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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기의 투자노트]신약개발 단계별 투자 포인트

입력 2017-09-27 14:53 수정 2017-09-28 07:07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

개발단계마다 전혀 다른 결과 또는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 나타날 수 있어

이번에는 신약 개발 과정과 각 과정별 투자 전략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신약개발 과정은 아래와 같이 5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 후보물질 탐색 Discovery and Development △2단계 비임상시험 Preclinical Research △3단계 임상시험 Clinical Research(임상 1, 2, 3로 세분화) △4단계 NDA FDA Review △5단계 판매 및 판매 후 임상 FDA Post-Market Safety Monitoring이다.

1단계 후보물질 탐색

의약품 후보물질의 기초 탐색과정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을 분석하고 약의 작용점인 target을 정한다. Target 설정 이후 그 target 에 대한 활성을 보이는 물질을 찾는데 집중한다. 활성 물질을 찾았다면 후보물질을 확보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화합물의 구조변경을 통해 효능을 최적화 하는 과정을 거친다.

과거에는 수많은 물질들 중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과정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필자가 20년전 Pfizer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자동화된 후보물질 탐색시스템을 보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후보물질 탐색단계의 경쟁우위 요소는 △큰 규모의 화합물 library △직접 실험하지 않고 컴퓨터로 효과적인 물질을 디자인 하는 in silico design △세포를 이용한 빠른 탐색방법 등이다.

과거에는 이같은 경쟁 요소를 보유한 기업들에 많은 투자가 진행되었으나 현재는 신약개발 과정 효율화 방안으로 기초 연구는 대학 및 연구소에서 수행하므로 예전같이 초기 연구과제에 투자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최근 후보물질 탐색단계에서의 투자대상으로는 기초연구로 증명된 새로운 target, ADC(Antibody Drug Conjugate), PROTAC (Proteolysis Targeting Chimeras), Exosome 등의 신규 약물 기반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초기 개발단계에서 투자를 진행하려면 그만큼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적 경쟁요소를 갖추어야만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였다면, 후보물질 탐색단계에서의 핵심 검토사항은 ‘경영진의 신약개발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이다. 신약의 초기단계 개발에는 대부분 임상 연구자보다는 기초 연구자들이 관여하게 되는데, 임상경험이 부족한 분들은 세포 실험이나 효소 반응을 이용한 물질탐색이 실제 비임상에서 사용되는 환경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처리 농도 등 사용 환경 차이가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개발과정에서 전혀 다른 결과 또는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과정을 진행하다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경영진들은 자문단(SAB scientific advisory board) 구성을 통해 이후 개발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자문 받고 관련 결과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필자도 획기적인 신약 후보물질의 기초적인 in vitro 실험 결과만으로 in vivo 실험 결과를 예측하여 성급한 투자를 진행하였다가 투자금 회수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실패 사례는 in vitro 실험에서 얻은 결과가 비임상 시험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신약개발 기업의 경우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 즉 약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이를 투자자와 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2단계 비임상 시험

후보물질 탐색과정을 걸쳐 선정된 신약후보 물질에 대해 동물을 이용하여 효능과 부작용을 확인하는 단계다. 기본적으로 약효성 확인, 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 파악, 독성시험(동물시험), 약물 동력학시험 (ADME absorption, distribution, metabolism, and excretion) 등을 실시하게 된다. 또한 비임상 시험을 통해 독성 외에도 약효를 나타내는 대략의 약물 투여량 등에 대한 정보 역시 얻게되는데 실험 동물에는 쥐(mouse, rat), 토끼, 기니피그, 돼지, 개, 영장류 등이 사용된다.

대부분의 투자 검토는 후보물질 탐색이 끝나고 비임상에 진입하거나 일정수준의 비임상 결과가축적되었을 때 이루어진다. 특히 많은 신약 후보 물질이 독성 문제로 개발과정이 중단되므로 세포주와 동물을 이용한 독성시험 결과가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비임상 단계에서 동물을 이용한 효능검증 부분도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한 효능실험을 대행해주는 많은 CRO들이 있으며, 질병에 따라서는 질환 동물 모델을 만들기가 매우 어려워 질환 동물모델의 보유 여부가 투자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항암제 검증용 질환 동물 모델의 경우 인간의 암세포를 쥐에 이식하여 증식시킨 이후 항암제의 효능을 탐색 하게 되는데 최근 교모세포종(Glioblastomas, GBM) 치료용 항암제 개발의 경우 암세포를 쥐의 뇌에 이식하여 질환 동물을 만듦으로써 몸통에 이식하여 만든 질환동물모델 대비 신뢰도를 높인 결과를 보았다. 교모세포종은 뇌의 교세포에서 발생한 종양 중 조직학적으로 핵의 비정형성, 유사분열상, 혈관내피세포의 증식, 괴사가 관찰되는 악성도가 가장 높은 종양이다.

