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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도마이드' 부작용 기전 '60년 만에' 밝혀져

입력 2018-08-06 06:36 수정 2018-08-07 21:07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탈리도마이드 전사인자 SALL4 분해유도, SALL4 변이로 발현되는 두엔레이신드롬(Duane Ray syndrome) 탈리도마이드 부작용과 유사한 증상 나타나

▲탈리도마이드 화학구조, 다나파버 암센터 제공

역사적으로 가장 다사다난한 약물인 탈리도마이드, 그 부작용에 대한 기전이 드디어 풀리는 걸까? 지난 60년간 몰랐던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의 부작용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다나파버 암센터(Dana-Farber Cancer Institute)는 탈리도마이드가 유전자 'on/off'를 조절하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인 'SALL4' 분해를 촉진하는 기전을 찾아냈다.

논문은 eLife에 'Thalidomide promotes degradation of SALL4, a transcription factor implicated in Duane Radial Ray Syndrome'라는 제목으로 지난 1일 게재됐다(doi: 10.7554/eLife.38430).

탈리도마이드는 현재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지만, 굴곡진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독일 제약사인 그뤼넨탈은 1957년에 독일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탈리도마이드를 보급했다. 그뤼넨탈은 당시 탈리도마이드를 진정제나 수면제로 판매했다. 그러나 탈리도마이드를 임신한 여성의 입덧 방지용으로 처방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1950년내 말부터 60년대 초까지 전 세계 46개국에서 기형아의 수가 1만 명을 넘었다. 임신 후 42일 안에 탈리도마이드를 단 한 알이라도 복용하면 100% 확률로 단지증, 눈과 귀 결함, 비정상 심장발달 등의 기형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탈리도마이드 사건은 최악의 의약품 부작용으로 기록됐다.

아이를 임신한 임부에게는 탈리도마이드를 허가하지 않은 미국에서는 부작용이 미미했다. 196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관으로 부임해, 첫번째 과제로 탈리도마이드 허가심사를 맡은 프랜시스 켈시는 전임상 자료에서 신경손상 부작용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1년간 승인을 거절했다. 그리고 1년 후 탈리도마이드의 피해가 가시화되면서 옳은 판단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덕분에 미국에서 발생한 탈리도마이드 부작용은 17건에 그쳤다. 허가심사 이전에 미국 의사들에게 연구목적으로 나눠준 약으로 생긴 피해자였다. 탈리도마이드 사건은 미국과 유럽 등 각 나라 규제기관이 전임상에서 약물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기준과 약물승인 기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1961년부터 1962년까지 여러나라에서 퇴출 선고를 받은 탈리도마이드는 2005년에 다시 등장했다. 셀진은 탈리도마이드가 강력한 항신혈관생성(anti-angiogenic) 효과를 갖는다는 것에 실마리를 얻어 탈리도마이드 유사체인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를 다발성골수성 치료제로 개발했다. 레날리도마이드는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로 높은 치료효과를 보여, 2016년 기준 전 세계 매출 7위의 약물이 됐다.

그러나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 메커니즘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다, 다너파퍼 암센터 연구팀이 탈리도마이드가 전사인자가 SALL4를 분해하는 것이 원인기전이라고 밝힌 것. SALL4에 변이가 발생하면 신생아에게 두엔레이신드롬(Duane Ray syndrome)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두엔레이신드롬은 탈리도마이드 기형아와 같은 단지증, 눈과 귀 결함, 비정상 심장발달 등 증상을 보인다.

연구를 주도한 에릭 피셔(Eric S. Fischer) 박사는 "탈리도마이드와 면역을 조절하는 약물이 SALL4 등 C2H2 징크핑거 전사인자 분해를 촉진해 광범위한 전사 네트워크를 망가뜨리는 것을 증명했다"며 "해당 메커니즘을 밝힌 것은 탈리도마이드와 같은 스캐폴드(scaffold) 구조를 가진 신약을 고안하고 테스트할 때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셔 박사는 "탈리도마이드 약물효과는 특정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전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탈리도마이드는 E3 리가아제(ligase)인 세레브론(CRBN, cereblon)에 결합해 타깃을 분해한다. 탈리도마이드가 CRBN을 매개로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특성은 최근 '프로탁(PROTAC, Proteolysis targeting chimera)'이라는 새로운 작용방식을 가진 저분자화합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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