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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타임머신' 미토콘드리아, 퇴행성질환 치료 Key될까

입력 2017-09-11 10:46 수정 2017-09-11 10:46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UCLA 연구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초파리 이용한 연구 발표

세포 단위에서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토콘드리아를 조절함으로써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퇴행성 질환 발생을 늦출 수 있는 가능성이 대두됐다.

미국 UCLA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의 노화와 축적,제거와 관련한 단백질과 유전자를 조절함으로써 초파리의 활동성과 움직임이 증가하고, 수명이 연장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지난 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

이번 논문의 책임저자인 데이비드 워커(David Walker) UCLA 교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뇌와 근육, 장기들에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축적되는데, 세포가 이렇게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지 못하면 독소로 작용하게 되면서 노화와 관련된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워커와 그의 연구진들은 평균 수명 2개월(60일)인 초파리를 통해, 중년(middle aged)에 이르면 작고 둥근 미토콘드리아의 모양이 변화해 더 크고 길어지는 것과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에 의해 제거되는 속도보다 축적되는 속도가 빠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진은 손상이 와 커진 미토콘드리아를 작은 조각으로 나눔으로써 빨리 제거되도록 유도했을 때, 초파리의 활동성과 지구력이 증가했으며 암컷의 경우 20%, 수컷의 경우 12%가 평균적으로 수명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초파리의 미토콘드리아(초록색) 변화. 생후 10일(좌측상단),28일(우측상단), 37일(좌측하단)이 지날수록 미토콘드리아가 노화되며 길고 큰 형태로 변형되는 것을 관찰했다. Drp1 단백질을 증가시키자 미토콘드리아가 다시 젊은 상태로 변화,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우측하단)

이들은 초파리와 설치류에서 나이가 들수록 발현이 감소하는 Drp1 단백질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30일이 지난 중년의 초파리에게 Drp1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과정을 1주일간 적용했을 때,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들이 작게 부숴지면서 빠르게 제거되고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만이 남았다고 밝혔다.

또한 Atg1 유전자가 '스위치-오프(switch-off)'된 초파리의 세포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제거되지 못하는 것을 바탕으로 Atg1 유전자가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조명했다.

워커 교수는 "우리는 Drp1을 통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제거 속도를 조절했을 때, 중년의 근육세포가 어린 근육세포와 같이 활기를 되찾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7일 간의 조절만으로도 그들의 삶을 연장하고 건강을 증진하는데 충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토콘드리아의 손상과 축적, 제거를 조절함으로써 암, 알츠하이머 질환, 파킨슨병,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발생을 저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워커 교수의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를 조절하는 단백질, 유전자 등을 치료제에 적용함으로써 인류의 건강한 삶과 수명 연장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10여년 간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존재하는 에너지 기관으로써 다양한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