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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1/L1 면역치료' 알츠하이머의 새로운 패러다임

입력 2017-09-20 13:59 수정 2017-11-22 10:32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이뮤노브레인 체크포인트, 'PD-1/L1' 신호전달 과정 겨냥..루게릭병 등 다른 퇴행성뇌질환에도 적용 가능

면역으로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immuno-oncology) 출현에 이어 면역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PD-1/L1 신호전달 과정을 겨냥해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치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에서 면역세포 작용에 브레이크를 건 면역분자(immune checkpoint)를 억제함으로써 치료하는 개념이다.

최근 설립된 이뮤노브레인 체크포인트(IBC, ImmunoBrain Checkpoint) 바이오텍의 접근법이다. 글로벌 기업도 IBC의 접근방법이 가진 잠재력을 발빠르게 포착했다.

신경질환 전문 기업인 룬드벡(Lundbeck)은 지난 6월 IBC가 회사를 설립하기도 전에 IBC가 진행하는 연구에 대한 권리를 사들였다. 계약에 따라 룬드벡은 IBC의 일정 지분을 획득했으며 향후 기술개발에 따른 결과에 대해 배타적인 독점권을 확보했다.

IBC는 수년간 이스라엘 와이즈먼 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의 미셸 스왈츠(MichalSchwartz) 교수가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스왈츠 교수와 관련 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한 Kuti Baruch가 IBC의 연구개발 책임자다.

알츠하이머를 치료하기 위해 면역학(immunology)을 이용하자는 개념이다. 면역시스템을 바꾼다는 개념은 같지만, IBC는 다른 그룹과 비교해 굉장히 차별화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 차별성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암과 같이 면역학적으로 면역감시(immune surveillance)에 실패한 결과로 나타난 질병으로 본다. IBC는 병기진행을 막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한다. 많은 그룹이 뇌 속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과도한 염증반응을 겨냥, 이를 조절할 수 있는 항염증 계열의 약물개발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둘째 면역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뇌에 상주하는 미세아교세포를 겨냥하는 것이 아닌, 주변부의(non-resident) 면역세포를 이용한다. 셋째 PD-1 항체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한다는 접근방식은 항암치료와 같이 T세포의 활성을 높여주는 방식. 여기서 기존 뇌질환 치료제가 약물로 개발되는데 부딪치는 다양한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 부작용은 적고 적용가능성은 넓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뇌-면역시스템 사이 활발한 대화...면역세포 'B-CSF-B' 통해 뇌로 들어가

종양에서 암세포가 아닌 주변부의 면역세포에 눈을 돌려 이들을 깨워 종양을 공격하게 하는 면역치료제가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이 바꿨다. 퇴행성 뇌질환에서도 같은 접근방법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퇴행성뇌질환이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병한다는 증거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한 예로 면역결핍 쥐는 더 빈번하게 정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손상된 인지행동을 보인다. 또 해마에서 신경재생(neurogenesis)이 일어나는 정도가 낮다. 면역력이 낮을수록 알츠하이머 중증도가 심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퇴행성뇌질환도 암과 같이 오랜 기간 면역체계가 억제되면서 문제가 된다는 해석이다.

뇌와 면역시스템은 활발한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 면역작용이 극히 제한적인 면역특권지역으로 여겨졌던 뇌에서 염증반응을 주관하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발견되고나서 그 개념이 완전히 뒤집혔다. 그리고 뇌에서 벌어지는 면역작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한번 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흥미롭게도 뇌 안의 면역세포 외에, 몸 속을 돌아다니는 백혈구(leukocyte)는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의 유지 및 수선에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한다. T세포, 억제 T세포(Treg, regulatory T cells), 단핵구(monocyte) 등이 그 예다. 이들은 혈뇌장벽(BBB)이 아닌 B-CSF-B(blood-cerebrospinal barrier)라는 전용문을 통해 뇌 안으로 들어가 림프관을 타고 다니면서 면역작용에 깊숙이 관여한다.

