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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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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10 years-중국 CRO 동향 및 활용 방안

입력 2017-06-28 16:18 수정 2017-06-28 16:18

권호영 유켐 대표

[바이오스펙테이터 창간 1주년 기고⑪]권호영 유켐 대표

최근 국내 몇몇 바이오제약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이전(licensing out)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킴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신약 개발 연구가 기업의 좋은 수익 모델이 될 수 있고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신약 개발을 자극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 주요 빅파들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벤치마킹(benchmarking)함으로써 향후 10년 후에도 신약 개발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소한의 신약 개발 비용으로 신속한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활용 방안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1. CRO란

CRO란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연구개발지원조직)'의 약자로 주로 제약회사, 바이오텍 및 의료기기 산업에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고객사의 신규 제품의 연구, 개발, 상업화를 진행하는 외부 업체를 말한다. 최근의 신약개발은 고비용, 길어진 연구개발 기간, 낮은 성공 확률, 어려워진 등록 과정으로 인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내부 효율성과 비용의 최적화를 위하여 CRO사들을 활용한 연구개발 기능을 아웃소싱(outsourcing) 하기 시작했다.

CRO사업은 1970년대 말부터 시작하여 몇몇 작은 업체들이 제약회사들에게 디스커버리(discovery)나 합성 기능을 제공하는 니치 서비스(niche service)를 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CRO사들의 역할이 전임상 연구, 개발, 임상 모니터링 및 관리, 데이터 관리 및 분석 그리고 연구 디자인, bio-statistical 분석, 규제(regulatory)와 안전 평가, 상업화 지원 등 신약 개발 과정의 전 범위에 걸쳐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다.

CRO 시장 동향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약 개발의 어려움이 증가되었고 신약이 허가를 받는데 까지 소요되는 연구 개발 비용은 14배의 증가되었고 개발기간도 약 1.5배에서 2배 정도 길어졌다. 1990년대 초반에는 신약을 시장에 출시하기까지 500만~600만 달러와 8~9년 정도 소요되었지만 요즘은 12억~14억 달러에 12~15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을 “'Low hanging fruits' have already been picked up. Leaving the remaining ones difficult to reach.(낮은 곳의 열매는 이미 따서 어려운 것만 남았다)" 라고 정리할 수 있으며 신약개발은 앞으로도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CRO시장은 임상시험(clinical trial)이 복잡해지고 어려워 지면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전임상 CRO부분과 합쳐서 2016년에는 약 290억 달러 시장으로 추정되며 2020년에는 4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Figure 2 참조)

CRO시장을 전임상(Pre-Human)연구와 임상(In-Human)연구 시장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시장의 약 55% 수준을 아래의 해외 유수의 CRO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임상 CRO시장이 75% 수준으로 확대가 되고 있고 전임상 CRO시장은 25% 수준이다.

임상 CRO사에는 Quintiles, PPD, PAREXEL, PRA, ICON, Inventiv, INC Research, Medpace , Chiltern, PSI등이 있으며 이들의 지명도가 높아 전세계적으로 큰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전임상 CRO로 유명한 곳은 Charles River를 들 수 있고 LabCorp(옛 Covance)과 Envigo(Huntington Life Science and Harlen lab 합친 회사)과 Pharmaceutical Products Development (PPD)사가 대표적이다.

2. 해외 제약사들의 CRO 활용

신약 개발의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연구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 마케팅까지 운영 방식이 바뀌었다. 모든 것을 갖추고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하던 것에서 네트워크 파트너십, CRO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추구하게 됐다.

3. 중국의 CRO 시장

가. 중국의 CRO태동

중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CRO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중국 정부에서도 각 과학 분야별 전문가를 지원하는 '천인계획' 정책을 시행과 함께 다양한 과학 분야, 특히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이 증가되어 해외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던 많은 중국계 과학자들이 귀국해 중국내 과학자들과 함께 CRO사를 설립하면서 중국 CRO시장은 급속히 성장하였다.

세계 CRO시장과는 달리 중국 CRO회사들은 대부분 전임상 CRO이며 몇 년 사이에 400여개 회사로 증가하였다. 사업 초반에는 CRO사 창업자들이 근무하던 해외 제약 회사 과제를 수임하여 성장하였고, 그 후 연구비 절감을 위해 해외 메이저 제약 회사들이 중국 내 CRO사를 활용하게 되었다.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해외 제약사들의 중국 현지 진출도 중국 CRO사가 급성장하게 된 요인 중 하나이다.

