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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낸 ‘한미-사노피 당뇨신약 개발 로드맵’

입력 2018-01-11 14:31 수정 2018-01-11 14:36

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JPM 2018] 한미, 사노피 개발 보류 '지속형인슐린콤보' 상반기 1상 진입..사노피, 작년 말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 착수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신약 개발 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말 사노피가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린 당뇨약 ‘에페글레아타이드’의 임상3상시험을 시작한데 이어 한미약품의 ‘선 책임 개발’로 변경된 ‘지속형인슐린콤보’는 사노피 기술 재이전을 목표로 올해 1분기에 임상1상시험에 돌입한다.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권리가 반환된 지속형인슐린을 2개의 버전으로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6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사노피와 공동개발 예정인 ‘지속형인슐린콤보’(LAPSInsulin Combo)의 개발 계획을 소개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올해 상반기 중 지속형인슐린콤보의 글로벌 임상1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속형인슐린콤보는 한미약품이 자체개발한 GLP-1 계열 지속형 당뇨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지속형인슐린을 결합한 복합제다. 2015년 사노피에 기술이전됐지만 1년 후 수정 계약을 통해 한미약품의 책임 개발 이후 사노피가 인수하기로 계약 내용이 수정된 제품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총 39억 유로(약 4조9000억원) 규모의 퀀텀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지속형인슐린콤보)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금은 4억 유로(약 5000억원)로 국내 제약산업 역사상 최대규모의 계약이다. 3종의 제품 모두 한미약품의 자체 개발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으며 한미약품은 3종의 당뇨신약을 ‘퀀텀프로젝트’로 명명했다.

그러나 2016년 12월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계약 내용을 일부 변경하는 수정 계약을 맺었다. 사노피는 3종의 기술이전 제품 중 지속형인슐린 개발을 중단하고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글로벌 개발 비용의 25%를 부담키로 했다. 지속형인슐린콤보는 일정 기간 한미약품의 책임으로 개발한 이후 사노피가 인수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른바 ‘조건부 기술이전’인 셈이다.

당시 사노피와의 수정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계약금 4억 유로 중 절반에 가까운 1억9600만유로를 반환했다. 기술이전 약물의 마일스톤도 7억8000만유로 축소되면서 전체 계약 규모는 39억유로에서 28억2400만유로로 줄었다.

수정 계약 체결 이후 1년 가량 지난 지난해 말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시험에 착수했다. 사노피는 지난해 12월 400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에페글레나티이드를 주 1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등록하고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지속형인슐린콤보의 임상1상시험 착수 계획이 발표되면서 사노피 기술이전이 유효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지속형인슐린콤보의 개발 계획이 윤곽을 드러낸 셈이다.

지속형인슐린콤보는 구성 성분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채롭다.

당초 한미약품이 기술이전한 지속형인슐린콤보의 경우 구성 성분 중 지속형인슐린은 인슐린 유사체가 주 성분이다. 인슐린 유사체는 사람인슐린의 아미노산 배열을 일부 변경해 만든 인슐린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인슐린 유사체를 기반으로 한 지속형인슐린의 임상1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사람 인슐린을 기반으로 한 또 다른 지속형인슐린 ‘HM12460A'의 임상1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이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R&D파이프라인에 지속형인슐린이 2개(HM12470, HM12460A) 포함된 이유다.

▲한미약품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R&D 파이프라인

한미약품은 지속형인슐린 2개의 임상 진행 과정을 지켜본 후 에페글레나타이드와 함께 지속형인슐린콤보를 구성하는 조합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속형인슐린콤보가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진입하면 사노피의 재인수 가능성도 높아진다.

현재로서는 지속형인슐린콤보의 임상1상 도중에 사노피에 인수되거나 임상1상시험 완료 이후 인수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물론 임상2상시험 이후 기술이 이전되거나 임상시험 경과에 따라 사노피가 지속형인슐린콤보의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속형인슐린의 임상시험은 복합제의 구성 성분을 결정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조만간 지속형인슐린콤보의 구성 성분을 확정할 계획이며, 임상시험 시작 이후 큰 문제가 없으면 사노피에 다시 인수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