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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S가 바꿀 유전체·진단·신약개발 산업의 미래

입력 2018-07-27 15:23 수정 2018-07-27 15:23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 "개인 유전체분석, 조기 암 스크리닝, 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분야에서 NGS 적용 범위 넓어져..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 접목해 신사업 창출”

"2005년 2월 처음 시작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술(NGS)'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데이터 생산 속도는 2년마다 현재 데이터의 2배씩 생산될 정도로 급속도로 쌓여가고 있다. NGS는 가격 경쟁력도 갖춰 미국의 일루미나는 5년 이내에 전체 유전자분석을 100달러로 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는 25일 블로포인트파트너스가 주최한 '블루새틀라이트, 유전체 기술의 현재와 미래' 행사에서 '글로벌 유전체 비지니스 현황'에 대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전체 분석의 활용분야를 개인 유전체 분석, 조기 암 스크리닝, 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로 나누고 각각에서의 발전과정과 현재 어느 단계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개인 유전체 분석 : 블록체인 통해 데이터 활용 네트워크 이익 실현

세계에서 처음 NGS를 이용한 유전체 해독은 13년전 솔렉사(Solexa)의 기술을 통해 이뤄졌다. 일루미나(Illumina)는 일찍이 NGS 기술의 가능성을 보고 8000억원을 투자해 솔렉사를 인수 합병했다. 김 이사는 "분석 칩과 서비스를 제공하던 일루미나는 2007년경 주가가 25달러였는데 NGS기술을 도입하면서 급격하게 상승해 현재는 230달러까지 치솟았다"며 "일루미나의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작년 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노바섹(NovaSeq)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유전체분석 100달러 시대를 공언했다"고 전했다. 일루미나가 2017년 선보인 '노바섹6000'의 경우 48시간 이내에 최대 6테라바이트, 60명의 전체유전자서열(Whole genome sequence)과 200억 개의 세포 분석이 가능하다.

김 이사는 "지난해 200만명의 WGS 데이터가 생산됐는데 2025년이 되면 10억 명의 데이터가 축적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개인유전체 시장의 활성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생산된 개인의 유전체 데이터는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함께 신약개발에 대한 중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제약사들이 이들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싶어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개인-유전체분석회사-제약사 간의 네트워크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의 경우 자신의 유전체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데이터 활용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방법이다. 미국의 네뷸라 네트워크(Nebular network)가 바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한 회사"라고 소개했다. 개인과 유전체 분석회사, 제약사 간의 데이터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적용함으로써 데이터의 가치를 개인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러한 컨셉을 활용해서 4개의 회사가 창업했다.

조기 암 스크리닝: 액체생검진단의 정확도를 위한 끊임없는 도전

2018년 미국암학회(AACR)에서 기조강연에 나선 B. Vogeistein은 "인류는 암을 정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실패했으며 앞으로도 암을 정복하기는 어렵다. 이제는 조기진단을 통한 환자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형 이사는 "Vogeistein의 동료 Tomasetti의 발표에 따르면 암의 발병원인 중 유전은 5%, 환경적인 요인은 10%, DNA 돌연변이가 66%라고 한다. 대부분의 암 발생은 DNA 복제 오류로 발생한다는 것인데 세포가 분열,증식할 때 약 100여개의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이 때 발생한 돌연변이는 자체적으로 수선하거나 누적되면 세포가 사멸하게 되는게 일반적인데, 그 중 운이 나쁘면 암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조기에 문제의 DNA를 발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주목받게 된 것이 액체생검(Liquid biopsy)이다. 혈액 내에 존재하는 Cell free DNA(CfDNA)가운데 암세포에서 유리된 DNA를 검출, 조기에 암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CfDNA의 임상적 적용 분야는 크게 3개로 조기에 암을 진단하는 것과 암의 재발을 빨리 발견하기 위한 모니터링, 항암제 치료과정에서 약효에 영향을 미치는 돌연변이를 찾는 모니터링 분야 3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하며 NGS기반의 액체생검 비지니스 트렌드와 최근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들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액체생검 기반 진단키트는 로슈의 Cobas 제품이다. 로슈는 환자의 혈액에서 DNA를 추출, 분석함으로써 오시머티닙(Osimertinib)에 효과를 나타낼 환자를 선별하는 동반진단제품으로 FDA의 허가를 받았다. 김 이사는 "그동안은 조직검사를 통해서만 약을 바꿀 수 있었는데 로슈의 진단키트를 통해서 환자의 부담을 대폭 줄여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Charles Swanton의 TRACERx 프로젝트도 언급됐다. 연구진은 폐암환자의 재발을 예측하기 위해 환자의 혈액을 기반으로 ctDNA를 검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김 이사는 "이들은 PCR multiplex 방식으로 환자의 재발 여부를 모니터링한 결과, 재발 이전에 미세잔존암을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환자의 검출 ctDNA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예측했는데 꽤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고 전했다.

Charles Swanton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보조 항암치료를 적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김 이사는 "현재는 액체생검을 통해 암의 cfDNA를 검출해도 CT등의 영상학적 진단이 확인되어야 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임상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기존 표준치료법 적용군과 cfDNA가 검출되는 즉시 약제를 적용하는 조기 치료군으로 나눠서 생존율 등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분야의 선두주자인 그레일(Grail)의 임상도 소개했다. 김 이사는 "데니스 로가 비인두암을 타깃으로 3년간 고위험 정상인 그룹을 모니터링하는 임상을 진행한 이후 그레일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현재 중국의 광둥지역에서 2000만명 규모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과 동반진단

NGS 기술의 발달은 신약개발의 트렌드도 변화시켰다. 개인의 유전 정보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을 검출, 분석해 개인 맞춤형 암 백신 제작이 새로운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어 암의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바이오 마커를 발굴하고 그에 맞는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추세다.

김 이사는 “이제는 신약개발에서 바이오 마커는 필수요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른 동반진단이 병행될 것이다. 최근에는 종양변이부담(Tumor mutation burden; TMB)이 새로운 바이오 마커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BMS의 Checkmate 임상연구에 따르면 종양변이부담이 높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옵디보와 여보이를 병용치료 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결과가 화학요법에 비해 3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종양변이부담이 많이 일어난 환자일수록 옵디보, 여보이 병용치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을 확인했다.

김태형 이사는 “현재 메드팩토에서 개발 중인 항암제 백토서팁 역시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바이오 마커를 이용해서 동반진단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