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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게놈이야기]ASHG서 만난 '우시 넥스트코드'

입력 2017-11-09 14:22 수정 2017-11-09 14:22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

유전체·인공지능 무장한 '우시 넥스트코드'가 여는 미래..'유전체 데이터로 암환자 생존률 예측' 등 도전적 시도..중국 시장·자본 통해 강력한 유전체 DB 플랫폼 구축해 성장 가능성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우시 넥스트코드(WuXi NextCODE)는 현재 행보가 가장 주목받는 유전체 분석회사이다. 최근 많은 자금이 유전체 관련 회사들에 쏟아지는 가운데 우시 넥스트코드는 올해 3분기에만 약 18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해 같은 시기에 투자를 진행한 70여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중 단연코 최고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올해 투자회사인 세콰이어의 주도하에 시리즈 B 투자로 모은 총액은 2700억원이다. 현재 이 회사에 투자된 전체 금액은 약 3200억 원 정도이며 기업가치는 약 1조 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렇듯 대단한 소개와 달리, 실제로 이 회사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생소할 것이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우시 넥스트코드는 2013년 아이슬란드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에서 분사(spin off) 했다. 2015년 약 720억원에 우시 앱택(WuXi AppTec, 매출 1조, 1만 4000명 직원)에 인수되었다. 현재는 우시 앱택 소유의 상하이 유전체 시퀀싱 센터와 합병해 미국 케임브리지, 중국 상하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Reykjavki) 세 나라에 지사를 둔 독립형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직원은 약 350명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유전체 회사이다.

이 회사에 대해서 궁금하던 차 마침 지난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 인간 유전학회(ASHG)에서 3일간의 우시 넥스트코드 기업 세미나가 개최돼 이 기업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우시 넥스트코드는 두 개의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 B2B(글로벌 연구자, 제약사, 병원 대상)와 B2C(중국 소비자 대상)를 가지고 있다. 이번 시리즈 B 투자로 유치한 2700억 원의 대부분은 이 두 모델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고, 플랫폼에 더 많은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하고, 중국 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그리고 후반부에 이야기하겠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B2B사업 부문부터 소개하면 현재 모기업인 우시 앱택의 CRO 회사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다양한 제약사와 병원들을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임상 유전체 시퀀싱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임상 검체를 다루는 것에 차별화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전 모기업이었던 디코드 제네틱스가 보유한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와 유전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엄청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디코드 제네틱스의 창업자인 카리 스테판슨(Kári Stefánsson)은 20년 동안 아이슬란드 전 국민을 대상(40만 명)으로 쌓은 유전학 자료를 기반으로 대규모 인구집단 분석에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휴먼 지놈 프로젝트에 디코드 제네틱스의 고해상도 유전체 재조합 지도를 제공함으로써 91%의 정확도 밖에 확보하지 못했던 휴먼 지놈 프로젝트의 어셈블리된 인간 유전체 지도를 99%까지 정확도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차세대 유전체 해독(NGS) 기술을 이용해 아이슬란드 5만 명과 외국인 10만 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이미 확보하기도 했다.

덧붙이자면 카리 스테판슨은 최근 12년간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출판된 논문의 약 5% 이상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엄청난 연구경험과 기술, 노하우들이 고스란히 우시 넥스트코드에 전달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시 앱택의 정도관리 기술과 디코드 제네틱스 유전체 분석 기술 및 데이터베이스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임상 유전체 분야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가장 성장하는 유전체 분석 회사가 될 것이 분명한 듯하다.

이를 증명하듯, 우시 넥스트코드 기업 설명회에는 300여 명의 연구자과 파트너들이 참석하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공유하였으며 지금부터 보고 느낀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달 열린 미국 인간 유전학회(ASHG)의 '우시 넥스트코드 기업 세미나' 세션.

