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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플랫폼' 메디컬아이피 "영상분석서 인체모형 제작까지"

입력 2018-10-19 09:15 수정 2018-10-19 09:15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인공지능 기반 3D 영상분석(MEDIP) 및 3D 프린팅 기술(ANATDEL) 확보..미국, 중국 등 해외 진출 본격화

#"우리한테는 리허설이라는게 없어요.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연습 한번 없이 그냥 실전인거예요. 연습을 어떻게 해요. 대상이 없는데.." 의료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낸 드라마 '라이프' 속 오세화 병원장(문소리 분)은 이렇게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수술 전 환자의 뇌를 스캔해서 살펴볼 수 있는 '3D 바이오 시뮬레이터'를 사달라'라고 사장 구승효(조승우 분)에게 요구한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는 바이오스펙테이터와 만남에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메디컬아이피가 개발, 지향하는 3차원 의료플랫폼이 드라마에까지 소개될 줄 몰랐다는 것이다. 의료진의 경험을 넘어 정확하게 장기의 구조와 병변의 위치 등을 확인하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포괄적인 3차원 의료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2015년 서울대병원 스핀오프 형식으로 '메디컬아이피'를 창업했다. 메디컬아이피는 CT나 MRI 등 의료영상을 바탕으로 영상 영역 추출 및 분할, 영상 분석, 영상의 3차원 가시화, 인공지능 분석과 영상 기반 3D 프린팅 기술까지 3D로 활용 가능한 모든 분야에 대해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 대표는 "의료진은 응급 또는 위급한 상황마다 판단을 내려야하는 결정자다. 메디컬아이피는 포괄적인 3차원 의료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돕는다"면서 "사전에 수술 계획을 세우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 환자에게 맞춤형 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 성공률과 생존율 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아이피는 해외 시장을 우선 타깃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지사를 설립하고 플랫폼 기술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와 유럽 CE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시안고신국제병원 등과 협력해 중국으로의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메디컬아이피, 인공지능 기반 3차원 의료플랫폼 'MEDIP' 개발

메디컬아이피는 병원에서 발생하는 의료 영상 데이터를 분석, 활용하기 위한 자체 엔진과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의료 영상을 다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련 기술을 접목시켜야 한다. 글로벌 기업이나 해외 연구기관에서 몇몇의 오픈소스를 제공하긴 하지만 최신기술을 반영하거나 목적에 맞춘 변형 및 활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고 했다. 메디컬아이피는 이러한 기술적 종속성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 엔진과 고유의 알고리즘을 설계해 원천기술 'MEDIP'을 확보했다.

MEDIP은 인체 내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의료영상 소프트웨어로 순차적인 2차원 영상을 3차원 모델로 시각화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회사 측은 "MEDIP은 독립형 소프트웨어로 설치가 용이하고 사용이 간편하다. 영상 속 노이즈를 제거함으로써 화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고 의료영상 속의 특정 장기를 시각화, 분석하는 도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최초로 VR(virtual reality) 기능을 탑재했다.

박 대표는 "영상의 결함(artifact)를 보정할 수 있으며 시공간적인 왜곡을 극복한 측정 및 분석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며 "MEDIP 딥러닝의 정확성은 97% 이상이며 1분 이내로 신체 구성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해외 유수의 기관과 저널을 통해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메디컬아이피는 해당 기술과 관련해 50여편 이상의 연구성과와 10여개의 국내외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3D 영상 기술 3D 프린팅까지 확장..인체장기모형 제작

메디컬아이피는 의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MEDIP’과 더불어 의료 전용 3D 프린팅 시스템 ‘ANATDEL’을 개발했다. 의료진은 MEDIP을 통해 의료 영상을 분석한 뒤, 모형 제작이 필요하면 회사에 의뢰하는 과정을 거쳐 실제와 유사한 3D 장기 모형을 제작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고객의 정보를 정확히 반영한 인체장기모형을 제작, 공급함으로써 의료진은 수술 전 정확한 병변의 위치와 크기를 파악할 수 있어 더 효과적인 수술법을 구상할 수 있고 환자 및 가족에게도 정확한 설명이 가능해진다. 환자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의료 서비스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치료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메디컬아이피의 3차원 인체장기모형은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회사 측은 “실제 기증인체를 가지고 진행하는 해부 등의 실습은 윤리적 문제를 포함하고 있어 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메디컬아이피의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인체장기모형은 실제 조직과 촉감, 질감, 크기 등을 유사하게 만들 수 있어 의학도, 의료기기 개발진 등이 좀 더 쉽게 실제에 가까운 체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아이피는 서울대병원과 함께 환자 맞춤형 3D 프린팅 서비스 플랫폼을 수행하고 있다. 병원에서 익명화된 영상을 제공하면 메디컬아이피의 기술을 통해 영상 처리 및 장기 기관을 추출하고 추출 결과를 확인, 3D 프린팅을 통해 인체장기모형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박 대표는 “서울대에서 폐암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150여건의 프린팅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우리 메디컬아이피의 기술은 병원의 한 진료과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병원의 전 부서가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폐암 수술 계획 수립 및 폐구조물 위치 정보 분석을 위해 기술을 활용한 흉부외과 이외에도 신경외과의 뇌 수술 계획 및 동/정맥 혈관 형태 분석, 위장관외과, 비뇨기의학과, 성형외과의 수술 계획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에서의 의료 영상 분석 및 병변 위치 확인과 추출, 병리과의 병인, 병소 파악 등 전 분야에 걸쳐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美 실리콘밸리 진출..UCLA, 스탠포드 대학병원, UC 버클리 등에 납품

메디컬아이피는 2017년 의료기기 GMP 인증과 함께 식품의약처로부터 MEDIP 소프트웨어를 2등급 의료기기로 승인받았다.

박 대표는 하지만 “좁은 시장과 많은 규제 등 스타트업이 큰 효율을 내기 어려운 국내 보다는 시작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무실도 열었다.

메디컬아이피는 이미 미국의 UCLA, 스탠포드 대학병원, UC 버클리 등에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용으로 납품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미국의 가트너로부터 3D프린팅 분야와 의료헬스케어 사업자 분야에서 참고기업으로 선정됐다.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등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컬아이피는 현재 미국 FDA 허가와 유럽 CE 인증 절차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2019년 하반기에는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하나의 빅마켓인 중국 진출 역시 진행하고 있다. 중국 서안에서 개발하고 있는 1만5000병상 규모의 서안국제의료센터에 3D 기술 서비스 주관기업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메디컬아이피는 해당 센터에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인 MEDIP과 ANATDEL을 제공, 설치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국토의 면적이 매우 넓은 중국에서는 원격의료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메디컬아이피는 3D 서비스를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준 대표는 "메디컬아이피가 개발한 기술이 실제 임상에서 의료진과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을 도와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더 큰 사명을 느꼈다"면서 "미래에는 고도화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인공이식장기 등을 개발,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