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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바이오버라티브 116억弗 인수..희귀질환 강화
입력 2018-01-23 12:54 수정 2018-01-23 13:07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사노피가 바이오젠에서 분사한 기업인 바이오버라티브(Bioverativ)를 인수해 혈우병 및 희귀혈액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사노피는 지난 22일 바이오버라티브를 주당 105달러, 총 116억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된 한 주당 현금 105달러는 발표 직전인 지난 19일 바이오버라티브의 보통주 마감가격에 64%의 프리미엄을 더한 금액이다.
사노피는 지난 2011년 젠자임(Genzyme)을 201억 달러의 큰 규모로 인수하면서 희귀 의약품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사노피는 지난 2년간 항암제 개발사 메디에이션(Mediation),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개발사 악텔리온(Actelion)과 인수협상을 진행하다 중도에 무산돼 큰 규모의 거래는 7년 만이다.
사노피의 주력 제품인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가 경쟁제품과 제네릭에 의해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점유율이 급감하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는 업계의 평가도 있다.
그렇다면 사노피가 7년만에 큰 규모의 거래를 감행한 바이오버라티브는 어떤 회사일까? 바이오버라티브는 지난해 바이오젠에서 분사한 이후 혈우병 치료제 ‘엘록테이트(Eloctate)’와 ‘알프로릭스(Alprolix)’를 발매하면서 시장의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A형 혈우병 치료제인 ‘엘록테이트‘와 B형 혈우병 치료제 ‘알프로릭스’는 Fc 융합 단백질을 붙여 반감기가 긴 재조합 8번, 9번 혈액응고인자다. 두 약물은 각각 투여기간이 3~5일, 14일에 1회로 약효가 장기간 지속되고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장점을 가져 시장에서 기대 받고 있다. 현재 두 약품은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의 시장에서 발매되고 있으며 향후 진출 시장을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EU와 기타 일부국가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바이오버라티브가 보유하고 있는 이러한 혈우병 임상지식과 마켓팅 플랫폼을 이용해 사노피 측은 혈우병 치료를 위한 RNAi 신약 후보물질 ‘피투시란(fitusiran)‘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투시란은 지난 8일 사노피가 미국 제약사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협력키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마켓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파이프라인이다.
혈우병 치료제 외에도 바이오버라티브는 희귀혈액질환 신약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True North Therapeutics를 8억5500만 달러에 인수해 기존에 치료제가 없는 희귀만성 용혈성 빈혈질환인 한랭응집소증(cold agglutinin disease, CAgD)을 위한 신약 파이프라인 ‘BIVV009'을 확충했다. BIVV009는 면역체계의 전형적인 보체 경로(complement pathway)에 있는 C1-복합체 내 세린 프로테아제(Serine protease)인 C1s을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다. 면역감시(immune surveillance)와 다른 기타 기능을 나타내는 렉틴(lectin) 보체경로의 활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CAgD의 핵심 발병기전인 전형적인 보체 경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현재 임상 후기단계다.
또한 바이오버라티브는 1세대 유전자가위 ZFN 기술을 보유한 상가모 테라퓨틱스와의 협력을 통해 겸상적혈구질환(sickle cell disease) 및 베타지중해혈소판(beta thalassaemia) 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도 개발하고 있다.
이번 인수의 의미로 올리비에 브랑디쿠르(Olivier Brandicourt) 대표는 “혈우병 시장의 선도주자로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버라티브를 인수를 통해 사노피의 ‘2020년 로드맵’에 따라 파이프라인을 재구성하고 희귀질환 분야에서 선두주자의 위치를 탄탄하게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존 콕스(John Cox) 바이오버라티브 대표는 “우리는 혈우병 및 희귀혈액질환 환자들을 위해 그동안 유의미한 진보를 견인해왔다. 지난해 성취한 일들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