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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근'에 대처하는 딥바이오의 新인재 채용법

입력 2018-03-06 14:03 수정 2018-03-06 14:58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인턴제 활용해 전문가 직접 양성..3명 정규직 전환..올해 40억원 후속투자 유치

많은 스타트업, 벤처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모험적인 스타트업이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으로 부상하면서 '인력모시기' 경쟁이 뜨거운 인공지능(AI), 딥러닝(Deep Learning) 분야는 더욱 그렇다.

2015년 문을 연 바이오·IT융합 스타트업 딥바이오도 같은 문제에 봉착했다. 딥러닝을 이용해 암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이니 만큼 딥러닝 개발 인력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미션이었지만 만만치 않았다. 창업자인 김선우 대표는 "딥러닝 학위 전공자는 대기업, 유명 IT업체들에서 경쟁적으로 채용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열악한 스타트업은 인력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딥바이오의 해결책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인력 채용이 어렵다면 직접 인력을 양성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입한 것이 장·단기 딥바이오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인턴은 대학 3, 4학년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한다. 채용된 학생들은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유명한 딥러닝 강의인 'CS231N' 수업뿐 아니라 구글 애플을 비롯한 국내외 IT·AI 전문가들의 초청 강의를 듣고 다양한 과제를 풀면서 딥러닝을 집중 공부한다. 업무가 아닌 교육에 철저히 초점을 맞추면서 딥러닝 실전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딥바이오와 인턴들은 이미지 인식 기술을 평가하는 국제 대회인 카멜리온(Camelyon)에서 톱3(2018년 1월)에 뽑하기도 했다.

딥바이오는 인턴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과 협의를 통해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물론 학교에 복귀(or 대학원 진학)하거나 타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작년 7월에 시작한 1기 인턴십 프로그램에는 총 8명이 참여해 3명이 딥바이오에 입사했다. 이중 한명은 학업(4학년)과 업무를 병행한다. 작년 12월에 시작한 2기 인턴십에는 그 수가 늘어 총 11명이 참여했다.

김선우 대표는 "스타트업이 인턴십을 추진하기에는 비용 부담도 있지만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공한다는 사회적 기여의 의미도 있어 추진했다"면서 "인턴십이 알려지면서 올 여름 진행될 3기는 미국, 홍콩 등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딥바이오 인턴에 참여했다가 정규직으로 입사한 정재봉씨는 "학교에서 혼자 딥러닝을 공부했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지원 안되는게 많아 한계가 있었다"면서 "실제 기업에서 사용하는 툴을 활용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창대씨 역시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바로 구현하는 가능한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딥바이오에서 계속 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효은씨는 "기업 문화도 좋고 제가 성장하는게 느껴졌다"고 입사의 이유를 전했다.

딥바이오는 관찰한 조직의 세포 이미지를 활용, 딥 러닝을 통해 전립선암을 판독하는 진단도구를 개발하는 회사다. 전립선에서 추출한 조직의 현미경 사진을 AI 기술로 분석해 병리 의사들이 더욱 손쉽게 암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올해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임상을 진행할 예정으로 미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1월말 디티앤인베스트먼트, 현대기술투자, 세종벤처파트너스, 대성창업투자, MG인베스트먼트에서 40억원 투자도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