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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점유율 5%" 장밋빛 생명공학육성계획에 담긴 우려들

입력 2017-09-15 16:16 수정 2017-09-15 21:43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바이오경제 혁신 대토론회.."부처간 협력·조정, 효율적 R&D 집행 등 디테일 주목해야"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이오경제 혁신정책 대토론회에서 바이오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바이오강국 실현을 목표로 한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두고 토론이 진행됐다. 장종원 기자.

"2025년 글로벌 바이오시장 점유율 5%, 152조원(2015년 1.7%, 27조원) 달성, 바이오기술 기반 일자리 12만명(2015년 2만 6000명→2026년 14만 5000명) 창출"

2017년부터 10년간(2026년) 국가 차원의 중장기 바이오R&D 추진을 위한 제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이 나왔다. R&D기반 확충과 R&D 및 산업 성과 가시화를 목표로 한 1, 2차 계획을 넘어 3차에서는 본격적인 산업창출로 글로벌 바이오경제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담았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전략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이오경제 혁신정책 대토론회에서 바이오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바이오강국 실현을 목표로 한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은 바이오R&D 혁신, 바이오경제창출, 국가 생태계 기반 조성이라는 3대 전략 아래 9대 중점과제로 구성됐다.

바이오R&D 분야에서는 시장 선점의 바이오 특성에 적합한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글로벌 최초 R&D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글로벌 최초에 도전하는 미래 유망분야는 중복 연구를 허용한다. 또한 대학 연구소 중심의 기초원천 연구에서 민관협업 기업 수요기반의 이어달리기 R&D를 활성화한다. 정밀의료, 뇌연구, 의료기기, 나노바이오, 미생물 등 바이오 기반의 융합연구를 가속화하고 신사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경제창출 분야는 기술투자+경영·자본투자 형태의 합작 창업 및 M&A 촉진을 통한 바이오벤처 생태계 조성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석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장은 "초기기업은 정부가 R&D를 지원하고 기술이 성숙하면 민간부문이 투자하는 한국형 과학창업 모델을 만드는게 목표"라면서 "ICT등과 연계한 바이오 융합분야 신사업을 육성해 미래 일자리 산업을 창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특화 및 연계를 통한 클러스트망 형성, 병원 중심의 바이오산업 혁신 기지화 계획도 내놨다.

국가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해서는 바이오경제 전반을 소관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바이오 표준 통계 정립을 위한 TF도 추진한다. 바이오분야 혁신적인 연구환경 조성, 사업화 역량 강화를 위한 생명공학육성법 개정도 추진한다. 또한 '선진국 수준'의 규제정책을 위해 바이오규제개선 TF를 구성해 일회성 및 단발성 규제개선을 넘어 상시적 규제개선 체계를 구축한다.

이석래 과장은 이를 통해 바이오기술 기반 일자리 12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규벤처 1250개 및 기술특례 상장기업 30개 육성을 통해 4만개, 글로벌 기업 육성(4개) 및 글로벌 클러스터 구축(2개)를 통해 일자리 8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장밋빛 바이오경제 시대 전망..문제는 '디테일'

▲이석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장이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이오경제 혁신정책 대토론회에서 바이오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바이오강국 실현을 목표로 한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장종원 기자.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은 4차 산업혁명, 융합의 시대를 대비한 다양한 고민들을 담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디테일'이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2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역시 특허기술 경쟁력(목표 13위, 실제 9위) 목표만 달성했고 과학기술논문 창출(목표 7위, 실제 11위), 바이오산업 창출(목표 23조원, 실제 8.5조원), 의약품 시장 창출(창출 26조원, 실제 19.2조원)에 있어서는 모두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정부부처간 협력과 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한 해법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윤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처간 협력없이는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면서 "부처간 협력과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민간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는게 이 계획을 잘 수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한 참석자는 "한 부처에서 계획을 만들어 회람 돌리는 방식, 일부 TF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는 부처간 유기적인 협력과 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획기적인 협력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효율적인 R&D 연구비 집행과 규제 개선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송시영 연세대 교수는 "바이오산업은 최고를 지향하는 산업으로 현재보다 강한 것이 나오면 완패를 당하는 산업"이라면서 "최고의 창의적 생태계를 구성하지 않으면 시장을 개척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학내 연구비 주체가 4~5개로 각각 거버넌스가 달라 효율적인 연구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R&D 집행 방식에 대한 고민을 던졌다.

박윤정 서울대 교수는 "퍼스트인 클래스 경쟁을 위한 중복연구 허용은 의미있다"면서 "문제는 규제다. 첨단기술의 경우 규제가이드라인 조차 없어 안갯속에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교수 창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 사업화를 위한 인재 양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목표로한 12만개 일자리 달성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이 제시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좋은 일자리는 좋은 스타트업이 스케일업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면서 "200억~300억 펀드를 여러개 만들어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멘토링한다면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역시 "국내에서는 신약개발은 빅파마 기술이전이라는 공식이 형성돼 있는데 초기에 기술이전하면 밸류의 10% 미만의 수익만 얻게 되는데다 고용창출 기회도 놓치게 된다"면서 "정책적으로 후기 단계를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일자리는 본질적으로 기업의 영역에 속한다"면서 "(코스닥 활성화, 초기기업 바이오펀드 등으로)더 많은 기업이 활동하게 하고 기업에서 좋은 인력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