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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50% 기본’..보툴리눔제제 업체들의 매력

입력 2018-02-19 08:14 수정 2018-02-19 08:14

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메디톡스ㆍ휴젤, 작년 매출ㆍ영업이익 신기록, 50% 안팎 영업이익률..해외시장서 60% 이상 매출 기록 고순도 행보

국내 간판 보툴리눔독소제제 업체 메디톡스와 휴젤이 나란히 지난해 실적 고성장을 이어갔다. 지난 몇 년간 50% 안팎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고순도 실적 행보가 계속됐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월등히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902억원으로 전년대비 19.9% 늘었고 매출액은 1812억원으로 전년보다 36.0%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종전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년 전인 2013년(391억원)보다 4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2년마다 10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영업이익도 4년새 400% 이상 치솟았다.

▲연도별 메디톡스 매출·영업이익 추이(단위: 억원, 자료: 금융감독원)

지난 2000년 설립된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제제 ‘메디톡신’과 ‘이노톡스’, 히알루론산필러 ‘뉴라미스’가 간판 제품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06년 국내업체 중 가장 먼저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에 뛰어들었고 2012년 필러 시장에 진출했다.

메디톡스와 유사 사업을 영위하는 휴젤도 가파른 성장세를 실현했다.

휴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821억원, 영업이익은 101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6.6%, 24.2%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휴젤의 지난해 매출액은 4년 전(292억원)보다 6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휴젤의 주력 제품은 보툴리눔독소제제 ‘보툴렉스’와 히알루론산 필러 제품 ‘더채움’이다.

▲연도별 휴젤 매출·영업이익 추이(단위: 억원, 자료: 금융감독원)

휴젤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는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3번째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한 업체로 기록됐다.

기존에 국내제약사 중에서도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업체는 녹십자와 한미약품이 2곳에 불과하다. 녹십자는 지난 2010년 신종플루의 유행으로 15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적이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대형 기술수출 계약의 효과로 21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녹십자와 한미약품 모두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은 각각 1번만 기록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 중인 유한양행도 아직 영업이익 1000억원 고지는 밟아보지 못했다.

메디톡스와 휴젤이 유사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도 고순도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9.8%이다. 2016년 56.4%에 조금 못 미치지만 매년(2013년 43.0%, 2014년 65.9%, 2015년 58.4%) 5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국내제약사들이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 힘든 상황을 고려하면 외형 성장 뿐만 아니라 실속도 챙기는 ‘알짜 행보’를 지속했다.

휴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6.0%에 달했다. 지난 2015년까지 20~3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5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메디톡스의 2014년 영업이익률 65.9%에는 못 미쳤지만 매출 대비 50% 이상의 영업이익률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실적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성적표다. 녹십자와 한미약품 모두 영업이익 신기록을 세웠을 때에도 매출 대비 비중은 20%에도 못 미쳤다.

▲연도별 메디톡스·휴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추이(단위: %, 자료: 금융감독원)

업계 한 관계자는 “보툴리눔독소제제의 경우 균주 개발부터 시설 확충 단계까지 모두 구축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설비 완성 이후 안정적인 거래처가 확보돼 지속적으로 생산시설이 가동되는 단계에 도달하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와 휴젤 모두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높은 비중의 매출을 올린다는 점도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1%에 달했다. 국내 매출(29%)보다 더 많은 매출을 해외에서 거뒀다는 얘기다. 휴젤도 지난해 매출액의 64%를 해외 시장에서 올렸다. 국내 시장에서 보툴리눔독소제제와 필러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경쟁심화로 인한 돌파구를 해외시장에서 찾는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코스피 상장 제약사 중 매출 상위 10개 업체(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광동제약, 동아에스티, JW중외제약, 한독, 보령제약)의 평균 수출 비중이 13.1%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 중 메디톡스와 휴젤의 해외 무대에서 보이는 성과는 독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디톡스와 휴젤 모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3년 엘러간과 총 3억6200만달러 규모의 ‘이노톡스’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임상3상시험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휴젤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임상3상시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