비임상 시험과정을 진행하면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후보물질의 투자 실패 가능성도 상당히 낮아지고 회사의 가치도 후보물질 탐색단계에 비해 많이 상승하게 되지만 아직 임상에 진입한 것에 비해서는 싼 가격에 투자할 수 있으므로 많은 투자가 비임상 단계에서 진행된다.

개발자들은 비임상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임상시험 개시를 요청하게 되며 이 과정을 IND (Investigational New Drug)라고 한다. FDA에서는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처방하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소에 대한 검토 이후 추가 시험을 요청하거나 임상 시험을 승인하게 되며 이후 임상 과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3단계 임상 시험

임상시험은 총 3단계로 나누어진다. 임상1상은 약물의 안전성을 확인하는데 중점을 둔다. 2상은 후보물질이 체내에서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적절한 용량은 얼마인지 등에 대한 유효성 확인에 중점을 둔다. 3상은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효과를 최종적으로 평가한다

◇임상1상 시험= 후보 물질의 비임상 시험에 의해 얻은 독성, 약물 동력학 및 약리 작용 결과를 토대로 비교적 한정된(20~80명) 인원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체내 동태(pharmacokinetics), 체내 약리 작용, 부작용 및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투여량 범위 등을 결정하는 등 후보 물질의 안전성 확인에 중점을 두고 실시한다.

◇임상2상 시험= 후보 물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한 단계이다. 약리 효과의 확인, 적정용량, 용법을 결정하기 위한 초기 pilot study와 후기의 pivotal 시험단계로 흔히 나뉘어져 2a와 2b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통 환자수는 100~200명 수준이지만 적용증에 따라 훨씬 많은 환자수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임상3상 시험=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대상 질환에 대한 유효성 추가 정보 또는 확고한 증거 수집을 위해 행해진다. 시험 종류에 따라 다국적, 다기관 연구가 흔히 진행되며 대상 환자수는 약물의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주로 낮은 빈도로 나타나는 중요 부작용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숫자를 기준으로 진행한다.

◇임상4상 시험(시판 후 임상)= 약물의 시판 허가 이후 진행되는 임상4상 시험은 약물의 부작용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한 시판 후 안전성조사(PMS, Post marketing Surveillance)와 임상3상에서 얻은 자료의 보완을 위한 추가 연구, 새로운 적응증 탐색 등의 임상 연구가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신약의 시판 허가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므로 허가당국은 시판 허가 시 향후 추가 임상시험을 통한 다양한 정보 수집을 요구한다.

임상단계에 진입한 기업에 대한 투자의 경우 먼저 임상 성공확률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된다. 비임상 시험의 안전성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1상 통과 여부를 판단하고 질환 동물모델의 적합성을 따져 유효성을 판단하는 것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진행하려고 하는 임상디자인을 검증하고 현재 검토하는 투자규모로 임상을 끝낼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항암제의 경우 임상시험 디자인은 먼저 단독치료요법 또는 병용 요법 combination therapy으로 임상을 할 것인가, 1차치료제 first line treatment 로 사용 할 것인지 등의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임상 디자인과 투자규모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C사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회사의 사업전략은 유럽에서 임상 2a를 마치고 대형 제약사에 기술판매를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투자자는 임상2a 자금 200억원가량을 투자하고 임상을 진행하였고 임상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퇴행성 관절염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투약기간이 매우 길다, 평생 먹는다고 보면 된다. 만성질환 치료제의 경우 대부분 부작용 발생 여부가 신약 판매 허가에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인데 마침 시판되던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들이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었다. FDA는 이에 따라 임상3상에서 부작용 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임상3상 환자수를 거의 1만명 가까이 늘리라고 권고하였고 대형제약사에는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고 임상3상을 시작하기 위한 추가적인 안전성 결과를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회사는 임상2b를 진행할 자금이 없었다. 만약 투자자가 위의 시장상황을 잘 판단하고 있었다면 아마 투자규모를 더 늘리거나 또는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물론 이후 C사는 위의 관절염 치료제의 국내 임상3상을 무사히 마치고 신약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판매 중에 있다. 향후 회사는 국내 임상4상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기술 판매를 다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임상의 목표와 이에 따른 임상 디자인을 투자의사 결정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마지막으로 국내 신약개발 기업은 상장 기업일지라도 아직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초기 기업이다. 신약개발 기업의 경우 증권시장 상장은 신약개발을 위한 또 하나의 자금조달 수단이며, 국내 신약개발 기업들이 신약 발매라는 목적지에 많이 도착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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