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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론바이오 "수초 내 박테리아 죽이는 내성無 항생제 개발"

입력 2017-11-16 08:25 수정 2017-11-25 21:54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전수연 연구소장, 3가지 글로벌 선도적 항생제 후보물질 소개

인트론바이오 테크놀로지가 현재 임상 개발 중인 3개의 항생제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기존의 항생제와는 다른 새로운 기전을 통해 박테리아를 사멸함으로써 고질적인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하면서도 높은 특이성을 가진 물질로 WHO로부터 새로운 분류의 신약으로 인정받았다.

▲전수연 인트론바이오 테크놀로지 생명공학연구소장.

전수연 인트론바이오 연구소장은 지난 15일 한국바이오협회와 미래에셋대우 공동주최로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대우 사옥에서 열린 '바이오신약 투자포럼'에서 "우리가 개발한 항생제는 기존의 것과는 전혀 다른 기전으로 작용한다. 세계 최초 신약이다 보니 WHO(국제보건기구)로부터 심사를 통해 새로운 의약품 카테고리로 인정받아 -bacase라는 어미도 제정됐다. 인트론바이오는 글로벌 선도적인 항생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소장은 이날 그람양성균 대응 신약 파이프라인 'SAL-200'과 그람음성균 신약 파이프라인 가운데 단백질 신약 'itLysin'과 저분자 신약 'Axakacin'을 소개했다.

기존의 항생제는 박테리아의 DNA, RNA 합성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해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하는 반면, 인트론바이오는 박테리아를 감염해서 사멸시키는 천적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rge)에서 유래한 엔도라이신(Endolysin)에 주목했다. 엔도라이신은 박테리아의 세포벽 가운데 펩티도-글라이칸 층(Peptido-Glycan layer)을 가수분해로 파괴함으로써 세균을 죽인다. 전 연구소장은 "엔도라이신의 경우도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우수한 것을 골라 생명공학적인 방법으로 개발, 의약품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펩티도-글라이칸 층은 정상적인 체내 세포에는 존재하지 않고 세균에만 존재하는 특이적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타깃으로 하면 세포 손상이 발생하지 않고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람양성균 가운데 체내에서 심각한 질병을 유도하는 것은 6개의 종 정도로 추려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다. 항생제에 내성을 가져 처치가 곤란한 슈퍼박테리아 역시 황색포도상구균이 많다. 인트론바이오의 'SAL-200'은 황색포도상구균에 특히 잘 적용되는 치료물질이다. 연구진은 실제로 배지에서 균을 배양한 뒤 SAL-200을 처리하고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결과, 약물 처리 후 수 초 만에 세균이 터지면서 죽음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의 항생제와 성능을 비교하기 위한 실험에서도 일정 시간 동안 균을 사멸하는 효과가 더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

전 연구소장은 "SAL-200은 GLP 독성 검사를 마치고 36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 증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혈중 약물농도 역시 적절한 시간 동안 원하는 농도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실제 황색포도상구균 감염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을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두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람음성균에 대응하는 이트리신(itLysin)과 악사카신(Axakacin)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인트론바이오는 슈도모나스균(Pseudomonas), 대장균(E.coli) 등에 잘 작용하는 엔도라이신 기반 신약개발을 목표로 연구, 개발에 착수해 유해균에 전반적으로 작용하는 5종의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전 연구소장은 "그람음성균의 경우 LPS(Lipopolysaccharide) 층이 존재하는데, 약물의 접근에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우리는 LPS 층을 잘 통과해서 타깃인 펩티도-글라이칸 층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이트리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좋은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트론바이오가 개발한 저분자 항생제 신약 악사카신(Axakacin)의 경우, 기존에 사용되는 아미카신(Amikacin)의 내성 발생 단점을 극복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전 연구소장은 "아미카신이 가진 아민기(-NH2)가 효소에 의해 파괴되면서 약효를 잃게 되는데, 악사카신은 아민기를 하이드록시기(-OH)로 치환했기 때문에 약효가 지속되고 내성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카신, 젠타마이신(Gentamicin) 등과 MIC(세균 번식을 저해하는 농도를 측정한 지수)를 비교했을 때, 악사카신이 30배 가량 향상된 효과를 보이는 결과를 얻었다. 회사 측은 현재 산업용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 유효성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전 연구소장은 인트론바이오의 항생제 신약에 대해 "항생제 내성은 전세계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인데, 우리의 신약은 기존 방식과 다른 기전을 가짐으로써 내성 발생과 상관없이 타깃 세균에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