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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석의 신약연구史]新타깃 'PCSK9의 발견'

입력 2019-01-04 10:19 수정 2019-01-04 10:19

남궁석 SLMS(Secret Lab of Mad Scientist) 대표

스타틴을 찾아서⑥스타틴 부작용 대안 새로운 콜레스테롤 조절 타깃 PCSK9...'인간 낙아웃(Knock-out)' 실마리로 신약 개발한 예시

지금까지 우리는 LDL 환원효소를 타겟으로 하는 약물인 스타틴이 개발되는 과정과 스타틴이 어떻게 블록버스터 약물이 되었는지의 과정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의 타겟은 LDL 환원효소 뿐만이 아니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여 이를 낮출 수 있는 새로운 타겟으로 떠오른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이라는 단백질의 발견 과정과 이를 억제하는 항체의 개발 과정을 2회에 걸쳐 알아보도록 하자

스타틴의 한계

1990년대에 등장한 스타틴은 혈중 LDL 콜레스테롤의 조절과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 저하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리피토와 같은 스타틴은 의약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되었다. 그러나 스타틴의 이러한 엄청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스타틴에도 한계가 있었다.

스타틴은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상당히 적은 약물에 속하나, 두가지 부작용이 주요 관심을 끌어왔다. 이는 간 독성과 근육독성이다. 스타틴은 활동성 간 질환이나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간 수치를 올릴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투여가 제한적이다. 또한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것은 근육통을 포함한 근육병증인데, 단순 근육통이 95% 이상이고, 5%는 근육염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스타틴을 복용했는데도 불구하고 LDL 콜레스테롤 수준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유전성 콜레스테롤 과다증에 해당하는 환자들도 존재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타틴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타틴과 다른 기전으로 LDL 콜레스테롤의 수준을 낮출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PCSK9 라는 기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가 L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된다.

PCSK9

PCSK9 라는 단백질은 2003년 ER에서 자기 자신을 분해하여 활성화되면서 분비되는 단백질 분해효소활성을 가진 단백질로 처음 발견되었다. 그 당시에는 이 단백질은 NARC-1(Neural apoptosis-regulatase converatase 1)이라고 불렸으며, 간 재생 및 신경세포 분화에 관여되었을 것 같다는 결과를 얻었으나, 그 단백질이 생리학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였다[1].

PCSK9와 LDL 조절과의 관련이 알려진 것은 기존에 LDL 리셉터의 발견을 가능케 했던 유전성 과다콜레스테롤증 환자의 돌연변이 분석에서였다. 그러나 유전성 과다콜레스테롤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LDL 리셉터 유전자 뿐만이 아니었으며, 1987년 APOB 라는 유전자에서의 돌연변이 역시 유전성 과다콜레스테롤증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밝혀진다[2]. 그렇다면 한 유전자에서의 돌연변이에 의해서 과다콜레스테롤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이것 이외에는 없을까?

유전성 과다콜레스테롤증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LDLR과 APOB가 아닌 유전성 과다콜레스테롤증 원인 유전자를 찾고 있던 프랑스의 카트린느 부알로(Catherine Boileau) 연구팀은 제 3의 유전성 과다콜레스테롤증 유전자 좌위가 인간 1번 염색체에 존재한다는 결과를 1999년 얻었다[3]. 이들은 유전성 과다콜레스테롤증 환자 가족 2개 가족을 추적하여 해당 유전자를 좁혀나갔고, 2003년, 기존에 밝혀진 NARC-1이라는 유전자(휴먼 지놈 시퀀싱 이후에 PCSK9, 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라는 이름으로 통일되었다)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4]. 두 가계에서 발견된 돌연변이는 각각 S127R과 F216L의 아미노산이 바뀌는 돌연변이였다. 과연 PCSK9는 어떤 기전에 의해서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관여할까?

