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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암 유전자’ p53 조절하는 新기전 규명

입력 2019-03-20 08:45 수정 2019-03-20 08:45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암 연구소 연구진, 변이 p53과 PIPK1-α, PIP2 간의 상관관계 규명

전세계 연구자들이 항암 타깃으로 연구해온 p53 유전자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P53을 타깃하는 신약개발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줄 전망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암 연구소의 리차드 앤더슨(Richard A. Anderson)과 빈센트 크리슨(Vincent Cryns) 박사는 다양한 암종에서 발견되는 변이된 p53 단백질의 응집에 PIPK1-α 효소가 관여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p53 유전자는 자외방사선이나 화학물질 등의 요인에 의해 손상된 DNA를 복구하고 종양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해당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 역할을 정반대로 달라진다. 변이로 인해 더 안정적인 형태를 갖추게 된 p53은 세포의 핵에서 응집하게 되는데 이는 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삼중음성유방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p53의 변이가 관찰된다.

연구팀은 변이가 발생한 p53이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PIPK1-α 효소와 PIP2가 중요한 조절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IP2는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 중 하나로 막 단백질과 이온 채널의 기능을 조절하는 지질 전달자(lipid messenger)로 알려졌다.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아 DNA의 손상이 발생하면 PIPK-1α는 PIP2를 생산하게 되는데 이렇게 생성된 PIP2가 변이된 p53 단백질과 열충격 단백질(heat shock protein)의 강한 결합을 촉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 복합체는 삼중음성유방암과 같은 공격적인 암의 성장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PIPK1-α 효소를 억제하자 변이 p53 단백질의 응집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p53은 1979년부터 과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종양 관련 유전자로 절반 이상의 암환자에게서 변이가 발견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많은 연구자들이 암을 억제하던 유전자가 변이로 암을 유발하는 현상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확실한 기전을 밝히지 못해 큰 진전이 없었다. p53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위스콘신대의 연구 결과는 P53을 타깃하는 신약개발 연구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크린스 박사는 "우리가 발견한 새로운 분자 복합체는 p53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진은 p53변이가 발생한 종양에 적용할 수 있는 PIPK1-α 억제제를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