▲BBB vs B-CSF-B

B-CSF-B는 맥락총(CP, choroid plexus)에서 뇌실 부분에 위치한다. 뇌실은 뇌를 둘러싼 뇌척수액으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이다. 맥락총은 이러한 뇌실 중심부에 있어 뇌척수액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뇌로 들어가는 물리적 관문인 BBB와는 다르게 B-CSF-B는 신경면역학적(neuroimmunological)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한다. 생리학적인 상황에서 면역세포의 BBB 투과는 제한적인 반면 면역세포는 세포접착분자(cell adhesion molecule)를 매개로 B-CSF-B를 투과해 맥락총에 들어간다. 그 구조 또한 성상교세포가 밀착연접(tight junction)을 이루고 있지 않아 면역세포가 쉽게 유입가능한 형태다.

이들 면역세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퇴행성뇌질환의 발병시점, 병기진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억제된 면역세포를 활성을 조절해 환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제 기능을 잃어버린 미세아교세포를 대신해 세포 찌꺼기,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고 굳은 조직인 신경교흉터(glia scar)를 분해한다. 신경염증 환경을 개선하고 재생을 돕는 신경영양인자(neurotropic factor)를 분비한다. 결과적으로 뇌에 지원군으로 들어가 신경보호(neuroprotection)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면역세포는 특정 사이토카인 농도(cytokine gradient)에 따라 맥락총(CP)로 들어간다. 그러면 이들 면역세포와 알츠하이머 질환은 어떤 연관성을 가질까? 또 실제 치료제로 적용가능한 개념인지도 궁금하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스왈츠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 2편을 소개한다.

알츠하이머에서 면역치료가 가능성 보인 2가지 연구

논문의 핵심은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CP의 면역세포 변화 유무, 거꾸로 뇌로 들어가는 면역세포의 양을 늘렸을 때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아지는가에 대한 여부다. 스왈츠 연구팀은 약물로 두가지 면역세포 Treg, T세포를 겨냥해 이를 테스트했다.

알츠하이머 모델(5XFAD, APP/PS1)과 정상 쥐를 비교해 봤을 때 CP 부위의 백혈구 숫자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백혈구가 B-CSF-B를 통과하는데 필요한 세포접착분자인 ICAM-1, CCL2 등이 감소했다. 환자의 사후조직에서도 CP에 ICAM-1 분자의 발현이 줄어들었다. 알츠하이머 병에서 CP에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전 연구에서 노화에 따라 ICAM-1이 줄어들고 CP 안의 면역세포가 줄어든다는 것과 일치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의 주요한 발병원인 중 하나는 노화에 따른 면역시스템 저하와 병기진행에 대한 상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연구에서는 면역세포가 뇌의 CP로 이동하는 핵심인자가 IFN-γ라는 것을 밝혔다. IFN-γ 의존적으로 단핵구에서 유래된 대식세포(monocyte-derived macrophages), T세포, Treg세포 등이 CP로 들어간다. 알츠하이머 모델에서는 혈액내 IFN-γ가 낮아져 있는 상태다. 그러면 뇌로 들어가는 백혈구 숫자를 늘려준다면 알츠하이머 모델에 치료 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

2015년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한 선행 논문에서는 면역억제(immunosuppressive)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Treg 세포를 겨냥했다. Treg 세포는 평소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알츠하이머 쥐의 췌장세포에서 정상 쥐에 비해 높은 Fox3+ Treg 세포가 있어 전체적인 면역시스템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순간적으로 Treg 세포의 활성을 낮출 수 있는 항암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IFN-γ 농도와 CP의 면역세포, ICAM-1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인지에 핵심적인 뇌 부위인 해마, 대뇌피질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줄어들었으며, 인지행동도 개선됐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IFN-γ에 따라 면역억제작용을 한다고 알려진 Treg도 CP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Treg가 보호 혹은 복구작용에 모두 관여한다고 밝혀져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뇌로 침투하는 Treg(infiltrating Treg)의 경우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PD-1 항체의 효과를 확인했다. PD-1은 가장 잘 알려진 면역관문분자의 하나로 PD-1을 억제할 경우 T세포를 억제하는 브레이크를 제거, 활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놀랍게도 알츠하이머 쥐(5XFAD, APP/PS1)에 PD-1 항체를 단 2회 투여함에 따라 IFN-γ를 매개로단핵구에서 유래된 대식세포의 CP 유입이 증가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줄어들고 공간학습기능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신경교흉터을 만드는 신경교식증(astrogliosis)도 줄어들었다.

