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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암제시장서 확인된 바이오시밀러의 순기능

입력 2018-03-02 07:55 수정 2018-03-02 08:46

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허셉틴'ㆍ'맙테라' 매출↓, 셀트리온 시밀러 등장으로 약가인하 여파..작년 250억원 이상 매출 감소ㆍ건보재정 절감 효과, 국내 개발 항암제 중 '이뮨세엘씨' 두각

바이오시밀러의 출시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항암제 시장이 출렁거렸다. 항암제 매출 1위 ‘허셉틴’과 '맙테라'가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약가가 인하되면서 매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건강보험재정 절감 효과도 가시화했다. 국내 개발 항암제 중 GC녹십자셀의 ‘이뮨셀엘씨’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2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로슈의 ‘아바스틴’이 920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4.2% 증가하며 허셉틴을 제쳤다.

▲2017년 주요 항암제 매출 현황(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그동안 국내 항암제 시장은 허셉틴이 주도해왔다. 유방암과 위암 치료제로 사용되는 허셉틴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약가가 20% 떨어지면서 매출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연도별 '허셉틴'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당초 허셉틴150mg의 보험상한가는 51만7618원이었는데 지난해 4월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허쥬마가 보험등재되면서 약가가 41만4103원으로 20% 인하됐다.

국내 약가제도에서 국내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혁신형제약기업이 개발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한 제약사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80%까지 받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등재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은 자동으로 종전의 80% 수준으로 내려간다.

허셉틴의 지난해 매출은 836억원으로 전년대비 19.1% 줄었다. 허셉틴의 처방량은 감소하지 않았지만 약가인하 비율 만큼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항암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가 바뀐 셈이다. 또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를 인하하면서 연간 200억원 가량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도 얻게 됐다.

로슈의 ‘맙테라’도 바이오시밀러 등장에 된서리를 맞았다. 맙테라는 지난해 1월까지 10ml와 50ml가 각각 31만2332원, 129만8132원의 보험상한가로 등재됐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셀트리온의 ‘트룩시마’가 등재됐고 이후 맙테라 10ml와 50ml의 보험약가는 각각 24만9865원, 103만8505원으로 나란히 20% 인하됐다.

맙테라의 지난해 매출은 312억원으로 전년대비 16.2% 인하됐다. 맙테라는 2013년 295억원, 2014년 332억원, 2015년 35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바이오시밀러의 발매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2종이 출시되면서 허셉틴과 맙테라의 매출이 250억원 이상 감소했고 250억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도 발생한 것이다. 허쥬마와 트룩시마의 매출은 아직 시장 진입 초반인 탓에 두드러지지는 못했지만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노력으로 환자들은 약값 부담을 덜고 건강보험재정도 절감되는 효과가 시장에서 확인된 셈이다.

▲셀트리온의 '허쥬마'(왼쪽)와 '트룩시마'

지난해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화이자의 ‘잴코리’와 세엘진코리아의 ‘레블리미드’가 각각 전년대비 34.3%, 21.8%의 매출 상승세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잴코리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 (ALK)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과 ‘ROS1-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치료 용도로 허가받았다. 레블리미드는 다발골수종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항암제 중 GC녹십자셀의 이뮨셀엘씨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뮨셀엘씨의 지난해 매출은 246억원으로 전년대비 57.8% 증가하며 '이레사', '넥사바' 등 다국적제약사의 걸출한 항암제 제품들을 앞섰다.

▲GC녹십자셀 '이뮨셀엘씨'

GC녹십자셀의 전신인 이노셀이 지난 2007년 국내 허가받은 이뮨셀엘씨는 면역세포치료제로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면서 암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기존의 항암제와는 달리 자신의 혈액을 원료로 2주간의 특수한 배양과정을 거쳐 항암기능이 극대화된 강력한 면역세포로 제조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뮨셀엘씨는 간세포암 제거술(수술, 고주파절제술, 경피적에탄올 주입술) 후 종양제거가 확인된 환자에서 보조요법으로 사용하도록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여기에서 보조요법은 국소 종양을 수술이나 방사선요법으로 치료한 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몸 안에 남아 있는 미세한 암세포의 성장을 방지(재발 방지)해 치유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하는 항암 화학요법을 말한다.

이뮨셀엘씨는 2014년 매출이 10억원에 못 미쳤지만 2015년 3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6년 156억원 지난해 246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불과 2년 만에 매출이 6배 이상 증가한 놀라운 성장세다.

이뮨셀엘씨는 지난 2012년 옛 이노셀이 GC녹십자에 인수된 이후 GC녹십자가 영업을 진행하면서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2분기부터 GC녹십자셀이 직접 이뮨셀엘씨의 사업을 가져온 이후 적극적인 영업으로 더욱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