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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나라' 쿠바가 중남미 생명공학 강국인 이유

입력 2017-08-22 10:10 수정 2017-08-22 10:10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한-쿠바 바이오파마 세미나]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폐암백신 등 자체 개발

중남미 생명공학산업 강국 '쿠바(CUBA)'

쿠바를 '콜럼버스가 지상 최대의 아름다운 낙원이라 칭송했던 나라'. '사회주의 혁명가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나라' 정도로 떠올리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명칭이다. 조금 더 나아가 '무상의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 등을 꺼내놓는 이에게도 낯선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쿠바는 오랫동안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으로 생명공학산업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낸 국가 중 하나다. 수십년간 이어온 미국의 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자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었던 것 역시 생명공학산업의 발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바이오스펙테이터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싸토리우스코리아와 함께 오는 9월 12일 '한-쿠바 바이오파마 기술교류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배경이다.

쿠바는 1970년대부터 생명공학 강국을 목표로 삼고 유럽과 미국 등에 과학자를 파견하는 등 자체 연구역량을 키워왔다. 특히 1980년 초반 과학자들이 하바나 서부의 작은 실험실에서 인터페론(interferon) 개발에 성공한 것은 쿠바 생명공학산업의 태동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쿠바는 1986년 설립한 CIGB(Center for Genetic Engineering and Biotechnology)를 중심으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1990년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백신(Heberbiovac-HB) 개발에 성공했다. 1996년 국내 최초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백신 개발에 성공한 LG화학보다 빠른 것이었다. 이 백신은 라틴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및 아프리카 등 30여개 국가에 수출되면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1994년 설립한 CIM(Center of Molecular Immunology)은 단일클론항체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한 의약품 개발이 본격화 됐다. 첫번째 제품은 단일클론항체 OKT3로 장기이식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CIM은 20여년의 연구 끝에 약 100여개의 의약품을 개발했다.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폐암백신 'CIMAvax-EGF'이다. 쿠바를 비롯해 콜롬비아, 페루, 파라과이 등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데 EGF가 세포의 적절한 수용체에 부착하는 것을 막아 암 세포를 굶어죽인다. 4000명이 넘는 폐암 환자에 처방됐으며 종양 안정화가 장기화되고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을 확인했다는 게 쿠바측의 설명이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Heberprot-P'도 많은 관심을 받는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한 Heberprot-P는 당노병성 족부궤양으로 인한 다리 절단을 막는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전 세계 23개국에 등록됐으며 10개국 약 25만명에게 사용됐으며 절단율을 70% 이상 감소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뇌종양 치료제 'Nimotuzumab', 피부암 치료제 'heberferon' 등 뿐 아니라 각종 백신, 노인성 황반변성, 암, 자가면역질환,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약품을 내놨거나 개발하고 있다.

쿠바는 2011년 혁명 1세대 최고 권력자 피델 카스트로가 동생 라울에 권력을 승계한 이후, 자본주의식 소유권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경제사회개혁안’에 이어 ‘신외국인 투자법‘을 시행하는 등 개혁 개방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첨단 생명공학기술의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의료·바이오산업 분야의 38개 기업과 연구소를 통합한 조직 바이오쿠바파르마(BioCubaFarma)가 출범한 이유다.

이번에 방한하는 바이오쿠바파르마(BioCubaFarma)의 루이스 에레라 마르티네스(Luis Herrera Martinez) 기술고문은 "쿠바의 혁신 기술을 대한민국 바이오제약 회사에 소개하고 기술이전, 조인트벤처 설립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조인트벤체를 설립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WHO에 따르면 쿠바 생명공학 산업은 약 1200 개의 국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50 개국 이상에서 의약품 및 백신을 판매한다. 300 개가 넘는 생명 공학 센터를 자랑하는데 서부 하바나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1만 2000 명의 직원과 7000 명 이상의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쿠바 바이오파마 기술교류 세미나]

• 일시: 2017년 9월 12일(화) 14시

• 장소: 서울 양재 엘타워 골드홀(지하1층)

• 주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바이오스펙테이터

• 후원: 싸토리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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