벼운 감기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으며 야생형 NDV를 사용하여 임상시험이 일부 진행되었고 임상1상까지 진행되어 안전성과 유효성이 어느정도 확인되었다. (Curr Opin Mol Ther. 2006;8:314-321: Clin Cancer Res. 2007;13:977-985). 현재 여러 그룹에서 전임상과 임상개발이 진행중이다. NDV는 큰 분류로는 Paramyxoviridae에 속하며 임상시험에 사용중인 약독화된 뉴캐슬병바이러스는 Avulavirus genus에 속한다. 인간에게 잘 알려진 바이러스로는 Morbillivirus genus에 속하는 홍역바이러스(Measles virus)와 같은 그룹에 속한다.

소나 말에 질병을 일으키는 수포성구내염바이러스(Vesicular stomatitis virus, VSV)를 사용한 항암바이러스 신약개발도 진행중이다. VSV 질병은 주로 말에 발생하는 발진성 전염병으로서 구강점막의 염증 및 수포형성이 특징이다. 질병의 증상이 구제역과 흡사하여 일명 가성구제역 (Pseudo foot and mouth disease)라고도 한다. 제 1종 가축전염병으로서 분류되어 있다. 이 질병은 북미, 중미, 남미등에서 처음 발병된 것으로 추측된다. 질병의 발견은 1862년 미국남북전쟁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1차세계대전중에 도입된 미국산 말에 의해서 유럽의 말이나 소에 구내염등을 일으킴을 프랑스 수의사에 의해 보고되었다. 수포성구내염바이러스중 Vesicular stomatitis virus-Indiana strain(VS-Indiana)은 1925년에 미국 미조리주에 있던 소들이 인디애나주로 이동 후 소의 입안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등 바이러스질병이 발병하여 바이러스가 분리된 후 말이나 다른 동물에 계대배양하여 야생형을 분리하고 보존하였다 바이러스는 소들이 발병한 지역의 이름을 따서 VS-Indiana strain으로 명명된다.

현재 항암바이러스로 개발되어 임상시험에 사용되고 있는데 최근에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VSV바이러스를 이용하여 개발한 바이오신약을 간암임상시험에 적용하여 임상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NCT01628640). VSV는 큰 분류로는 Rhabdoviridae에 속하며 임상시험에 사용중인 약독화된 Vesicular stomatitis virus (Indiana strain)는 Vesiculovirus genus에 속한다.

개에 질병을 잘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진 파보바이러스(Parvovirus)과에 속하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바이오 신약개발도 독일에서 진행중이다 (Cytokine & Growth Factor Reviews 2010; 21:185–195). 강아지에 질병을 일으키는 파보바이러스와는 달리 항암신약으로 개발중인 H1 Parvovirus는 원래 햄스터에서 유래되었을 것으로 보여지며 인체감염은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독일의 하이델베르그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NCT01301430). H1 Parvovirus는 큰 분류로는 Parvovirinae에 속하며 임상시험에 사용중인 H1 Parvovirus는 Parvovirus genus에 속한다.

천연두예방접종에 사용되었던 백시니아(Vaccinia)바이러스는 에드워드 제너가 백신개발을 위해 사용할 당시에는 소에서 유래된 바이러스로 알려졌으나 이후 후속연구결과 그 유래를 확인하지 못해 어느 동물에게서 원래 분리되었는지를 모르는 바이러스이다 (Med Hist. 1982; 26: 94–95.). 여하튼 인체유래가 아닌 백시니아바이러스는 현재 여러 그룹에서 항암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Vaccinia virus는 큰 분류로는 Poxviridae에 속하며 임상시험에 사용중인 Vaccinia virus는 Orthopoxvirus genus에 속한다.

바이로큐어, 토끼 다람쥐 유래 바이러스 이용.."인체유래가 아닌 동물유래 바이러스 발굴가치"

토끼에게만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믹소마바이러스(Myxoma virus)는 자연에서 브라질산 토끼에서 처음 분리되었는데 원래 자연숙주인 브라질산토끼에는 가벼운 증상만 일으키나 유럽산토끼에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질병인 믹소마토시스(Myxomatosis)라는 질병을 일으킨다. 실제로 유럽산토끼범람으로 농가 및 환경을 해치는 사례를 경험한 호주정부에서는 믹소마바이러스를 사용하여 유럽산토끼를 퇴치하기도 하였다.

믹소마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바이오신약개발은 2000년대 초반 캐나다 연구그룹에서 처음 시작되었는데 전임상동물시험 연구결과 안전성과 유효성이 탁월하였으며 현재 임상시험을 바이로큐어를 비롯한 여러 그룹에서 계획하고 있다 (Biochem Biophys Res Commun. 2015;462:283-287; J Microbial. 2015;53:209-218). Myxoma virus는 큰 분류로는 Poxviridae에 속하며 전임상시험에 사용중인 Myxoma virus는 Leporipoxvirus genus에 속한다

다람쥐에게만 질병을 일으키는 스쿼럴폭스바이러스(Squirrel poxvirus)는 애초 미국산 회색다람쥐에서 분리되었으며 자연숙주인 회색다람쥐에는 비교적 가벼운 질병을 일으키나 영국산 적색다람쥐에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켜 영국에서는 이 바이러스로 인하여 토종다람쥐의 멸종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질병의 증상은 믹소마바이러스처럼 특정 동물종에만 영향을 주고 산지가 다를 경우에는 병원성이 없거나 아주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스쿼럴폭스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바이오신약개발은 비교적 최근이며 한국의 연구그룹에서 처음으로 전임상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연구결과 안전성과 유효성이 탁월하여 현재 바이로큐가 향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J Microbiol. 2015;53:209-218). Squirrel poxvirus는 큰 분류로는 Poxviridae에 속하며 전임상시험에 사용중인 Squirrel poxvirus virus는 Unknown genus에 속한다.

상기에서 언급된 동물유래 바이러스 이외에도 세계 각국에서는 인체유래가 아닌 인간에 무해한 동물유래 바이러스를 발굴하여 활발하게 바이오신약 개발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동물유래 항암바이러스 임상시험에서 인간에게 독성이 심각하게 보고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조류독감처럼 이러한 동물유래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심각한 독성을 나타내도록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하기는 힘들겠으나 이러한 바이러스들은 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지는 대부분 반백년 이상이며 자연에 존재한 시점부터 고려한다면 아마도 최소한 몇 백년 혹은 몇 천년 이상으로서 역사적으로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던 바이러스이므로 바이오신약개발의 소재로서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