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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급여’ NGS 항암치료 적용 "아직 갈길 멀다"

입력 2017-06-21 16:43 수정 2017-06-21 16:43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맹치훈 경희의대 교수 "美서도 적절 처방 7% 불과하고 오프라벨 처방 많아..추가 연구 필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활용한 맞춤의료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아직은 임상에 널리 활용할 만한 기술적 진보에 이르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NGS 기반 맞춤형 암 치료’와 ‘표적치료제의 재조명’ 두 가지로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관련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국내에서 선별 급여가 되는 NGS를 미국 임상상황을 토대로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는 환자의 종양조직 및 혈액을 분석해 수 십에서 수 백개의 유전자를 확인함으로써 암을 유발하거나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를 찾는 진단기술이다. NGS를 이용하면 단시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암 치료에 관련된 표적을 찾을 수 있어 각광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올해 3월부터 선별적으로 급여가 가능하다.

맹치훈 경희대 의과대 교수는 "미국에서도 NGS의 활용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실제로 진행한 임상에서 변이에 맞게 적절한 약을 썼던 환자는 2000여명 대상자의 7%에 불과했다”고 했다.

대상자의 50%가량은 의미를 해석할 수 없거나 암과 유관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변이,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변이가 발생해 적용이 불가능했으며 다른 경우에서도 적합한 치료제를 이미 사용한 경우 등 현실적인 이유로 적용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WGS, WES, WTS 등 전장분석을 동원한 프로그램에서도 전체 500명의 환자 중 실제 환자의 변이에 맞춰 항암제를 사용한 경우는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맹 교수는 “NGS 검사를 받더라도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예상보다 적고, 그 마저도 임상연구에 참여시키거나, 의사의 재량으로 처방하는 오프 라벨 투여로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오프 라벨 투여는 해당하는 적응증이 아니더라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약을 처방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국내의 경우에는 오프라벨 처방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에 미국보다 더 NGS검사의 활용률이 떨어질 것이다”라며 “단순히 NGS검사 진행 자체만이 목표가 아니라 새로운 항암 맞춤치료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의 지원 하에 6000명을 대상을 하는 ‘NCI-MATCH’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발표되면 NGS검사를 통한 정밀의료가 임상에서 활용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맹 교수는 “국내에서도 NGS를 이용한 다양한 유전정보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의 활성화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항암제 임상시험 디자인의 트렌드는 우산형과 바구니형이다”고 말한 그는 국내의 경우 한 가지 약에 대한 다양한 적응증의 시험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절차적, 진행적 측면의 장벽이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양한 치료제에 대한 다각도의 임상시험이 진행돼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역시 필요조건이라고 덧붙였다.

▲강진형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