PCSK9가 유전성 과다콜레스테롤에 관여한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이의 기능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2004년,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PCSK9를 인위적으로 과발현시킨 쥐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2배 이상 높아졌고, LDL 콜레스테롤은 5배 이상 높아졌다는 결과를 얻었다[5]. 어떻게 PCSK9의 과발현이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일까? 놀랍게도 PCSK9의 과발현은 LDL 리셉터의 mRNA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LDL 리셉터의 단백질은 완전히 결핍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PCSK9 의 존재는 LDL 리셉터를 단백질 수준에서 조절시키며, LDL 리셉터를 결핍시킴으로써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준을 높인다는 것이다. 즉, 세포 내로 LDL 콜레스테롤을 가지고 들어와야 할 LDL 리셉터 단백질이 없어짐으로써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PCSK9가 LDL 리셉터 단백질을 조절할까? 세포 밖으로 배출된 PCSK9는 LDL 리셉터와 결합하고, LDL과의 결합을 막는다. PCSK9와 결합한 LDL 리셉터는 세포내섭취(Endocytosis)를 통하여 세포 내로 흡수되고, 라이소솜에서 분해된다. 결과적으로 PCSK9는 세포 밖의 LDL 리셉터를 줄이는데 관여하는 단백질인 셈이다. PCSK9는 주로 간세포에서 만들어지며, LDL 리셉터 수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PCSK9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는 돌연변이의 발견

그러나 PCSK9이 결정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타겟이라는 것이 확실해진 것은 2005년이었다. 댈러스의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헬렌 홉(Helen H Hobbs) 연구팀은 댈러스의 심혈관질환 코호트 중에서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PCSK9 유전자의 엑손을 시퀀싱하여 관찰하였다. 그 결과 142번과 679번 아미노산의 코돈이 종결코돈으로 바뀌어 PCSK9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 발견되었다[7]. 이러한 사람들은 코호트의 평균보다도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40% 이상 낮았으며, 건강에도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이렇게 PCSK9이 종결코돈으로 바뀌어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는 사람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약 2%로 유럽계 백인에 비해서 훨씬 높게 존재했다. 이러한 결과는 동물실험에서도 균일하게 나타나는데, PCSK9 유전자가 낙아웃된 마우스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게 유지되고, LDL 리셉터가 높게 유지된다. 흥미로운 것은 스타틴을 복용하여 세포 내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면 LDL 리셉터의 발현 역시 높아지고, 이는 콜레스테롤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SREBP-1라는 조절 인자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스타틴을 복용하면 PCSK9의 발현 역시 증가한다는 것이다. 즉, LDL 리셉터가 많이 만들어지면, 이를 조절해 주는 PCSK9 역시 늘어나서 어느정도 LDL 리셉터의 효과를 상쇄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PCSK9 유전자가 낙아웃된 마우스에서는 이렇게 LDL 리셉터의 양을 조절해 주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스타틴에 의한 혈중 콜레스테롤 조절이 좀 더 민감하게 된다는 것이다[8].

▲그림 1 : PCSK9 은 ER에서 자체의 단백질 분해효소 활성에 의해서 프로세싱된 이후 세포 밖으로 방출된다. PCSK9은 LDL 리셉터와 결합하고, PCSK9 과 결합한 LDL 리셉터는 세포내흡수 (Endocytosis)를 통하여 세포 내로 다시 흡수되어 라이소솜에서 분해된다. 결과적으로 PCSK9 는 간세포에서 LDL 리셉터의 수준을 조절해주는 네거티브 조절 인자로 작용한다. 만약 PCSK9 가 제 몫을 하지 못한다면 간세포 내의 LDL 리셉터의 양이 많아지고, 증가된 LDL 리셉터는 보다 많은 LDL 입자를 세포 내로 흡수시킬 것이므로, 혈중 LDL 콜레스테롤의 농도는 낮아진다[9].

