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김태형의 게놈이야기]美 유전자치료제 규제완화 의미

입력 2018-08-20 14:14 수정 2018-08-20 15:10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

NIH·FDA "유전자치료제 임상 특별관리감독 필요없다" 공감대..10월16일 최종안 발표 예정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와 식품의약국(FDA)의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두 기관장은 유전자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에 더 이상 추가적인 특별 관리감독 체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관리감독 체계를 완화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양 기관은 2018년 8월 15일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기고글을 제출해 1974년에 설립한 40년간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 운영됐던 재조합 DNA 자문위원회(Recombinant DNA Advisory Committee, RAC)의 관리감독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거나 역할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RAC은 1970년대 중반 재조합 DNA기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아 과학자들 사이에서 치료법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인 논쟁이 계속되고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자 특정 유전자 치료 기술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의 승인 여부에 대한 추가 의견을 받기 위한 자문위원회로 출발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FDA는 2017년 12월 19일 '스파크 세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사의 'LUXTURNA™ (voretigene neparvovec-rzyl)' 치료제를 유전성(RPE65 유전자 돌연변이) 망막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실명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승인했다. 이 치료제는 유전자 전이(gene transfer) 기술을 이용해 세포 내 타겟으로 하는 유전자를 삽입해 정상적인 유전자를 발현하게 유도하는 치료 기술로 불가능해 보였던 환자의 유전적 문제로 인한 장애(실명)를 치료할 수 있게되었다. 같은 해 FDA는 CAR-T 치료제 2건에 대해서도 승인한 바 있다.

또한 5년 전 최초로 개발된 CRISPR-Cas9 유전자 교정 기술의 경우 다양한 유전 질병뿐만 아니라 T세포 면역 치료를 통해 암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다수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에 있으며 조만간 겸상 적혈구 질환(sickle cell disease)에 대한 임상시험이 곧 완료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미 유전자 치료를 위한 700개 이상의 새로운 치료제 연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이 분야의 기술 발전과 함께 급속하게 치료제 개발 연구가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NIH와 FDA는 전향적으로 유전자 치료 또한 더 이상 다른 치료제와 다르지 않으며, 그래서 추가적인 중복된 관리감독 체계가 불필요하며 기존의 신약개발과 같은 임상시험 관리감독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돼야 한다고 본 듯하다.

이번 발표로 즉각적으로 RAC은 더 이상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 프로토콜을 검토하기 위해 소집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2016년 4월에 개정된 NIH 가이드라인(NIH GUIDELINES FOR RESEARCH INVOLVING RECOMBINANT OR SYNTHETIC NUCLEIC ACID MOLECULES)에 따라 관리감독 체계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고문이 발표된 다음날인 8월 16일 RAC의 위원장인 리처드 휘틀리(Richard Whitley)는 “환자 안전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바이오안전성 위원회(Biosafety committees)를 통해 스파크 세라퓨틱스의 최초 유전자 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를 계속해서 자세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가오는 10월 10일까지 FDA가 준비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 3개(희귀질환, 망막질환, 혈우병)와 화학합성, 제조공정, 품질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 (CMC)), 장기간에 걸친 추적 임상시험(long-term follow-up studies), 레트로바이러스 기반의 치료제 제조공정 및 추적 임상시험 (manufacturing and follow-up for retroviral-based therapies) 가이드라인 등 총 6개의 가이드라인 문서에 대한 의견들을 받아보고 NIH는 10월 16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NIH와 FDA는 수십년간 진행된 유전자 치료제에 관한 수백 건의 임상시험 프로토콜을 리뷰하고 분석한 후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이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혁신적인 생명공학 기술에 대해 불필요한 중복된 관리감독 체계가 더 이상 불필요 없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어 최종 발표는 NEJM 기고글에서 밝힌 원안으로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수십년 간 답보 상태였던 유전자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 관리 감독 체계가 다음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실제 과거 유전자 치료 기술을 이용한 환자 치료 시 환자 안전성 보장과 다양한 윤리적인 이유로 인해 과학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특별한 이슈로 다루어져 이 기술들은 다른 치료제와 달리 예외적으로 특별히 관리감독을 받아 다양한 추가적인 임상시험 증거를 요구 받았고 이로 인해 치료제 개발에 있어 오랜 시간과 비용의 큰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로 앞으로의 유전자 치료 기술은 더 이상은 특별하게 다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시작으로 유전자 치료 이외에 유전자 진단 분야의 혁신적인 생명공학 기술에 대해서도 관리감독 체계가 간소화되어 불필요한 자문위원회나 관리감독 체계 및 규제가 완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www.nih.gov/about-nih/who-we-are/nih-director/statements/statement-modernizing-human-gene-therapy-oversight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p1810628

https://news.bloomberglaw.com/pharma-and-life-sciences/nih-to-streamline-oversight-of-studies-for-gene-therapy-work-1

http://www.wbur.org/commonhealth/2018/03/21/gene-therapy-blindness-meei

https://osp.od.nih.gov/wp-content/uploads/NIH_Guideline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