이 두 편의 논문은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를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PD-1 항체가 T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제 CP를 통해 뇌로 들어가는 면역세포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또 INF-γ에 따라 CNS의 면역세포가 세부적으로 조절되는 기전도 밝혀져야 한다.

그래서 치료타깃(therapueitc target)은?...'4가지 전략'

신경질환에서 면역요법은 환자에 약물을 주입해 질병을 가속화하는 기전을 타깃하는 방식이 아닌, 체내 면역세포를 조절해 치료하는 개념이다. 결과적으로 질병부위로 유용한 역할을 수행하는 면역세포가 뇌로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IBC가 PD-1/L1 신호전달과정을 겨냥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후보물질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 실제 타깃가능한 후보물질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PD-1/L1 신호전달과정이다. 쥐에서와 같이 해당 계열의 PD-1/L1 면역관문억제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암질환과 다르게 PD-1/L1 약물이 적절한 효능을 나타내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기 위해 적절한 용량, 처방요법을 설정해야 된다. 다만 쥐에서 2회 주입으로 인지기능 향상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 투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여에 따른 변화로 CP의 면역세포 유무, 아밀로이드 플라크, 인지기능을 평가해볼 수 있다. 혈액에서 T세포, Treg, 단핵구, IFN-γ 등의 농도를 평가해 환자의 병기완화 정도와의 상관성을 알아볼 수 있다.

인간에도 해당기전이 적용될 수 있다면, 치료제로써 갖는 장점은 상당하다. 림프구 및 혈액 내 면역세포를 건드려 뇌로 유입되게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저분자화합물이나 항체가 가지는 혈뇌장벽(BBB) 투과 이슈가 없다. 실제 장점도 항암치료에서 면역관문억제제가 갖는 장점과 유사하다. 특정 수용체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물내성을 나타낼 우려가 적으며 알츠하이머를 넘어선 루게릭병(ALS) 등 다른 퇴행성뇌질환에도 적용이 가능한 개념이다.

둘째 주변부의 Treg 세포의 활성을 낮추는 방법이다. 이전에 연구팀이 사용했던 물질은 코팍손으로 알려진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glatiramer acetate), 비타민A 유도체인 트레티노인(all-trans retinoic acid)이다. 다만 뇌로 주입되는 Treg 세포가 증가하는 등 세부기전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CNS 특이적인 면역관문분자다. PD-1/L1 신호전달과정의 경우 면역시스템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이다. 때문에 약물의 다중효과(multi-modality)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CNS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면역관문분자가 차세대 치료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스왈츠 교수팀은 최근 셀(Cell)에 개제한 논문에서 뇌 특이적인 면역관문분자가 있을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에서 병기진행에 따라 발현되는 ‘질병 미세아교세포(DAM, disease microglia)’를 규명했다. 일반적으로 치매 환자 뇌에서는 미세아교세포가 과다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데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반해 DAM은 대식작용을 통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타입의 미세아교세포다.

이 논문에서 미세아교세포가 DAM으로 분화하게 하는 면역관문분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세한 메커니즘은 연구단계에 있지만 1단계에선 미세아교세포 특이적인 면역관문분자가 작동하고, 2단계에선 TREM2 수용체가 DAM 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관련해 이전 연구에 따르면 미세아교세포가 충분한 대식작용을 하고 나면 케모카인 수용체(CX3CR1)의 발현이 자발적으로 감소한다. 쥐에서 CX3CR1의 발현이 억제될 경우 알츠하이머 중증도가 심해진다고 알려져있다.

마지막으로 IFN-γ이 뇌로 들어가는 면역세포를 이동시키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에, 환자의 체내 IFN-γ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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