결국 최초로 발견된 PCSK9 돌연변이는 PCSK9 의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돌연변이(Gain of Function Mutations)로써, LDL 리셉터와 결합하여 LDL 과의 결합을 억제하고 이의 분해를 촉진시켜주는 반면 PCSK9 의 기능 상실 돌연변이는 PCSK9의 LDL 리셉터 조절 기능을 해제하여 LDL 리셉터 수준을 유지해 줌으로써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정상보다 낮게 유지해 주는 셈이다. 최초에 PCSK9 유전자의 기능 상실 돌연변이가 발견된 심혈관질환 코호트의 15년 관찰 연구에 따르면 약 3,363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PCSK9 유전자에 이렇게 기능 상실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2.6% 정도이고, 이들은 다른 코호트에 비해서 28% 의 LDL 콜레스테롤의 감소와 심혈관 질환으로의 사망율이 88%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되었고, 다른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LDL 콜레스테롤 감소가 15%,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율 감소는 47%에 달한다고 추산되었다[10].

한마디로 PCSK9 유전자에 존재하는 기능 상실 돌연변이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인간 낙아웃’ (Knockout) 로써, 해당 유전자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면 LDL 콜레스테롤 수준이 현격히 낮아지지만, 건강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해당 유전자가 훌륭한 신약의 타겟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가 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에 유전체의 정보가 알려진 이후, 이러한 유전체와 돌연변이의 발굴, 특히 기능 상실 돌연변이(Loss-of Function Mutations)가 어떻게 신약의 타겟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신약의 개발로 이어갈 수 있을까? 다음의 연재에서는 PCSK9와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하여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약물의 개발과정을 알아보도록 하자.

참고문헌

1. Seidah, N. G., Benjannet, S., Wickham, L., Marcinkiewicz, J., Jasmin, S. B., Stifani, S., ... & Chrétien, M. (2003). The secretory proprotein convertase neural apoptosis-regulated convertase 1 (NARC-1): liver regeneration and neuronal differentiatio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0(3), 928-933.

2. Innerarity, T. L., Weisgraber, K. H., Arnold, K. S., Mahley, R. W., Krauss, R. M., Vega, G. L., & Grundy, S. M. (1987). Familial defective apolipoprotein B-100: low density lipoproteins with abnormal receptor binding.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84(19), 6919-6923.

3. Varret, M., Rabes, J. P., Saint-Jore, B., Cenarro, A., Marinoni, J. C., Civeira, F., ... & Kotze, M. J. (1999). A third major locus for autosomal dominant hypercholesterolemia maps to 1p34. 1-p32. The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64(5), 1378-1387.

4. Abifadel, M., Varret, M., Rabès, J. P., Allard, D., Ouguerram, K., Devillers, M., ... & Derré, A. (2003). Mutations in PCSK9 cause autosomal dominant hypercholesterolemia. Nature genetics, 34(2), 154.

5. Maxwell, K. N., & Breslow, J. L. (2004). Adenoviral-mediated expression of Pcsk9 in mice results in a low-density lipoprotein receptor knockout phenotyp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1(18), 7100-7105.

6. Cohen, J., Pertsemlidis, A., Kotowski, I. K., Graham, R., Garcia, C. K., & Hobbs, H. H. (2005). Low LDL cholesterol in individuals of African descent resulting from frequent nonsense mutations in PCSK9. Nature genetics, 37(2), 161.

7. Cohen, J., Pertsemlidis, A., Kotowski, I. K., Graham, R., Garcia, C. K., & Hobbs, H. H. (2005). Low LDL cholesterol in individuals of African descent resulting from frequent nonsense mutations in PCSK9. Nature genetics, 37(2), 161.

8. Rashid, S., Curtis, D. E., Garuti, R., Anderson, N. N., Bashmakov, Y., Ho, Y. K., ... & Horton, J. D. (2005). Decreased plasma cholesterol and hypersensitivity to statins in mice lacking Pcsk9.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2(15), 5374-5379.

9. Giugliano, R. P., & Sabatine, M. S. (2015). Are PCSK9 inhibitors the next breakthrough in the cardiovascular field?.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65(24), 2638-265

10. Cohen, J. C., Boerwinkle, E., Mosley Jr, T. H., & Hobbs, H. H. (2006). Sequence variations in PCSK9, low LDL, and protection against coronary heart diseas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54(12), 1264-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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