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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장내미생물, '뇌 스트레스' 완화하는 조절 효과"

입력 2018-06-08 15:27 수정 2018-06-08 15:27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콜로라도 보더대 연구팀, 뇌내 염증과 불안증상 완화하는 장내미생물 확인

장내미생물이 불안장애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치료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장과 뇌의 연결고리가 주목받으면서 장내미생물과 뇌질환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새로운 연구결과다.

콜로라도 보더대 연구진은 7일(현지시간) 장내 미생물인 'M.vaccae'가 스트레스와 관련한 뇌의 염증반응과 불안 행동을 줄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Brain,Behavior,and Immunity'에 게재됐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트라우마와 관련된 장애 또는 스트레스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것은 중증 우울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러한 질환들의 주요원인이 스트레스로 야기된 염증 면역반응 활성화와 면역조절 반응 저하라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연구진은 만성 염증은 노에피네피린(NE), 도파민(dopamine)과 같은 정서와 연관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또한 PTSD,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는 조절 T세포의 수가 감소한다. 연구진들은 트라우마나 질병, 수술과 같은 스트레스 요인이 뇌의 특정부분을 예민하게 하고, 염증반응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Mettew Frank 박사는 "사람들은 염증 면역반응을 겪을 때, 빠르게 우울함과 불안의 징후를 보인다. 감기에 걸렸을 때의 기분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다"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감소한 조절 T세포를 교정하고 면역조절을 향상시킴으로써 이러한 질환들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M.vaccae(Mycobacterium vaccae)는 조절T세포 활성과 항염증 사이토카인 분비를 유도하는 미생물이다. 연구진의 이전 연구에서 마우스에게 M.vaccae를 주사했을 때, 공격적인 수컷 쥐가 보이던 불안과 유사한 행동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대조군과 비교해 대장염과 말초 염증이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장내미생물이 스트레스로 인해 유도된 염증을 억제할 수 있는 완충자로 작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로 항염증과정에서의 M.vaccae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M.vaccae를 주사한 수컷 쥐에서 중추신경계의 면역반응과 스트레스로 유도된 미세아교세포 감작, 불안증상 척도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주 3회 M.vaccae를 주사한 쥐에서 뇌의 해마부위에서 IL-4 발현 증가를 포함, 항염증 면역반응이 확인됐다. 또한 미세아교세포의 활성을 기폭하는 신호체계를 차단하는 효과를 보였으며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행동을 줄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동물들은 단백질 'Alarmin'의 수치가 감소하고 반대로 CD200R1 수용체의 발현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Alarmin은 비감염성 염증반응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생체분자로 세포나 조직의 손상, 면역활성화 상태에서 염증반응을 유도한다. Alarmin 발현이 감소한 것은 염증반응이 적어진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주목할만한 것은 미세아교세포의 면역작용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CD200R1에 M.vaccae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M.vaccae의 영향을 증명하기 위해 뇌의 해마부분에 IL-4를 직접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인지기능과 불안, 공포가 조절되는 결과를 얻었다.

Frank 박사는 "우리는 설치류동물에서 특정 미생물이 염증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어떻게 뇌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했다. 이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면, 신경염증질환 치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간단히 복용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는 응급실 의료진, 군인 등에게 적용할 날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