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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연 대표가 말하는 가치창출 신약개발 '3요소'는

입력 2017-07-02 06:50 수정 2017-07-02 12:46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과학+임상 지식 모두 갖춘 의과학자 양성해야"

“가치창출 가능한 신약개발을 하기 위해서 의과학자(Physician-Scientists)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남수연 인츠바이오(INTS BIO)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35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신약 개발의 규제장벽 분석 및 의사, 제약사의 협력' 세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가치있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훌륭한 과학과 상업적 경쟁력이 모두 필요한데, 이때 깊은 과학적 지식과 환자 진료경험을 모두 갖춘 의과학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남 대표는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조교수를 거쳐 로슈, BMS, 유한양행 등에서 신약개발 전략, 탐색연구, 전임상, 임상 등을 담당한 전문가로 지난해 신약개발 컨설팅회사인 인츠바이오를 창업했다.

그는 국내 제약사가 가치 중심의 신약개발을 위한 세 가지 주요 요소를 제시했다.

먼저, 그는 “신약개발의 패러다임이 ‘혁신 신약’으로 바뀌면서 중개연구의 기본개념과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중개연구는 새로운 과학기술을 실제 신약 개발과정에 적용하여 임상시험을 하고, 또 임상경험과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다시 질병요인 및 치료 기전연구로 이어져 신약개발에 응용하는 양방향적인(bidirectional) 연구라는 설명이다.

또한 ”가치중심의 신약개발은 ‘치료제의 차별성’에서부터 온다“고 강조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기존의 경쟁 치료제와 차별성이 없는 30%의 치료제 개발이 임상3상 단계에서 중단됐고, 1997년부터 10년간 시판 허가된 치료제 중에서도 상업화에 실패한 것 중 80%가 마켓에서 차별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 대표는 “임상1·2a상 초기부터 신약개발을 위한 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상2a상은 환자에게 약물에 대한 최적의 용량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이 단계부터 용량확인 뿐만 아니라 약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임상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임상1상에서도 바이오마커를 활용해서 최대의 효능을 보일 환자를 선별하고, 약물의 효과를 측정하는 글로벌 트랜드에 맞춰 국내 제약사도 눈을 돌려야한다“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이 모든 요소를 채워줄 수 있는 전문가가 바로 ‘의과학자’라고 말했다. 신약개발에서 의과학자의 역할은 깊이 있는 과학적 지식과 환자 경험의 임상적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전 약물이 실제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핵심 전략을 제시하고, 미충족 의학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의과학자를 위한 단·장기 양성 프로그램 및 6년간 장학금 지원을 비롯해 NIH 펀드까지 따로 있지만, 한국은 의과학자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매사추세츠 병원에서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다가 2014년 미국의 Vertex 제약사로 옮긴 David Altshuler 박사, 20년간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암 면역학을 가르치다가 2007년 제넨텍으로 이동한 Ira Mellman 박사, 백신연구를 하던 NIH에서 2012년 사노피로 옮긴 Gary Nabel 박사.

이 세 박사의 공통점은 학·병·연에서 아카데미 중점 연구를 하다가 제약사로 옮겨 가치창출을 할 수 있는 신약 R&D 개발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남 대표는 학계에서 산업계로의 경력 이동은 “환자들을 더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탑 퀄리티(Top-quality)의 사이언스를 제공 할 수 있다” 면서 “한국도 의과학자를 양성한다면 신약개발의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