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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머신’으로 1~3분 이내 암세포 뚫는다

입력 2017-09-08 08:13 수정 2017-09-08 08:13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네이처에 게재, 빛으로 구동되면 세포막 뚫어 "약물전달 또는 직접 암세포 공격"

빛에 의해 활성화되면 세포막을 뚫으면서 수분 내 세포를 파괴하는 나노분자 머신이 개발됐다. 이 나노머신은 표적 세포에 약물을 전달하거나 직접 세포를 죽이는데 사용하는 혁신적인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나노머신이 전립선 암세포의 외막을 뚫어 1~3분 이내 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미국 라이스 대학,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 대학, 영국 더럼 대학 연구팀이 공동 연구해 최근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여러 가지 크기의 분자와 펩타이드를 운반하는 나노머신 10종류를 개발했다. 이 나노머신은 빛에 의해 구동되기 시작하면 단일방향으로 돌면서 세포막을 열 수 있다. 355-365nm 파장에서는 2~3 메가 헤르츠(200~300만회/초)의 속도로 빠르게 회전한다. 이때 사용된 모터는 2016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베르나르드 페링하(Bernard Feringa) 연구에 기반했다.

▲빛에 의해 활성화된 나노머신이 세포막을 뚫고 들어간 모습을 캡처한 화면 (출처: 라이스 대학 유투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UE_Zh8XUDuE&feature=youtu.be)

연구를 주도한 휴스턴 소재 라이스 대학의 제임스 투어(James Tour) 박사는 "나노머신이 세포막에 부착해 빛에 노출되면 분자가 변위되면서 세포에 구멍이 생긴다"면서 “세포막이 열리면 나노머신에 부착된 약물이 함께 세포로 전달될 수 있다"고 라이스 대학 유투브 사이트에 공개된 영상에서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나노머신은 머리카락 굵기의 5만 분의 1정도 크기로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을 정도로 작다“면서 ”특히 이 기술은 암세포와 같이 특정 세포만 타깃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광학 치료법은 주변의 건강한 세포가 동시에 표적되는 문제가 있지만 이 기술은 빛이 조사된 경로에 있는 모터만 활성화되기 때문에 특정 세포만 파괴하거나 약물을 전달해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나노머신이 세포의 지질이중막을 표적화하고 그것을 통과하거나 세포를 죽이기 위해 8~10nm의 막을 파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형광 마커를 통해 나노머신을 추적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실제로 모터가 지질막을 관통함에 따라 형광 신호가 점차적으로 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사람 전립선 암세포를 비롯한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나노머신을 구동한 결과 3분 이내 세포가 죽는 것을 관찰했다. 실험에는 NIH3T3 세포, PC-3 세포, HEK293 세포 등이 사용됐다.

현재 연구팀은 나노머신 기술이 치료제로서 얼마나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해 미생물과 작은 물고기에서 실험을 진행 중이며 성공하면 쥐 실험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