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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진 "프로바이오틱스 손상된 내장엔 유해할수도"

입력 2018-11-01 09:21 수정 2018-11-01 14:06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텍사스주립대 오스틴 김현중 교수 "위장관 위벽 기능 망가졌을때 프로바이오틱스 장벽손상 회복과 염증반응 완화 효과 확인 못해"

프로바이오틱스 유용성 논란과 관련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강한 상태의 장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박테리아가 유익할 수 있지만, 이미 내장 장벽이 손상된 경우에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립대 오스틴(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김현중 교수 연구팀은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유용성과 관련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PNAS'에 발표했다.

김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체내 장 상피세포가 손상됐을때 어떻게 염증이 발생하는가를 보여주는 칩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가 언제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장 염증의 시작은 상피세포, 면역세포 등을 포함한 염증세포와 장내 미생물의 복잡한 세포 간 혼란이 포함된다. 이러한 다세포의 복합성은 장 염증의 시작을 조율하는 방아쇠를 밝히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연구진은 생쥐모델에서 덱스트란 소듐 설페이트(DSS)로 유발한 대장염의 병태생리학을 재현하는 'gut inflammation-on-a-chip'을 활용해 염증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 칩은 DSS를 처리하면 세포 독성으로 인한 손상없이 상피 장벽 구조와 완전성이 가역적으로 손상된다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칩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DSS에 민감한 상피세포와 면역세포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과정에서 산화적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장관 내의 미생물의 자극이 면역세포를 유도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장벽 기능장애가 장의 염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유발인자 중 하나라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DDS로 손상된 장벽에 프로바이오틱스 치료를 적용했을 때 산화스트레스는 효과적으로 억제했지만, 상피 장벽 손상과 염증반응을 완화시키지는 못했다"며 "장벽이 건강하지 못하면 프로바이오틱스 박테리아는 손상된 장벽을 통해 빠져나가 질환을 유발하는 다른 박테리아와 마찬가지로 해롭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코리아 바이오 그랜드 챌린지' 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현중 교수 연구팀은 칩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인간 장 질환 모델을 개발해 장내미생물과 염증, 암 전이 등과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동시에 암 면역요법 효과에 장내미생물이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9월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엘리나브 박사가 국제학술지 'CELL'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 미생물 구성에 한계가 있으며 항생제 복용시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회복을 지연한다고 발표해 큰 파장을 낳았다. 언론들은 논문과 관련해 강한 어조로 프로바이오틱스의 무용성을 보도했고 관련 학회는 이에 반박하면서 공방이 벌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