나. 중국 CRO 현황

중국 상위 1~10위의 CRO사들은 한정적이지만 전임상 연구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대다수인 수백 개 CRO사들은 대표이사나 대표적인 과학자들이 보유한 기술을 중심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학분야에서는 library synthesis, medichem, 공정 개선 연구, reference material 합성 , Biology 분야에서는 실험 동물을 활용한 DMPK 및 bio assay study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Formulation분야에서는, slat screening, single crystal, polymorph study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고 할 정도로 기존 의약품 원료 및 중간체 사업을 많이 하고 있으며, 정밀화학 원료 분야에서도 상해 및 인근의 절강성 중심으로 세계의 70% 정도의 제품이 공급되어 연구개발에 필요한 원료 공급이 용이하여 연구 개발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또한 DMPK 연구에 활용되는 원숭이의 개체수도 많아서 시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고등학교 상위 성적의 학생들이 화학과와 생물학과를 진학하고 있어서 연구원들의 실력도 높으며 이들의 성과도 수년간의 경험에 미뤄봐서 신뢰가 가는 상황이다.

또 350~400여개의 CRO사가 중국 내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데는 중국 지방정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상해 푸동에 위치한 Zhangjiang Hi-Tech park은 중국의 성공적인 첨단 연구단지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Zhangjiang Hi-Tech park은 IT 및 BT 업체들이 주로 입주해 있으며 미국의 silicon valley보다도 면적이 넓고 입주 기업의 숫자 면에서도 세계 최대 규모의 High Tech park이다. 이러한 상해의 성공을 보고 중국의 지방 정부마다 high tech park를 건설하고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전시회나 학회가 있을 때 마다 지방의 High Tech Park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홍보를 하고 여러가지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다. 해외 메이저 제약사들의 중국 CRO사와 협력 현황

상해 푸동 Zhangjiang Hi-Tech Park의 Pharma Valley 부근에 메이저 제약사들의 80% 정도가 연구소를 설립하여 자체 연구를 하면서 중국의 CRO사와도 협력 하는 관계이다. 그 중에서 노바티스는 연구소와 중국 영업 조직의 약 2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새로운 3동의 캠퍼스를 최근 완성하여 연구 개발 및 중국 시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연구소로 들어가서 보면 여기가 중국인가 싶을 정도로 멋진 근무 공간을 연구원들에게 제공하고 있었으며 직접 연구도 하고 인근의 CRO사들과 협력을 하는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3년전 하버드 대학 근처의 스타트업 기업 중 하나인 'Wrap Drive'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Wrap Drive사는 하버드대 대학 교수의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신약 개발을 하는 회사로써 VC(Venture Capital)로부터의 투자를 받았다. 연구 책임자들 중 합성 담당 책임자와 Biology책임자 몇 명과 만나서 미팅을 하면서 실험실 없이 어떻게 아이디어를 실행에 올릴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는데 자기들은 중국의 CRO를 사용한다고 해서 어디냐고 했더니 'U Chem'이 대리점을 하고 있는 'Sundia MediTech'을 활용하여 후보물질 합성 및 biology study도 모두 수행하고 그 결과를 읽고 연구의 방향을 정하는 것만 연구원들이 하고 있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CRO사의 서비스를 활용하여 신약 개발 할 수 있다는 가상 운영(virtual operation)을 실감할 수 있었다.

라. 중국의 대표적인 CRO회사들

실제로 방문도 하고 협력을 한 경험이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CRO회사들은 언급하고자 한다.

