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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박사급만 2천명" IT와 다른 中 바이오 육성전략

입력 2018-08-29 08:48 수정 2018-08-29 08:55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강력한 독자기술개발 전략 전개"..2020년 8조~10조위안 성장 전망

"중국의 해외 고급인재 유치프로그램인 천인(千人)계획을 통해 귀국한 6000여명(2017년말 기준) 중 1/3 정도가 바이오의약 분야 우수과학자다. 현재 중국의 생명공학 분야 고급 연구개발(R&D) 인력은 4만명 수준이며 해마다 2000여명의 생물학 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중국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과 육성의지를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는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바이오분야에서 강력한 독자기술개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경매 연구원은 "중국은 IT분야에서는 초기 주도권을 가지지 못해 거대한 시장을 내어주는 조건으로 해외 선진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을 채택했지만 바이오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풍부한 생물다양성, 비교적 강한 자연과학, 우수한 연구인력과 유리한 임상여건과 더불어 IT산업을 통해 얻은 첨단산업에 대한 자신감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중국의 바이오산업은 2010년부터 연평균성장률 15%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바이오산업 규모가 8조~10조 위안(1300조~1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中 전세계 바이오신약 임상 2위..2020년까지 공격적 투자

조 연구원은 중국은 바이오신약 분야에서는 항체, 백신 및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바이오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정부정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런 특징이 바이오산업을 견인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과기부는 2006년부터 과기중대전문프로젝트(2006~2020)를 추진해 혁신약물의 개발을 지원해왔다. 10대 중대질환(악성 종양, 심뇌혈관질환, 신경퇴행성질환, 당뇨병, 정신성 질환, 자가면역성질환, 내약성 병원균감염, 폐결핵, 바이러스감염성 질환 및 기타 다발성 질환) 중심의 백신과 항체 연구개발 사업, 그리고 에이즈 및 바이러스성 간염 등 중대 감염질환의 예방제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총투자액은 26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2017년 4월 기준으로 중국이 전 세계 바이오신약 임상연구 건수(2694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 수준으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은 백신, 단일클론항체 및 세포치료제 등의 바이오신약을 잇달아 출시했다. 군사의학과학원 산하 바이오공정연구소와 CanSino는 중국 최초의 에볼라 백신(2017)을 Benemae는 당뇨 분야 중국 최초 바이오신약인 'Benaglutide 인젝션(2016)'을 출시했다. Chipscreen은 중국 최초의 항T세포 림프종 신약인 'Chidamide(2014)'를 Kanghong은 단일클론항체 황반변성 치료제인 'Conbercept(2013)'를 시장에 내놨다.

◇2030년까지 정밀의료 프로젝트 추진..종양분야 타깃

정밀의료 분야에서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지시에 따라 2015년 2월 1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가정밀의료전략전문가위원회'를 설립하고 2030년 말까지 600억 위안의 연구비를 투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음해인 2016년 3월 과기부는 2020년까지 진행하는 '정밀의료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차세대 임상용 생명체학기술 연구개발, 대규모 군층(환자, 건강인) 연구, 정밀의료 빅데이터 자원통합·저장·공유 플랫폼 구축, 질병 예방·진단·치료 방안의 정밀화 연구 등이 포함돼 있다.

유전자 분석의 경우, 글로벌 선두주자업체인 BGI, Berry Genomics 등의 활약으로 연평균 20% 이상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유전자분석에 필요한 분석기 등의 거의 일루미나 등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상 치료의 경우 종양 정밀진료, 유전질환 진단, 출산전 검진 및 착상전 배아 진단 등 4개 분야의 임상 시범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투자의 집중도가 높아 향후 비교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산전 검진 분야에 활용되지만 앞으로 종양 분야로 파급력이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촨대학 화시병원 한 곳에서만 폐암 등 10개 질환을 타깃으로 미국의 정밀의료계획 규모와 맞먹는 100만명급 유전자분석 프로젝트를 가동할 예정이다. 칭화대학, 푸단대학, 중국의학과학원 등도 우수한 자체 병원자원을 통합해 위암 및 간암 등 중국 내 발병율이 높은 종양진료 중심의 정밀의료센터를 구축 중이다.

◇느스한 규제 힘입어 줄기세포 연구 성과

중국은 2011년 '줄기세포연구 국가지도조율위원회'룰 설립했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쿤밍 4곳의 연구센터로 구성된 줄기세포·재생의학 연구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도 줄기세포 분야의 대형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성 복제 및 배아줄기세포 연구 등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편으로 기초연구 분야에서 성과를 탄탄하게 쌓아올렸다. 또한 중국정부는 2016년 최초로 줄기세포 임상연구병원 30개를 지정하면서 치료용 줄기세포 임상연구를 본격적으로 허용했다.

중국정부의 전폭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에 힘입어 연구성과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 연구진은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와 황반변성 치료 분야에서 성과를 배출했다. 중산대학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백내장 치료용의 수정체 원위치재생에 성공하기도 했다.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는 최초로 안정적인 2배체 형식으로 존재하는 이종 교잡배아 줄기세포를 구축하고 중산대학이 최초로 줄기세포를 이용해 수정체의 원위치재생을 실현했다.

◇바이오 춘추전국시대..지적재산권 등 난제

조 연구원은 "중국정부는 바이오산업을 중요한 전략적 신산업으로 간주해 조세, 금융 등의 우대정책을 강도 높게 실시했다"면서 "현재 바이오산업 분야 투자가 가장 활성화된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광둥, 장수, 저장 등"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기준 총 36개의 바이오업체가 기업공개에 성공했는데 이중 바이오의약 분야 기업이 23개로 가장 많았다.

중국은 특히 연구개발대행서비스(CRO) 산업이 크게 발전했다. 2015년 말 기준 중국의 CRO 시장규모는 296억 위안으로 2007~2015년간 연평균 성장률 28.8%를 기록했다.

조 연구원은 "중국은 정부의 지원하에 민간의 활발한 경쟁으로 바이오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생명윤리 문제 등에 대한 법적 제도적 정비, 신물질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문제 등 넘어야 할 과제들도 많지만 중국 바이오의 미래는 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