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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E 타깃 항체, "면역세포 유인, 아밀로이드 제거"

입력 2018-03-28 16:12 수정 2018-03-29 06:49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쥐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 50% 제거, 혈액내 APOE와는 결합하지 않는 특성.."디날리, 라이선스인"

▲anti-APOE 항체인 'HAE-4(빨간색)'가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조직의 아밀로이드 플라크(파란색)에 붙어있는 모습. 연구팀은 HAE-4 항체가 쥐에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을 증명해 APOE가 치료타깃일 될수 가능성을 보여줬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율을 높이는 위험인자인 'APOE(Apolipoprotein E)'가 치료타깃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인간에서 APOE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날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흥미롭게도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APOE를 타깃하는 항체인 'HAE-4'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작용이 있음을 증명했다. APOE 유전자 자체를 겨냥하는 이전 연구들과는 차별화된 접근방법이다.

연구팀은 디날리테라퓨틱스(Denali therapeutics)와 공동으로 HAE-4 항체를 개발했으며 워싱턴대학과 디날리가 공동으로 보유한 특허는 디날리가 라이선스인했다. 쥐에서 HAE-4의 약물효능을 확인한 연구결과는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저널에 'Targeting of non-lipidated, aggregated apoE with antibodies inhibits amyloid accumulation'라는 제목으로 26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끈적한 특성을 가진 아밀로이드 플라크 속에 지질인 APOE가 소량 존재하는 것에 착안했다. 이에 APOE를 인식하는 항체를 고안함으로써 플라크를 없앤다는 접근방법이다. 항체가 APOE에 결합하면 면역세포를 모이게해 아밀로이드가 APOE와 함께 제거되는 원리다.

연구팀은 APOE 유전자가 인간 APOE로 대체된 알츠하이머병 쥐모델을 이용했다. HAE-4는 인간 APOE에 결합하는 항체다. HAE-4, 대조약은 1주일에 한번 6주간 쥐에 투여됐다. 그 결과 연구팀은 HAE-4 투여군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50%이상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HAE-4가 혈액내의 APOE 수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APOE는 체내에서 지방 및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APOE 항체를 주입할 경우 이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됐던 것. David M. Holtzman 교수는 "혈액내의 APOE와 플라크안에 있는 APOE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며 "HAE-4 항체는 플라크 내의 APOE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한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 이전 임상진행을 한 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항체의 경우 뇌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것이 확인했으나, 염증으로 인해 뇌가붓는(swelling) 부작용이 나타났다. Holtzman 박사는 “아밀로이드 항체는 플라크에 있는 대부분 분자에 결합하는 반면 APOE 항체는 플라크의 작은 부분만 타깃한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면역활성을 보여 원치않은 부작용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Holtzman 교수는 "아밀로이드는 수십년에 걸쳐 축적되고 뇌는 그걸 제거할 수 없다"며 "그러나 초기부터 플라크를 제거한다면 우리는 건망증, 인지감소 등의 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항체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을 늦추거나 막는 치료제는 없으며,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만 시판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