- Wuxi Apptec : 전세계적으로 규모가 가장 크고 상해, 우한 등에 연구소가 있고 미국 및 유럽 등 해외에도 조직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1만명 이상의 연구원 및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도 하였다가 2년전에 철회를 하고 신약개발 및 catalogue products 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 Chempartner : 상해 Zhangjiang Hi-Tech park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임상 단계의 대부분의 연구를 지원할 수 있다. 계열사인 Gateway사가 GMP수준의 Pilot 설비를 이용한 공정 개발 및 원료 합성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공정 개발에 강점이 있으며 약 2500명 정도의 연구원들을 보유하면서 전임상 연구의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Sundia MediTech : 상해 ZhangJiang Hi-Tech park과 석가장에 연구소가 있으며 700여명의 연구원이 Discovery, 공정 개발, formulation 및 Biology study 등 신약 개발의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순수하게 CRO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회사 중 대표적인 회사이다. 이러한 순수 CRO기능을 기준으로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국내 제약사들의 임상시료의 중간체 등을 다수 합성하여 공급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 및 미국 FDA의 IND filing 경험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 CRO사이기도 하다. 특히 공정 개발 이후 상업적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보유하여 저렴하게 중간체 등을 공급해 주기도 한다. Project based의 FFS뿐 아니라 해외 제약사들과는 FTE도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 Medicilon: 상해에 위치하며 biology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최근 chemistry분야를 강화한 상황이며 해외 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의 project를 많이 수용하고 있다. CEO가 본인의 인맥을 이용해서 Licensing 관련 부분도 지원을 해 주기도 한다.

- PharmaBlock: 남경에 있는 chemistry 위주의 CRO사로 로슈(Roche) 연구소 출신의 연구원들 중심으로 만들어진 회사이다. 10년도 안되는 사이에 연구원이 100명에서 350명 수준으로 성장한 회사로 곧 주식시장에 상장 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이 CRO사는 catalogue products사업을 하면서 메이저 제약사의 신약 API 및 중간체의 제조 공정 개발을 하고 있다. 특히 catalogue products에는 제조하기 어려운 특이한 분야의 제품들을 다수 가지고 있다.

- Chinese Peptide Company(CPC) : 항주에 있으며 펩타이드 의약품(Peptide drug)과 관련된 CRO 및 CMO를 하는 회사로 미국 FDA의 인증을 받아 미국 및 유럽에 펩타이드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비용은 좀 고가이지만 펩타이드 관련된 실력이 충분한 회사로 평가를 받고 있는 CRO사이다. Peptide 관련하여서는

- LinkChem, Synpeptide : 펩타이드 의약품(Peptide drug) 관련하여 CRO및 CMO가 가능하다.

4.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해외 메이저 제약회사들이 신약 개발의 비용 절감과 기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중국이나 인도의 CRO사들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보다 저렴하고, 신속하게 성공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까?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특히 인근에 있는 가장 큰 제약시장이 될 중국에 어떻게 진출할 것인가를 고민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중국의 CRO사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중국 CRO사를 활용할 때 고려하여야 할 부분들을 몇 가지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IP 관련된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CRO사들이 IP관련된 것에 신경을 많이 쓰고 주의하고 있으므로 크게 염려할 부분은 없으나 그래도 주의하고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자사나 계열사에서 신약 개발을 하는 CRO사 보다는 우리의 신약 관련 아이디어를 줄 수 있으므로 순수하게 CRO기능만 하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두번째, 각 연구 분야마다 전문 업체를 잘 파악하여 서비스를 구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큰 회사라고 좋은 것은 아니며 서비스 비용만 높을 수도 있다.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가진 회사들을 유심히 살펴서 저렴하면서도 전문성을 가진 업체 선정이 필요하다.

세번째, 중국 시장 진출까지 고려하여 중국 FDA에 등록 경험 있는 회사를 선택하여야 효과적일 것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 할 계획이라면 중국 FDA와 관계가 좋거나 등록 업무 경험이 많은 업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네번째, 가능하면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CRO사를 선택하는 것이 신약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분야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고 일관성 있게 추진이 가능하다.

다섯번째, 중국의 CRO사를 현장 방문하여 대면 미팅을 한 후 조심스럽게 업체를 선정하고 중국 CRO사를 잘 알고 있는 인맥을 활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프로젝트의 진행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중간 점검 및 최종 연구 완료 시점에 전체를 검토하는 기회를 가지고 추가 협력 등을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연구 초기에는 자체의 기준이나 SOP등을 요구하는 것도 CRO사들이 더 명확히 연구 지원을 수행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미 CRO사들과의 경험이 있는 회사들의 경험도 들어보고 중국의 CRO사들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의 자문을 듣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마치면서

아무쪼록 고부가 산업인 제약 산업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연구 개발에 성공하고, 앞으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할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중국의 CRO사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