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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기의 투자노트]디지털 헬스케어 투자포인트

입력 2017-11-15 11:41 수정 2017-11-15 11:41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

매출 발생형태 따라 고려해야할 사업 핵심포인트.."보수적 의료시장 회피모델 찾는다면 막대한 가치 창출"

1987년 7월 11일 세계인구가 50억명을 넘은 이후 2015년 세계인구는 73억2000만명이며 2030년에는 84억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 65세 이상 비중은 2015년 8.2%에서 2060년 17.6%로 증가할 것이며 같은기간 한국의 65세 이상 비중은 13.1%에서 2060년 40.1% 로 증가할 전망이다(통계청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 2015).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 의료비 지출은 건강보험 재정의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당뇨, 고혈압, 암, 심장질환, 치매 등) 환자수의 증가에 따라 환자 및 보험사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의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의료/복지 비용은 전체 국가 재정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이 발생한 고령자의 의료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노력과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하며 이에 따라 미래의 헬스케어 산업의 구성은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이 치료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예측, 진단, 예후관찰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예측 및 예후 관찰과 관련된 사업 영역은 의료기기, 진단기기, 의약품 등의 다양한 연관 분야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기술과 IT기술의 융합을 통해 질환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개인의 생체정보를 수집하는 기기, 기기로부터 수집한 개인 건강 정보를 관리하는 어플리케이션 과 이를 통한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생체정보를 수집하는 기기와 어플리케이션 개발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일일이 예를 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어 이번에는 기기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사업모델에 대해 주로 얘기하려고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와 관련하여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초기 성장을 이끌 사업영역은 '노령 만성질환 환자 대상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치매 등의 만성질환과 관련된 분야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 향상, 의료비용 절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영역 및 신제품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필자가 투자했던 자동의약품 포장기의 예를 들어보자. 자동 의약품 포장기는 병원의 처방정보를 인식하여 자동으로 약을 포장하는 장비로 주요 고객은 인건비 절감을 원하는 병원과 대형 약국 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자동의약품 포장기는 미국 장기요양 병원 등의 요양기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요양기관은 미국 병원 운영 회사의 주요한 사업영역으로 만성질환자의 증가에 따라 정기적인 검진 및 처방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 방안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일부 영역의 원격진료가 허용되어 있어 요양병원의 정기 검진은 현재 개발된 진단장비를 이용한 원격 검진을 통해 비용절감이 가능했으나 처방약의 경우는 약국이 있어야만 했다. 결국 자동의약품 포장기 도입에 따라 원격진료, 처방전 발행 및 자동약포장 과정을 통해 요양기관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영리병원이 허용되고 다수의 의료보험이 경쟁하는 미국 시장의 경우 병원 및 의료보험, 정부의 의료재정에 도움이 되는 사업 형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해서는 적용기술, 적용분야, 진료과목 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을 분류할 수 있겠으나 여기에서는 사업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매출 발생 형태에 따라 구분하고자 한다. 매출발생 형태에 따른 분류는 회사가 개발하는 제품의 마케팅 및 영업 대상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투자 판단을 쉽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개발자들도 개발하려고 하는 제품의 사업모델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출발생 형태에 따라 △의료보험 청구 △직접판매 △광고 △수수료의 4가지 형태로 나누어서 얘기하고자 한다.

보험청구를 목표로 개발하는 제품은 의료기기 분류 기준에 따라 의료기기 등급(우리나라는 4가지 등급이 있다)에 맞는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허가를 받을 필요가 있으며 판매허가 및 보험수가 책정 이후 병원 처방에 따른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임상실험 통과를 위한 명확한 치료 효과를 증명하여야 하며 임상기간이 길어지면 개발 비용 증가에 따른 사업성 검토가 필요하게 된다. 임상을 통한 치료효과 검증을 통해 향후 시장 점유율 제고에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보수적인 의료계에서 새로운 치료법 또는 새로운 기기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최근 들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진단 분야에서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하고 있고 진단기능의 기술력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회사들이 국내에도 많이 탄생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은 암진단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나 기업들의 시장 진입 초기단계에서는 새로운 진단방법이 의료보험 재정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적인 결과가 필요하다고 보며 임상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사업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개발사들도 이와 같은 가능성을 고려하여 다음에서 언급할 개인들에게 직접 판매가 가능한 추가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있다.

