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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터 액셀러레이터까지" 뜨거운 마이크로바이옴

입력 2018-02-05 09:36 수정 2018-02-06 13:01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장바이오학회 1회 워크숍 성황..정상설 회장 "기초-임상 교류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꽃 피운다"

"예상보다 너무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참석해 놀랐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이렇게 뜨겁네요."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장바이오학회(Gut Bio Society) 1회 워크숍 행사장은 참석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200여석 강연장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보조의자 놓을 곳을 찾기조차 어려웠다. 주최측 관계자는 "예상(200명)보다 많은 300여명이 참석했다"면서 "준비한 도시락이 모자라 부랴부랴 별도 식당까지 잡았다"고 전했다.

워크숍 참가자들의 구성도 다양했다. 기초연구자, 임상의사, 산업계, 벤처캐피탈리스트, 액셀러레이터 등이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주체들이 대거 참석했다. 마이크로바이옴에 관심 있어 참여한 중학교 2학년 학생은 화제의 인물이었다. 해외에서 투자나 창업이 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열풍이 국내까지 미쳤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번 워크숍을 개최한 장 바이오 학회는 세계적인 신약 개발 키워드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기 위해 작년 6월 설립된 연구모임이다. 이길연 경희의대 교수(장 바이오 학회 총무이사)는 "임상의사와 기초과학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크다"면서 "기초-임상을 연결해 시너지를 내고 국가 인프라 확보해 연구를 발전시키자는 차원에서 학회를 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장내 미생물에 대한 임상과 기초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연구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염증성 장 질환, 암과 암 치료후 관리, 알레르기, 류머티즘, 치과, 아토피, 노화 등 매우 폭 넓다. 정재호 연세의대 교수(학술이사)는 "암이나 만성면역질환 등 환자에게 평생 고통주는 질환이다. 이런 질환을 치료할 때 장내 미생물이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워크숍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부터 시작해 대장질환·크론병, 호흡기 폐질환, 면역-대사질환, 비만, 위암 및 위 질환, 뇌 및 정신질환, FMT(분변미생물이식), 프로바이오틱스까지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학계부터 천랩, 고바이오랩, 지놈앤컴퍼니, GI이노베이션 등 관련 연구기업까지 발표자로 나섰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학회측은 유산균에 주로 초점이 맞춰진 국내 장내 미생물 산업과 연구를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시키고 정부에도 인프라 확보 및 정책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워크숍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보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위해 인간화된(humanized) 마우스가 필요한데 한 마리에 1000달러에 달해 학교에서 연구가 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상설 장바이오학회 초대 회장

정상설 분당차병원 교수는 "1970년대 ‘국가 암법’(National Cancer Act)을 통해 전세계 암 연구를 주도한 미국이 현재는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이끌려 한다"면서 "국내는 이렇게 두면 미국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국가적으로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될 수 있도록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는 장바이오 학회 창립총회가 열려 초대 회장으로 외과의사인 정상설 교수를 선출했다. 정 회장은 “장 바이오 학회를 통해 임상의와 기초연구자들의 지식 교류의 장을 만들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꽃 피도록 할 것"이라면서 "날로 증가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국가 보건 정책에도 기여해, 우리나라 장내 미생물 분야의 발전적인 도약과 관련 학문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