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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 투자가 대세" 중소 제약사·CRO도 가세

입력 2018-03-14 08:17 수정 2018-03-14 08:17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파마리서치, 바이오씨앤디 이달 인수..동구바이오·이연제약·LSK글로벌PS 등도 벤처 투자 단행

혁신신약 개발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열기가 중소형 제약사로까지 옮겨가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에 목마른 중소형 제약사들이 돌파구로 바이오벤처에 대한 전략적 투자자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벤처 투자는 기업가치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뿐 아니라 파이프라인 공동개발이나 이전을 통한 외연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전달 바이오업체인 바이오씨앤디 등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상환전환우선주 24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나우아이비캐피탈(180억원)과 동유인베스트먼트(36억원), 에이스투자금융(24억원) 등이 참여한다.

파마리서치는 작년 11월말 바이오씨앤디의 경영권을 포함한 소유지분(약 50%)을 이전하는 바인딩 인수양해각서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1월 인수를 확정했다. 바이오씨앤디는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 생산 전용 공장을 완공했으며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바이오씨앤디 인수를 통해 기존 '리쥬란 힐러' 제품 군에 보톡스 라인을 보강하게 됐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 에스트라의 필러사업 부문도 인수해 힐러 보톡스 필러로 이어지는 미용 시술제품 전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올해 상장한 동구바이오제약은 이달 초 치매 질환 치료 신약개발 바이오벤처 디앤디파마텍에 31.3억 원을 투자해 8.1% 지분을 취득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에서 파킨슨병/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및 희귀성 섬유화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의 연구는 세계 상위 1% 연구자에 선정된 존스홉킨스 의과 대학 부교수 이슬기 박사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단순한 지분 투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통해 디앤디파마텍과 포괄적인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모색한다. 그 일환으로 현재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김도형 부사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돼 투명한 경영 관리 체계 구축 및 성공적인 기술 특례 상장을 주도하게 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펩타이드 의약품을 개발하는 노바셀 테크놀로지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연제약 역시 올해 1월 자회사인 브라만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뉴라클사이언스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양사는 앞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분투자 및 차세대 치료제 개발 등을 함께 진행키로 한 바 있다.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 개발 및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설립 등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임상시험 수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인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도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가진 바이오벤처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공동으로 임상개발을 진행하는 신사업을 올해 본격 추진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이미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지엔티파마, 에이즈 치료제 개발하는 에빅스젠 등 총 3곳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영작 대표는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임상을 위한 인프라를 활용해서 능동적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하려 한다"면서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파이프라인에 공동개발하면서 신약개발에 따른 리스크도 쉐어(share)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등 대형 제약사 및 중견 제약사는 일찌감치 직접 투자 혹은 투자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바이오벤처 투자(인수)를 진행해왔다. 여기에 중소형 제약사와 CRO까지 뛰어드는 것은 바이오벤처 투자가 가진 잠재력과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주 투자가 붐인 시대에 초기 벤처에 투자하면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망한 파이프라인은 기술도입이나 공동개발하는 전략적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실제로 한독은 작년 12월 제넥신이 대규모 기술수출로 주가가 급등한 이후 주식 일부(54만주, 274억 4550만원)를 처분해 투자원금 이상을 회수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분율 19.45%로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기업을 사서 기다리면 투자금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중소형 제약사들이 뛰어들고 있다"면서 "지분투자를 넘어 전략적 협력 관계로 이어나간다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