직접판매는 말 그대로 개인들에게 개발 제품을 직접 판매하며 비용을 개인이 전액 부담하는 사업이다. 의료보험사가 개입하지 않으므로 의료보험수가 책정을 위한 과정이 필요 없고 임상과정도 단순화되어 단기간에 매출이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의료 시장은 항상 규제 기관의 감시하에 있으며 사회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항상 새로운 규제에 노출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국내에서도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한 회사들이 많았는데 초기에는 유전자 분석에 대한 규제가 없는 시장이 유지되다 시장 규모가 커진다고 규제기관에서 판단하였을 때 분석 종류 및 서비스 형태에 대한 규제가 실시된 경우가 있었다. 결국 투자 판단은 제품 과 서비스의 시장 성장성에 대한 고민과 함께 혹시나 나타날 수 있는 돌발규제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사업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며 앞에서 언급한 인공 지능을 활용한 영상 진단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우리 아이 키는 얼마나 클까? 나는 암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될까? 등)의 프리미엄 서비스 개발을 통한 직접판매 사업모델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광고 매출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의 경우, 대부분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에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형태로 개발되며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끄는 집닥, 똑닥 등의 병원관련 어플리케이션 과 같이 병원 소개, 예약 및 질병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방문 고객 기반의 광고 매출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광고 매출을 위해서는 방문자들에게 매력적인 컨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에 따른 헬스케어 관련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에 본사를 두 Noom의 경우는 광고 매출과 보험청구의 두가지 사업모델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먼저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많은 개인 고객들의 방문을 통해 어플리케이션의 광고 매출을 늘릴 수 있으며 고객들은 어플리케이션 상에 개인 기록 및 다이어트와 관련된 데이터를 생성하게 된다. Noom은 고객들이 생성하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유효성을 증명할 수 있으며 현재 미국 정부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비만퇴치를 위한 정부사업에 진출하여 지방정부 및 의료보험 회사와의 계약을 통한 voucher 사업에 진출하였다. 결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광고 기반 또는 정부사업 등의 명확한 사업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수수료 기반의 사업모델은 대부분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광고기반 사업 모델과는 달리 명확하게 수수료를 공유할 의지가 있는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병원과 관련된 수수료 발생 요인은, 병원비 결제와 관련된 카드사 수수료, 보험료 청구 및 지불과 관련된 보험 수수료, 약국 처방전 발급과 관련된 처방전 수수료 등의 다양한 영역이 있다. 현재 몇 개의 기업이 진료와 관련된 병원 예약, 방문, 병원 내에서의 진료과정, 진료후 보험청구, 처방전 발행 및 약국 방문 등의 분야에서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 과정을 안내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사업의 성패는 사업의 파트너와의 관계를 정립하고 비용구조를 개선하며 규제를 위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의 입장에서는 병원 방문후 발생하는 다양한 비용 발생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병원 방문 고객의 서비스 개선이 이루어 진다면 새로운 사업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소비자의 보험 청구를 쉽게하며 질병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사업은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수수료 기반의 사업은 새로운 사업자가 수수료를 일부 공유하게 되지만 수수료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수수료 규모가 늘어나지 않거나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더라도 비용 절감 효과가 더 커짐으로써 수익 구조가 더 양호해지는 구조가 필요하며 투자자들은 계약 당사자간의 수익구조를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성장의 기반은 인구 증가, 인구의 고령화라고 할 수 있으며 의료비용의 증가를 막기위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의 출현과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목표 시장은 선진국 의료시장만이 아니며 의료기술이 정착되지 않은 미성숙 시장에서도 투자를 최소화 하는데 필요한 핵심 산업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보수적인 의료시장의 규제를 회피하는 전략과 강력한 사업모델을 찾는다면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