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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 특허만료 의약품의 반격과 특급 도우미들

입력 2017-09-12 07:00 수정 2017-09-14 07:23

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리피토ㆍ노바스크ㆍ크레스토ㆍ플라빅스ㆍ하루날디 등 제네릭 진입에도 매출 반등..국내제약사 공동판매 가세 효과

통상적으로 의약품 시장에서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매출이 급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는데다 많게는 100개 이상의 복제약(제네릭) 제품이 침투하면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네릭 발매에 따른 약가인하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 하락세를 부추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래 전에 특허가 만료된 다국적제약사들의 신약 제품들의 매출이 반등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제약사들이 특허만료 의약품의 영업에 가세하면서 ‘시장 방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의약품 조사 업체 IMS헬스에 따르면 주요 특허만료 의약품 중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 사노피아벤티스의 항혈전제 ‘플라빅스’, 화이자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 아스텔라스의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디’ 등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제약사 신약 제품의 특허만료 이후 매출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전체 순위 상위권에 포진한 의약품 중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진입한 주요 제품들을 대상으로 2013년 이후 매출 추이를 조사했다.

▲리피토·트윈스타·바라크루드·크레스토·플라빅스·노바스크·하루날디 등 특허만료 의약품의 분기별 매출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IMS헬스)

리피토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은 6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 늘었고 2013년 상반기보다 45.1% 증가했다. 지난 1999년 발매된 리피토는 2009년 특허만료 이후 100여개의 제네릭과의 경쟁을 펼치면서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크레스토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2% 증가한 303억원의 매출을 올해 상반기 올렸다. 크레스토는 2014년부터 112개(10g 기준)의 제네릭이 쏟아졌다.

항혈전제 ‘플라빅스’의 상반기 매출은 300억원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했고, 4년 전(2013년 상반기)보다 21.5% 상승했다. 플라빅스 역시 2009년에 특허가 무효화된 약물로 103개의 제네릭이 진출한 상태다.

노바스크의 상반기 매출은 2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 늘었고 2013년 상반기보다 3.4% 증가하는 완만한 상승흐름을 보였다. 하루날디는 지난해 상반기와 2013년 상반기보다 각각 매출이 5.9%, 38.2% 성장했다. 노바스크와 하루날디는 각각 70여개 40여개사가 제네릭을 내놓은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항궤양제 ‘넥시움’과 아스텔라스의 과민성방광치료제 ‘베시케어’도 제네릭 시장이 열렸음에도 매출 흐름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는 2012년 특허만료 이후 매출이 급감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가 멈춘 분위기다. 비아그라의 상반기 매출은 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 늘었다.

▲넥시움·바이토린·베시케어·비아그라·심발타 등 특허만료의약품의 분기별 매출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IMS헬스)

일반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경우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 제품의 무차별적인 시장 진출로 매출 하락세를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기존 의약품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제품도 속속 등장하는 탓에 특허만료 의약품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을 발휘하기에는 더욱 어려운 여건에 처하게 된다.

이들 특허만료 의약품의 반등 요인으로는 약가제도 변동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와 국내업체의 공동판매로 인한 영업력 강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2년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네릭이 발매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보험약가는 종전의 7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후 1년이 지나면 특허만료 전의 53.55%로 약가가 내려간다. 제네릭은 처음에는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59%까지 약가를 받을 수 있고 1년 후에는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53.55%로 내려간다. 사실상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은 제네릭과 같은 가격으로 책정되는 구조다.

제네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데다 의료진이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구축한 신뢰도가 있어서 오히려 제네릭에 비해 영엽활동에 유리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국내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들의 특허만료 의약품의 영업에 가세하면서 매출 반등에 기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특허만료 의약품 중 노바스크를 제외한 나머제 제품들은 모두 국내제약사들이 공동으로 영업을 전개 중이다.

▲주요 특허만료 의약품의 공동판매 파트너 현황

화이자는 제일약품과 함께 리피토의 판매를 진행 중이며, 플라빅스의 경우 최근 동화약품이 영업에 가세했다. 크레스토는 유한양행에 이어 지난해부터 대웅제약이 판매 파트너로 낙점됐다. 하루날디의 경우 아스텔라스와 함께 2011년부터 안국약품이 공동으로 영업을 담당하다 최근에는 보령제약이 판매 파트너로 변경됐다.

넥시움은 대웅제약이 공동으로 영업을 진행 중이며 베시케어는 안국약품에 이어 보령제약이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비아그라도 안국약품, 제일약품 등 국내제약사들이 ‘영업 도우미’ 역할을 맡는다.

다국적제약사와 국내 업체가 공동판매 제휴를 맺을 때 대부분 각자 강점을 갖는 영역의 영업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한다. 주로 다국적제약사는 종합병원급, 국내제약사는 의원급 영업을 맡는 경우가 많다. 국내제약사들의 제네릭 진입을 다국적제약사와 손 잡은 국내제약사가 방어하는 전략인 셈이다.

수치로 나타난 것처럼 국내업체들이 특허만료 의약품의 판매에 가담하면서 매출이 반등하거나 하락세가 멈추는 효과로 이어졌다. 업계 일각에서 국내업체가 다국적제약사 제품을 대신 팔아주면서 국내사들의 시장 진입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국내제약사의 영업 가세가 모두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BMS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는 2015년 특허만료를 앞두고 녹십자를 ‘구원투수’로 기용했지만 매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26.3% 줄었고 2013년 상반기보다 57.9% 줄었다.

MSD의 고지혈증약 ‘바이토린’과 릴리의 우울증치료제 ‘심발타’도 특허만료 이후 매출이 급감하는 분위기다. 바이토린은 대웅제약이 공동판매를 진행하다 지난해부터 종근당이 판매 중이며 심발타는 지난해 말부터 SK케미칼이 영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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