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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스 이노베이션 랩(MIL), '꿈의 산실' 비결은?

입력 2018-06-18 14:01 수정 2018-07-03 08:38

바이오스펙테이터 보스턴(미국)=이은아 기자

상업화 가속화 위해 바이오텍 리스크 체계적으로 줄여..Custom-design 연구환경 토탈 서비스 제공, MIL 입주기업..“55억달러 자금 유치..전체 25% IPO 성공”

‘에디타스 메디슨,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C4 테라퓨틱스, TCR2 테라퓨틱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각 분야를 리딩하고 있는 바이오텍들이다. 에디타스 메디슨과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설립된 지 3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했고, 나머지 회사들도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파이프라인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과학적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신속하게 산업화를 이끄는데 ‘숨은 동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미국 캐임브릿지에 위치한 인큐베이터 기관인 ‘Mass Innovation Lab' 출신이라는 점이다. 매스 이노베이션 랩(Mass Innovation Lab, MIL)은 기존 수많은 인큐베이터 시설과 다른 독특한 사업모델로 2015년 탄생했다.

▲미국 캐임브릿지 매스 이노베이션 랩(Mass Innovation Lab)에서 만난 Amrit Chaudhuri 대표

“우리는 바이오텍이 가진 과학적 발견과 연구를 상업화 단계로 가속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공간 제공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생물학 실험실, 동물시설, IT, 운영 지원, 컨설팅 등 개별 회사에 필요한 ‘맞춤형 연구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바이오텍이 리스크를 줄이고 기술의 상업화를 신속하게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Amrit Chaudhuri 대표가 말한 ‘매스 이노베이션 랩(MIL)’의 차별성이다. Chaudhuri 대표는 미국 캐임브릿지에 위치한 MIL의 리노베이션 공사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MIL은 단순히 스타트업을 위한 좋은 공간만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텍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최고의 연구개발(R&D) 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그는 MIL 설립이전에 펩타이드 기반 회사인 Advanced Peptides 등 4개의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어느 날 Chaudhuri 대표는 MIL의 공동창업자이자 CFO인 Seth Taylor(당시 캐임브릿지 컨설팅 회사 Vectur 파트너)와 COO를 맡고 있는 PC Zhu(당시 시약회사 NeoBiolab 설립자)와 ‘바이오텍이 효율적인 연구실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해 논의했다.

일례로 노바티스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의 과학자는 연구실 시설 규정 준수, 규제 설정, 실험실 재배치, 재설비 등과 관련된 일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를 위한 팀이 따로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단지 연구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러나 바이오텍의 과학자들은 연구 뿐만아니라 실험실을 스스로 운영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에 대해 고려해야한다. MIL은 글로벌 제약사와 같은 체계적인 연구 환경을 바이오텍에 제공함으로써 바이오텍에서 연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을 줄이기 위해 설립됐다.

Chaudhuri 대표는 "MIL은 바이오텍이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와 동일한 연구 resource를 제공받도록 해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초기 단계의 연구를 상업화 성공으로 이끄는 시간을 가속화시키는 것이 MIL의 목표다“고 인큐베이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MIL은 회사가 처해있는 문제를 개별적으로 살펴보고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 엔지니어, 건축, 안전, IT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20명이 활동한다.

◇ MIL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3가지 차별화 특징은?

그렇다면 MIL이 제약사·바이오텍의 상용화 성공 가속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차별화된 특징은 무엇일까? 첫째, 바이오텍의 연구 환경에 필요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가 필요한 실험실을 직접 설계, 구축하고 연구자들의 실험실 운영, 규제, 안전교육 등을 제공한다. 독특한 점은 Charles River Labs과 협력해 동물실험실도 보유하고 있다. 물론 cGMP 제조시설, 임상, 규제 관련, 지적재산권, 인적 자원, IT, 규정 준수 지원, 안전전문 기술, 폐기물 관리, 건물 유지 보수 등의 자원(resource)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바이오텍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공간과 연구자원에 대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 바이오텍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리스크도 체계적으로 줄여준다. 아무리 경험 많은 CEO나 최고과학책임자(CSO)가 있어도 회사가 성장하면서 연구실 공간 확보·설립, 팀 구성·운영, 법적 규제 관련상황 등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Chaudhuri 대표는 “MIL의 프로그램은 회사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과 위험을 줄여준다. 우리는 처음에 20명으로 구성된 신생 바이오텍이 2년차에 40명으로, 3년차에 100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시설과 다양한 부분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회사의 ‘성장‘과 ‘실행‘에 포커스하는 것이 MIL의 가장 큰 차별성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를 위해 MIL은 기업별로 맞춤형 연구실을 제공한다. 한 가지 유형의 실험실이 아니라 모든 단일 연구실이 바이오텍의 사이언스에 맞춰 커스텀 디자인(Custom design)된다. 그는 “우선 MIL을 찾아오면 MIL의 내부인력인 하버드대, MIT 출신 박사들이 바이오텍의 사이언스를 살펴본다. 그런 다음 회사가 최고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연구실과 시설을 설계, 구축하고 사이언스에 맞는 유니크한 규칙과 규제에 맞춰 시설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MIL에 입주한 케미컬 회사, 바이오 회사, 유전자 치료제 바이오텍의 연구실이 모두 다른 형태를 띠는 셈이다. 회사의 성장 방향과 속도에 따라 따라 실험실도 재정립될 수 있다.

