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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신경세포 사멸 유전자 규명"

입력 2018-03-14 17:34 수정 2018-03-14 20:48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美 연구진, 유전자변형-ALS 관련 유전자 스크리닝 연구결과, Nature Genetics에 게재

유전자 교정 기술인 CRISPR-Cas9을 이용해 근위축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전두측두엽치매(Frontotemporal dimentia; FTD)와 같은 신경학적 질환들의 유전적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 발표됐다.

미국 스탠포드 연구진은 인간세포와 마우스 뇌세포를 대상으로 CRISPR-Cas9 스크리닝을 이용해 변형된 C9ORF72 디펩타이드-반복(Dipeptide-repeat; DPR) 단백질의 독성을 측정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Nature Genetics'에 게재했다. 이들은 새로운 유전자 교정 스크리닝을 통해, 신경세포의 죽음을 재촉하는 유전자의 새로운 집합을 밝혀냈다.

유전적 근위축측삭경화증의 40%와 유전적 전두측두엽치매의 25% 가량은 DNA 염기서열에 추가적인 삽입으로 인한 C9ORF72 유전자의 변형이 발견된다. 이러한 반복은 잠재적으로 독성을 띠는 RNA와 단백질 분자를 만들어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근위축측삭경화증 환자의 마비,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의 의사결정장애와 같은 문제점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인간세포에서 CRISPR-Cas9 시스템을 이용해 C9ORF72 DPR의 저해자와 강화자를 찾기 위한 광범위한 유전자 스크리닝을 진행했으며, 마우스 뇌세포에서 스크리닝을 통해 확인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간 백혈병 세포주에서 망가진 유전자 하나하나에 CRISPR을 적용해 DPR 단백질로 불리는 독성 단백질에 노출됐을때 때 세포 생존을 관찰했는데, 이와 관련해 세포 핵의 안팎으로 분자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유전자가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들은 염색체를 변형시키고 소포체를 통과해 세포의 단백질 응집을 돕는 유전자를 포함해 몇 개의 새로운 플레이어를 발견했다. 인간 백혈병세포에서 확인된 상위 200여개의 유전자를 무력화시킨 결과, DPR 독성에 노출된 세포가 생존을 유지됐다.

연구진은 "핵-세포질 전달, 소포체, 단백분해효소복합체, RNA 처리경로, 염색체 변형에서 기능을 하는 DPR 독성의 강력한 변형유전자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인 TMX2 유전자의 경우, C9ORF72 유전자형 ALS 환자 피부로부터 얻은 신경세포에서 해당 유전자 발현을 낮췄을 때 정상보다 신경세포의 생존이 길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세포에서 TMX2 발현이 감소하면, DPR 독성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생존 단백질'의 생산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ALS의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하는데 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전의 연구들에서는 효모나 파리 유전자를 이용해 후보 유전자를 추려내는 데에 몇 개월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이번 CRISPR을 이용한 연구의 경우, 인간 유전자를 이용해 분석하는데 고작 2주의 시간이 걸렸다. 연구진은 "CRISPR-Cas9 스크리닝을 이용하면 퇴행성 신경질환의 메커니즘을 더 빠르고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