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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표적 유전자 'DDIAS' 세포사멸 억제 기전 규명

입력 2017-12-21 10:04 수정 2017-12-21 10:04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원미선 생명공학연구원 박사팀 연구..TRAIL 암 치료제 내성 극복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이 신규 폐암 치료 표적인 유전자 'DDIAS'의 세포사멸 억제 기전을 규명했다. DDIAS는 DNA 손상-유도 세포사멸 억제 유전자로 폐암과 간암에서 발현이 증가돼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유전체맞춤연구단 원미선 박사팀의 이 같은 연구결과가 최근 Oncogene지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바이오의료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발생 또는 다양한 스트레스의 상황에서 세포가 스스로 죽는 현상을 세포사멸(Apoptosis)이라 한다. 세포사멸은 정상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되는 것을 막는다.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암세포는 세포사멸에 저항하며 끊임없이 증식한다.

세포사멸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활성화되는데 크게 세포 외부에 존재하는 인자(ligand)로부터 시작되는 외인성 세포사멸(extrinsic apoptosis)과 세포 내부의 요인으로 시작되는 내인성 세포사멸(intrinsic apoptosis)으로 분류된다.

DDIAS를 암치료표적 유전자로 발굴해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해 온 연구팀은 DDIAS가 외인성 세포사멸을 억제하는 기능을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외인성 세포사멸 기전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DDIAS의 양이 감소하면 정상세포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암세포는 세포사멸 경로를 통해 죽는 현상을 발견했다.

외인성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수용체 결합 인자(TNFα, TRAIL, FasL)가 수용체 (TNFR, DR4, Fas 등)에 결합하면 수용체 연결 단백질인 FADD(Fas-associated protein with death domain)와 카스파제-8 (procaspase-8)가 함께 결합해 세포사멸 유도 신호 복합체 (death-inducing signaling complex, DISC)체가 형성되고 카스파제-8의 활성화를 통해 세포사멸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DDIAS가 FADD와 결합해 DISC가 형성되지 못하게 막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DDIAS가 세포사멸의 핵심 단백질인 카스파제-8의 분해를 촉진시키는 기능도 가지고 있어 암세포의 세포사멸을 막는 이중 장치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TRAIL(Tumor necrosis factor-related apoptosis-inducing ligand)에 대한 내성 극복의 방안으로 DDIAS 기능 억제를 제시했다. TRAIL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 죽음수용체(death receptor 또는 TRAIL 수용체)에 결합해 외인성 세포사멸을 활성화시킨다.

연구팀은 TRAIL과 DDIAS 저해제를 동시에 처리하면 폐암과 간암세포가 효과적으로 죽는 것을 관찰했다. 이것은 DDIAS의 기능을 억제하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카스파제-8의 양이 증가될 뿐 아니라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DISC 형성이 촉진돼 TRAIL에 의한 외인성 세포사멸이 활성화 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TRAIL을 암 치료제로 임상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TRAIL에 대한 내성 극복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이 연구 결과로 DDIAS가 TRAIL에 의해 유도되는 세포사멸을 막음으로써 TRAIL 내성이 생기게 됐음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원미선 박사는 “DDIAS가 외인성 세포사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근거를 보여준 이번 연구성과는 학문적으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암치료 타겟으로서 DDIAS의 가치를 검증한 것"이라면서 "TRAIL 치료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DDIAS 억제제의 활용 뿐 아니라 DDIAS를 표적으로 하는 암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