물론 사이언스를 다루는 회사이기 때문에 MIL은 각 회사들을 모두 private하게 운영한다. MIL에 입주한 회사들은 분리된 사무실, 분리된 실험실, 분리된 IR 네트워크, 보안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적재산권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사전에 막는다.

◇ MIL 입주기업 “55억달러 자금 유치..전체 25% IPO 성공”..입주 선정조건은?

MIL은 바이오텍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글로벌 탑 15 제약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생명공학분야의 상위 30개 밴처캐피털 그룹과 협력하고 있다. Chaudhuri 대표는 "MIL에 초기에 입주했던 신생회사 20곳은 지금까지 55억달러(5조 9537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에디타스 메디슨,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C4 테라퓨틱스, 솔리드 사이언스 등이다. 모두 탑티어 바이오텍으로 꼽히는 회사로 MIL 프로그램을 이용해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쉽게 비교하자면 기존 인큐베이터 모델은 신생 바이오텍이 자립할 수 있도록 공간, 시설 측면에서 도와준다. 대부분이 개념증명(POC)을 하는 초기, 소규모 회사를 지원한다”면서 “MIL은 정확히 그 반대다. 우리는 회사의 임상 프로그램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의 리소스(resource)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숫자로 얘기하면 확실한 비교가 된다. 그는 “제이랩에 입주한 바이오텍은 지난 6년 반 동안 회사당 평균 3000만달러(약326억원)의 투자자금을 확보했고, 312개 회사 중에 기업공개(IPO)한 회사는 1.8%에 불과하다”면서 “반면 MIL은 스타트업 투자유치 평균 금액은 2억달러(2177억원)이고, 상장한 회사는 24%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회사의 빠른 상용화를 위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갖는 MIL의 비결인 셈이다.

MIL 입주 기업도 초기 스타트업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직원이 5명인 신생회사부터 직원 100명을 둔 큰 기업까지 모두 입주해있다. 신생 스타트업와 중견이상의 바이오텍의 비율은 6:4정도. 나스닥에 상장한 라디어스 헬스(Radisu Health)는 골다공증 치료제 상업화에 성공하기까지 100% R&D 연구를 MIL에서 진행했다.

Chaudhuri 대표는 “라디어스 헬스는 300명으로 구성된 큰 회사에 실험 연구 인력이 35명이었다. 사실 35명의 연구자를 위한 효과적인 연구시설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비용과 관리가 많이 들며 큰 스케일에서 필요한 자원을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며 MIL의 프로그램을 사용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MIL은 보스턴 지역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해왔기 때문에 한국의 10~20명 조직으로 구성된 바이오텍이 이곳의 대학 또는 다른 바이오텍과 협력하길 원한다면 MIL이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우리는 표준 프로그램을 위한 인큐베이터 시설이 아닌 협력 프로그램을 위한 인큐베이터 연구시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MIL 입주기업 선정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선정 기준은 없다. 우리는 과학을 검증하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노바티스의 환경과도 동일한 최고의 자원(resource)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연구 환경이 필요한 회사들이 MIL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입주기업 선정기준은 보스턴 대표 비영리 인큐베이터인 랩센트럴과도 큰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랩센트럴은 초기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둬 750만달러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이나 과거 12개월동안 300만달러 이상 수익을 내는 기업은 선정하지 않는다. 입주기간도 최대 3년까지다. 그러나 MIL은 평균 회사들의 입주기간이 1~3년이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

MIL에 오면 본격 연구를 시작하는데 2~4주 정도 걸린다. 회사 맞춤형 실험공간을 설계, 제작하고 시설 및 과학자의 안전교육 까지 모두 해결한 후 연구를 시작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보통 미국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연구실을 갖춰 안전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본격 연구를 진행하는데 9~12개월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단축된 시간이다. 물론 가격도 독립적으로 실험실을 운영하는 것에 비해 10~15% 저렴하다고 전했다.

▲미국 캐임브리지 21 Erie Street에 위치한 Mass Innovation Lab 리노베이션 공사 현장

바이오텍 상용화 가속화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는 MIL은 빠르게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캐임브릿지 21 Erie Stree 위치한 MIL은 리노베이션 공사 막바지 단계다. 5만2000평방피트 공간에 대해 12년간 임대계약을 맺은 상태로 공사가 끝난 1층부터 5월 개소했다. 보스턴에도 2개의 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보스턴 항구 옆에는 5만4000평방피트 공간으로 혁신적인 생명과학분야의 연구 개발, 공정 개발, 임상 제조 등과 관련된 자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6월 오픈할 Allston-Brighton에는 8만4000평방피트로 첨단 생명공학 및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약사, 바이오텍에게 맞춤형 시설과 공간을 제공해줄 예정이다. 여기서는 생명과학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개발 등 관련분야 회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3D 프린터, 기계공학 연구실도 갖춘다.

메사추세츠주 이외 지역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MIL은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코넬 대학교 캠퍼스에 디지털 헬스케어, 엔지니어링 분야에 특화된 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그 외 10만 평방피트 규모 공간으로 샌프란시스코에도 센터 확대한다.

미국 외 지역에는 현재 영국 런던, 캐임브릿지 옥스퍼드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에 MIL을 설립함으로써 유럽진출도 꾀하고 있다. 물론 중국과 더불어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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