우시 넥스트코드는 이미 60만 명 정도 되는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향후 2020년까지 200만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가 유전체 프로젝트, 임상진단, 타깃 발굴, 임상시험 등을 통해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그 일환으로 이미 영국(지놈 잉글랜드), 아일랜드, 카타르, 싱가포르 그리고 아이슬란드 등의 국가 유전체 프로젝트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또 우시 앱택의 고객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회사, 미국과 중국 내 병원 및 연구소와 함께 파트너십으로 공동연구와 비즈니스를 진행 중에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회사가 대부분 중국 자본에 의해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국가에 제한되어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매우 독립적이고 글로벌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우시 넥스트코드 기업 설명회 3일 동안 단 한 명의 중국인 관리자가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완벽히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회사임을 알 수 있었다.

본론으로 돌아가, 이날 발표에서 그들은 지금까지 꾸준히 유전체 데이터를 모으고 있고 2020년까지 200만 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체 빅데이터를 구축하여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레퍼런스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다양한 타입의 유전체 데이터, 표현형, 오믹스 데이터, 다양한 생물학적 표현형 및 의학적 소견을 수집, 저장, 관리 그리고 통합함으로써 앞으로 매우 도전적인 임상 유전체적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우시 넥스트코드 인공지능 기술 팀의 수장인 톰 키텐든(Tom Chittenden)은 이러한 계획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툴로써 딥코드(DeepCODE)라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을 소개했다

그들은 TCGA 데이터 셋과 같은 공개된 데이터셋을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훈련하고 만들어진 게놈 프로파일링 결과와 임상 정보를 이용해 특정 암환자에게 치료 예후가 좋을 만한 치료약을 추천하거나 유전체와 복잡한 분자 신호 전달 네트워크 사이의 관련성을 이해하는, 지금까지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한 분야에 도전하고 위대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한 예로, 우시 넥스트코드는 개발한 딥코드 툴을 이용해 6가지 마우스 PDX 모델을 적용하여 환자 유래 암 종을 구분하는데 유용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NCI에서 제공하는 TCGA 22종의 암 타입과 8200개의 암환자 검체의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하여 테스트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98% 정확도를 보였고 암의 서브타입을 구별하는데 유방암에서는 96% 폐암에서는 99%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한다. 또한 다양한 오믹스 바이오마커(체세포 변이, 구조적 변이, 전사체, 마이크로 RNA, 메틸레이션) 데이터를 적용한 경우는 전체적으로 99.6%의 정확도로 TCGA 22개 암 종을 구분해 냈다고 발표하였다.

더욱더 놀랐던 점은, 지금은 정확도가 다소 낮지만 유전체 데이터만 가지고도 환자 생존율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는 것이다. 정밀 의학과 인공지능이 만나는 초기 접점으로 암 연구가 가장 적합할 것이라는 공감이 형성되어 시도하는 회사들은 많이 있지만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유전체 회사는 우시 넥스트코드가 처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B2C의 경우는 유전체 서비스를 활성화하려는 중국정부의 정책의 일환으로 유전체 검사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 중국 내에서 DTC(고객 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는 데다 이번 시리즈 B 투자금의 대부분이 중국 내 DTC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더 많은 제품의 개발과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에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중국 소비자 기반 유전체 서비스의 성장에 이용되어 더 강력한 고객(개인) 유전체 서비스 경험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미 우시 넥스트코드는 23엔드미(23andMe)의 유전자 질병 예측 서비스, 칼라 지노믹스(Color Genomics)의 유전성 질환 예측 서비스, 그리고 헤릭스(Helix)의 다양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중국 내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제품 구매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러한 강점은 전 세계 어떤 유전체 기업도 확보할 수 없는 중국에 기반을 둔 회사만이 갖출 수 있는 경쟁력으로 보인다. 우시 넥스트코드가 중국 내 유전자 검사 규제 완화의 이점과 든든한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집적된 우수한 유전체 분석 기술과 미래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실제 환자 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 검사 서비스를 현재의 수십만에서 다가올 가까운 미래에는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수행하고 경험한다면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진 가장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 https://techcrunch.com/2017/09/07/wuxi-nextcode-aims-for-the-genomics-database-gold-standard-with-new-240-million/?platform=hootsuite

- https://thenordicnumbers.thenordicweb.com/companies/nextcode_health

- https://www.wuxinextcode.com/ashg/

-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70622020020194

- http://mercomcapital.com/healthcare-it-digital-health-companies-raise-$5.5-billion-in-vc-funding-in-first-nine-months-of-2017-more-than-all-of-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