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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en, ADC 치료제 3상 일부 공개.."완전반응률 42%"

입력 2018-05-24 06:23 수정 2018-05-24 06:23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임상 3상 3개월 진행결과..EP 밴티지 "ADC, 기업과 투자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항체-약물접합(Antibody-drug conjugate, ADC) 치료제 계열에서 새로운 임상소식이 전해졌다. 일레븐 바이오테라퓨틱스(Eleven Biotherapeutics)에서 이름을 바꾼 미국 나스닥 상장사 세선 바이오(Sesen Bio)가 ADC 임상 3상 데이터 일부를 공개한 것이다. 최근 ADC 테라퓨틱스(ADC Therapeutics)의 ADC 치료제 'ADCT-502'의 개발 중단 등 연이은 임상실패 소식으로 뒤숭숭한 ADC 치료제 개발사들은 다음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참가해 임상 진행 상황 등을 공개하며 반전을 노린다.

Sesen bio는 23일 미국 비뇨기학회에서 진행 중인 Vicinium(VB4-845)의 임상3상(VISTA)의 첫 3개월 데이터를 공개했다. 111명의 비근침윤성(non-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 NMIBC)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vicinium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한 3개월 간의 실험에서 기존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의 완전반응률이 4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Sesen의 vicinium은 종양세포의 표면에서 많이 발현하는 상피세포 접착분자(epithelial cell adhesion molecule, EpCAM)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의 scFv에 펩타이드 링커를 이용해 잠재적 세포 독성을 띠는 단백질 Psuedomonas exotoxin A(ETA)를 연결한 차세대 ADC 치료제다. 종양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EpCAM에 결합한 Vicinium은 내포작용에 의해서 세포 내로 진입하고 그 안에서 Furin 단백질에 의해 링커가 분해됨으로써 분리된 ETA가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EF-2에 작용(Ribosylation), 단백질 합성을 방해함으로써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을 가진다.

Sesen는 자체 진행한 초기 실험에서 EpCAM 항원이 일반 방광세포에서는 발현하지 않지만, 비근침윤성 방광암 세포에서는 과발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건강한 조직에서의 독성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한다. 임상1/2상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한 Sesen은 'VISTA' 임상3상을 통해 높은 등급의 비근침윤성 방광암 환자에서의 vicinium의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다.

모집 대상자는 근육이나 조직으로의 전이가 발생하지 않고 방광 안쪽 층에서 암이 발견된 상피내암(Carcinoma in situ, CIS) 환자와 근육이나 조직 전이가 없는 방광 바깥 층에서 암이 발생된 유두상질환자(Papillary disease)였으며, 지난 3월 총 133명 규모의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임상 대상자들은 첫 6주간 주 2회, 다음 6주간 주 1회 Vicinium을 적용하고 이후 최장 2년 동안 매주 관찰을 진행한다. 임상의 일차 종결점은 상피내암 환자의 완전 반응율이며, 주요 이차종결점으로 무진행 생존기간(PFS),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등이 설정됐다.

연구진은 비근침윤성 방광암의 치료법인 BCG치료(Bacillus Calmette-Guerin) 이후 재발한 시간과 조직학적 배경에 따라 ①BCG 치료 이후 6개월 이내 재발한 상피내암 환자 87명, ②BCG치료 이후 6개월 이상 11개월 이내 재발한 상피내암 환자 6명, ③BCG 치료 이후 6개월 이내 재발한 비(非)상피내암 환자 40명 3개의 군으로 환자를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3개월 간의 임상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1군 환자의 완전 반응률은 39%로 나타났으며 2군 환자들의 경우 완전 반응율이 80%에 달했다. 또한 1군과 2군의 상피내암 환자 중 BCG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가 Vicinium을 투여 받은 후 42%의 완전 반응률을 나타냈다. 또한 상피내암이 아닌 형태의 비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를 분류한 3군의 경우 치료 반응을 평가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한 3개월 동안 재발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을 관찰했는데 그 결과, 68%의 환자가 재발이 발생하지 않았다.

모든 환자군을 통틀어 72%의 환자에게서 요로감염(29%), 배뇨통(19%), 혈뇨(16%), 빈뇨증(12%), 설사(10%), 피로(10%), 오심(8%) 등의 1~2급(경증~중등증) 부작용이 발생했으며, 급성신부전, 담즙정체간염과 같은 3~4급 중증 부작용이 4%의 환자에게서 관찰됐다.

Sesen의 스테판 헐리(Stephen Hurly) CEO는 "3개월 간의 VISTA 임상3상 결과는 그 동안 적절한 치료법이 없어 고통 받아온 비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를 위해 몇 년간 노력을 거듭해 왔으며 굉장한 발전을 이뤘다"면서 "2019년 중반 12개월 간의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금까지의 임상에서 Vicinium이 체내의 항암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높은 병용 치료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Sesen bio는 미국 국립 암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아스트라제네카의 항 PD-L1 면역관문억제제 두발루맙(Duvalumab)과의 병용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영국시장조사업체 EP 밴티지(EP Vantage)는 6월초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아스트라제네카,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 시애틀제네틱스, 다이치산쿄, 화이자/애브비, 멀사나/다케다 등의 ADC 치료제 개발사들이 임상 등의 연구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뮤노메딕스는 HR-positive/Her2-negative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2상 결과를 공개한다. ADC 계열에서는 최근 ADC 테라퓨틱스(ADC Therapeutics)가 ADC 치료제 'ADCT-502'의 1상 이후 개발 중단 선언, 지난해 시애틀제네틱스의 백혈별 치료제 임상 3상 중단 등으로 우울한 소식이 적지 않았다. EP 밴티지는 "최근 ADC 분야는 성공보다 실패를 많이 겪었지만 기업과 투자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