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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게놈이야기]개인 암진화 과정 트래킹 가능

입력 2017-07-07 10:39 수정 2017-07-07 12:54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

英 암연구소, 액체생검(ctDNA)을 이용한 TRACERx 첫 임상결과 발표.."개인맞춤 암재발 조기 검출"

현재,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는 단일연구로는 최대규모인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본 임상시험은 비소세포폐암(NSCLC) 842명의 환자 코호트를 대상으로 2014년부터 9년간, 약 250억원을 투입해 폐암의 진단부터 재발까지 암의 이질성(heterogeneity)과 진화적 궤적을 추적함으로써 암의 진화 메커니즘을 최대한 밝히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2017년 5월과 6월 연이어 Nature와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을 통해 발표되었다. 이 중 Nature에 출판된 “Phylogenetic ctDNA analysis depicts early-stage lung cancer evolution” 논문의 ctDNA(circurating tu-mor DNA)를 이용한 폐암의 재발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저자인 런던대학 암연구소(University College of London Cancer Insti-tute) 및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 책임자 찰스 스완톤(Chares Swan-ton)은 TRACERx (TRAcking non small cell lung Cancer Evolution through Therapy(RX))스터디를 통해 암의 진화 경로와 항암제내성에 대한 이해를 최대로 높이고자 이방대한 연구를 디자인하고 진행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찰스 스완톤을 비롯하여 79개 연구소, 약 200여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참여하였다.

TRACERx 폐암 스터디에 참여한 842명 중 1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을 통해 환자의 폐암 조직의 여러 곳의 샘플(multiple biopsy sample)들을 분석했다.이때 액체생검을 통해 폐암 환자의 ctDNA(circulating tumor DNA) 프로파일링을 진행하고 초기 암 진단부터 암이 진행되고 수술후 암이 재발 되기까지 3-6개월 단위로 모니터링을 수행하였다.

올해 4월에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암학회(AACR)에서도 찰스 스완톤 동료인 토마스 왓킨스(Thomas Watkins)가 TRACERx의 중간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놀랍게도 종양의 클론이 진화하여 다양한 서브 클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계통수 형태로 표현하여 줄기(클론)와 가지(서브클론)에 해당하는 특이한 체세포변이(somatic vari-ant)를 발굴하여 암의 전이와 약제 내성기작을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직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였다.

결과적으로 줄기와 가지들에 해당하는 체세포변이 패턴들은 면역항암제치료(immunotherapy) 반응 여부를 판단하기에도 매우 의미 있는 정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연구를 진행한것으로 보인다.

(ctDNA의 계통학적 추적)

원발성 종양으로부터 유래된 변이들을 기반으로 수술후 3-6개월 단위로 혈액에서 ctDNA를 분석했다. 이때, 암환자의 재발과 잔류하고 있는 종양세포들을 확인하고 약제내성을 가진 신규 서브클론들을 찾아내기 위해 암환자의 혈장(plasma)에서 0.5% 이하로 발견되는 복제 수 변이(CNV)와 0.01% 이하에서 발견되는 단일염기변이(SNV)를 정확하게 검출 할 수 있는 “multiplex-PCR & NGS” 기술을 적용하였다.

이 기술은 한 번 실험에 수만개의 프라이머(primer)를 반응시키고 차세대염기해독(NGS) 기술을 적용해 분석을 수행한다. PCR 증폭 기술과 NGS의 대량해독 기술의 장점을 최적화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결과들은 SNP 마이크로어레이 결과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정밀도(precision)와 재현성(reproducibility)에 있어서는 이러한 “multiplex-PCR & NGS” 조합이 비교도 안 될 만큼 월등히 성능이 뛰어나다. (참고로, 테라젠이텍스는 이미 이러한 방식의 기술 셋업(VAF < 0.01% 검출능력)을 완료해 Oncochaser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이러한 방식의 액체생검(liquid biopsy) 기술을 적용해 조직생검(tissue biopsy)에서는 분석이 쉽지 않았던 서브클론의 진화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단일염기변이(SNV)의 경우 ctDNA 프로파일링을 통해 종양의 부분적인 진화 또는 클론의 가지치기를 통한 서브클론화 되어가는 과정도 사실상 트래킹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참여자 100명 중 24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재발 여부를 조기에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링 한 결과였다. 재발한 14명의 환자 중 13명을 기존 진단법으로 재발을 진단하기 훨씬 앞서 예측하여93% 민감도(sensitivity)를 보였으며 이미징 스캔으로 발견되기 평균 70일전 그리고 기존 표준적인 치료법(standard of care) 보다도 약 300일 가까이 일찍 발견되었다고 한다. 재발이 없는 대조군 10명에서는 1명을 재발이 된다고 잘못 예측해 검사 특이도(specificity)가 90% 정도 나왔다고 한다.

물론, 이 기술은 아직은 초기 단계 폐암 환자(stage I, II)에서는 높은 검출 실패율을 보여 좀 더 높은 민감도로 서브클론들을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로 하다. 하지만 적어도 여러 조직에서 샘플링(multiple biopsy)한 종양 간의 이질성(heterogeneity)과 특정 서브클론들을 ctDNA 프로파일링 결과와 매칭해 보는 최초의 임상시험을 통해 액체생검 기술의 차별성을 확실히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특정 환자에서는 ctDNA 프로파일링 기술을 이용해 보조항암치료(adjuvant chemotherapy)의 반응을 예측하기에 매우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수술 후 48시간 후 높은 ctDNA 레벨을 보인 한 환자의 경우 보조항암치료를 한 후에 ctDNA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논문이 출판될 때까지도 환자 신체 내 종양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에 수술 후 ctDNA 레벨이 높았던 3명의 환자의 경우 보조항암치료를 진행했지만 세 환자 모두 수술 1년 후 암이 재발이 되었다. 이는 환자 마다 조기 암 재발 진단(earlier recurrence diagnosis)과 이에 맞는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해 “계통 분석학적인 ctDNA 프로파일링 (phylogenetic ctDNA)”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특정 종양의 사이즈에 따른 체세포 변이의 빈도(VAF, variant allele frequency)를 측정한 결과, 혈액의 혈장(plasma)에서 ctDNA의 암 유발 체세포 변이 빈도가 0.1% 발견될 때 종양의 크기 즉, 종양세포의 개수는 약 3.26억 개임을 예측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폐암 뿐 만 아니라 다른 종양 타입에서도 그 사이즈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발표 이후 진행되는 다음 임상 연구는 ctDNA를 통해 조기에 “전이성 암재발”의 핵심이 되는 분자적 재발 인자를 검출하는 방법을 활용해 종양 서브클론들의 진화를 미연에 방지하고 제어하는 치료적 중재(therapeutic intervention)법의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연구의 결과 또한 매우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참고문헌

- Abbosh, C. et al. Nature 545, 446-451 (2017).

- Jamal-Hanjani,M. et al. N. Engl. J. Med. 376:2109-2121 (2017)

- TRACERx 소개: http://www.cruklungcentre.org/Research/TRACERx

- TRACERx 임상시험: https://clinicaltrials.gov/ct2/show?term=NCT01888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