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남궁석의 신약연구史]최초의 표적 항암제 'Gleevec'

입력 2017-11-14 15:09 수정 2019-08-23 12:11

남궁석 충북대 교수

이 기사는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BioS+' 기사입니다.
암의 원인을 찾는 여정④브라이언 드러커, 시바-가이기社, 전임상에서의 난관들을 거쳐 탄생한 '기적의 약'

지난 3회의 연재 동안 CML의 분자적 기전이 어떻게 밝혀지기까지의 기초 연구를 다루었다. 이제서야 본 연재 제목인 ‘신약연구사’ 의 본론에 해당하는 '약물’ 의 정체가 등장하게 된다. 물론 이 전의 연재와 마찬가지로 바로 해당 약물의 개발 과정에 들어가기보다는 약간의 배경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

단백질 인산화 효소를 저해하는 물질을 찾아서

1980년대 중반에 들어서자, 단백질 인산화가 인간과 같은 고등생물에서 매우 다양하면서 중요한 ‘신호의 전달’ 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확립되었다. 이전 회에서 설명한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Tyrosine Protein Kinase)의 경우 암 유전자(Oncogene)과 관련하여 처음 발견되었다면, 단백질의 세린 혹은 쓰레오닌 잔기를 인산화시키는 세린/쓰레오닌 인산화 효소(Serine/Threonine)는 다양한 생리적 현상의 기전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주로 알려졌다. 어찌되었든 1980년대 중반까지 인간과 같은 고등생물에는 수백 종류의 다른 단백질 인산화 효소가 존재한다는 것이 확립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단백질 인산화 효소는 약물의 타겟으로 이용될 수 있을까? 이전 회에서 설명한 것처럼 Src과 같은 바이러스 유래의 암 유전자나 BCR-ABL과 같이 ‘브레이크가 풀린’ 단백질 인산화효소의 ‘폭주’가 암을 유발한다는 것이 규명된 이후, 단백질 인산화효소에 ‘다시 브레이크를 걸어 주는 것’으로써 암을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단백질 인산화 효소는 수백 종류에 달하지만, 여기서 단백질 인산화를 담당하는 키나아제 도메인 (Kinase Domain)은 대개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이다. 즉, 대개 비슷비슷하게 생기고, 화학적으로는 동일한 역할 (세린/쓰레오닌, 혹은 타이로신에 ATP의 인산을 전달해 주는)을 하는 ‘동일한 효소’ 중 암을 유발하는 데 관여하는 것만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가능할까? 단백질 인산화 효소를 타겟으로 하는 저해제 (inhibitor)는 다른 단백질 인산화 효소 역시 저해할 것이고, 세포에 수백 가지의 다양한 단백질 인산화 효소가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들은 독성을 나타낼 것이므로 단백질 인산화 효소를 타겟으로 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결국 시도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법이다. 1980년대 초에 이르러 단백질 인산화 효소의 저해제를 찾아보려고 시도하는 연구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BioS+'는 독자들에게 가치(value)있는 기사를 제공합니다.
추가내용은 유료회원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시면 로그인 해주시고, 회원가입을 원하시면 클릭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